청춘의 꿈과 여성 서사를 담아낸 뮤지컬의 힘

[프리뷰] '어게인' / 7월 30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7/27 [15:40]

청춘의 꿈과 여성 서사를 담아낸 뮤지컬의 힘

[프리뷰] '어게인' / 7월 30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0/07/27 [15:40]

▲ '어게인' 포스터  © 에스와이코마드 , 아이 엠(eye m)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청춘은 꿈을 찾아 유랑하는 시기다. 젊음이란 시간은 다양한 경험과 선택지를 제공하며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하지만 현대의 청춘은 좁아진 선택지만큼 방황과 고통에 시달린다. 길을 정해야 하는 시기가 빨라지고, 원하는 길에 들어서도 꿈을 이루기 힘든 순간에 직면한다. ‘어게인은 청춘의 꿈을 여성 서사를 바탕으로 전개하면서 뮤지컬 장르를 통해 포인트를 주는 영화다.

 

연주는 감독이란 꿈을 위해 영화판에 뛰어들었지만, 10년째 조연출이다. 또 한 번의 좌절을 겪은 그녀는 낙심한 마음으로 고향 전주를 향한다. 연주가 고향을 향하는 열차 안에서 부르는 ‘My Dream’은 꿈을 향한 강렬한 열망과 좌절을 드러낸다. 열심히 달렸는데 감독이란 시작에 아직 도달도 못한 것이다. 전주로 내려온 연주는 콩나물 국밥집을 운영하는 어머니 말순의 집에서 생활하게 된다.

 

작품은 연주의 꿈을 두 여성의 서사를 통해 풀어낸다. 첫 번째는 조선의 마지막 기생이자 화가였던 허산옥이다. 허산옥은 판소리를 하고 싶었지만 노래를 잘하지 못해 그 꿈을 이루지 못했다. 40이 되어서야 화가로 빛을 본 허산옥은 이후 예술인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된다. 비록 자신은 원하는 길을 향할 재능이 부족했지만, 다음 세대는 시간이나 돈 때문에 재능을 꽃피울 기회를 놓치는 걸 원하지 않는다.

 

▲ '어게인' 스틸컷  © 에스와이코마드 , 아이 엠(eye m)

 

연주는 전주의 고향집에서 자신의 옛날 노트에서 허산옥을 발견한다. 그녀의 삶을 시나리오로 쓴 연주는 그 재능을 인정받는다. 다시 꿈을 향해 나아가려던 그녀는 어머니 한말순이 쓰러지면서 망설인다. 동생 민주의 말처럼 자신은 집안을 위해 뭐하나 제대로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민주는 고향에 남아 어머니를 도왔지만, 연주는 영화를 이유로 집을 떠났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순간에도, 제사 때도 영화촬영을 이유로 오지 않았다.

 

그렇게 꿈을 위해 뒤도 안 돌아보고 달렸으면 성공을 했어야 했건만, 10년 동안 연주는 제자리다. 때문에 꿈을 포기하려던 그녀를 돌려세우는 건 말순이다. 말순이 눈앞에 나타난 저승사자 앞에서 부르는 노래는 이루지 못한 꿈에 관한 내용이다. 그녀에게도 이루고 싶은 꿈이 있었지만 여성이 꿈을 이루기 힘들었던 환경과 장사를 해야 했던 현실 때문에 스페인에서 미술 공부를 하는 이상에 다가서지 못했다.

 

▲ '어게인' 스틸컷  © 에스와이코마드 , 아이 엠(eye m)

 

허산옥이 그랬던 거처럼, 말순 역시 누군가의 꿈을 이뤄주고자 한다. 그녀는 연주가 꿈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런 세 여성의 연결은 과거 원하던 꿈을 이룰 수 없었던 두 여성이 연주에게 힘을 실어주는 여성서사를 보여준다. 허산옥은 환상에서, 한말순은 현실에서 연주를 지탱해 준다. 여성 사이의 연대를 말하면서 청춘의 꿈이라는 현재 영화계에서 유행하는 화두를 동시에 잡아내는 미덕을 보인다.

 

여기에 뮤지컬적인 표현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포인트 지점이다. 뮤지컬하면 화려한 볼거리와 폭발적인 가창력이 먼저 떠오른다. 때문에 뮤지컬 영화라고 한다면 많은 부분을 준비해야 될 거처럼 보인다. 그런 준비의 측면에서 어게인은 부족하다. 드라마적인 측면을 강조한 감독은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전문 뮤지컬 배우보다는 가수 출신 또는 노래를 부를 줄 아는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뮤지컬 장르는 아니지만 판소리를 통해 감동을 보여준 소리꾼이 명창 이봉근을, 올해 개봉을 앞둔 영웅이 원작 뮤지컬의 주연배우 정성화를 캐스팅한 것처럼 가창력에 신경을 많이 쓴 반면, ‘어게인은 감정의 자연스러운 표현에 주목한다. 열차에서 연주의 노래 장면이나 저승사자를 만난 말순의 무대처럼 인물이 겪는 감정을 자연스럽게 풀어낼 수 있는 무대연출에 중점을 둔다.

 

▲ '어게인' 스틸컷  © 에스와이코마드 , 아이 엠(eye m)

 

이런 표현은 다양한 무대와 폭 넓은 음악의 사용을 보여준다. 콩나물 국밥집에서 일하겠다는 연주에게 이 일이 얼마나 힘든지 설명하는 길봉의 뮤지컬 장면은 코믹한 가사로 눈길을 끈다. 허산옥이 등장하는 장면에서의 EDM 무대는 현대적인 음악을 통해 연주의 미래를 표현하는 센스를 보여준다. 영화가 지닌 규모 내에서 뮤지컬을 표현해야 했기 때문에 화려한 무대와 귀를 사로잡는 가창보다는 인물의 마음을 표현하는 진심과 다양성에 초점을 두었다.

 

어게인은 완성도 높은 뮤지컬 영화라고 칭하기는 힘들다. 뮤지컬 영화가 지닌 화려함과 음악적인 만족감이 이 영화에는 부족하다. 하지만 뮤지컬 영화 불모지인 한국에서 작은 규모로라도 의미 있는 시도를 선보인다. 여기에 현재 영화계가 주목하는 청춘의 꿈과 여성 서사를 부드럽게 접목시키며 드라마적인 매력을 더한다. 꿈과 희망 그리고 여성을 다룬 이 청춘 뮤지컬은 특별하진 않아도 섬세하게 마음을 파고 드는 힘을 보여준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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