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딸은 춤을 춘다' 속 트렌스젠더 서사와 차별의 모호한 경계|24th BIFAN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작] 영화 '신의 딸은 춤을 춘다'

박수은 | 기사승인 2020/07/29 [17:00]

'신의 딸은 춤을 춘다' 속 트렌스젠더 서사와 차별의 모호한 경계|24th BIFAN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작] 영화 '신의 딸은 춤을 춘다'

박수은 | 입력 : 2020/07/29 [17:00]

▲ '신의 딸은 춤을 춘다' 스틸컷  ©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씨네리와인드|박수은 리뷰어] 변성빈 감독의 영화 <신의 딸은 춤을 춘다>는 트랜스젠더 여성 신미의 생활을 조명하고 있다. 댄서로 활동하는 신미는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문고리에 손목을 매달고 있어야 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형상화하여 춤으로 승화시킨다. 사적인 스토리가 있는 춤은 처절하면서 아름답고 그만큼 호소력이 짙다. 어느 날 신미는 병무청으로부터 군 입대를 위한 병역판정 검사에 참여해야 한다는 연락을 받게 된다. 그는 퀴어에 대한 사회의 폭력적인 시선에 저항하는 박력 있는 춤으로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차별과 혐오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을 보여주고자 하는 이 작품이 왠지 모를 불편함을 주는 이유가 무엇인지 고민해봤다. 트랜스젠더의 인권을 다루면서도 내부적으로 새로운 차별을 자아내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얼굴 다 망가지겠네.” “못생겨지면 안 되는데.” 신미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 그 언어 자체가 문제라는 것은 아니다. 이 작품 속에는 그것을 여성의 특성, 즉 여성적이라고 보는 관점이 깊이 배어 있다. 어떤 편견을 깨기 위한 시도가 또 하나의 고정관념을 굳힌다면, 그것을 경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상영관을 나올 때 머릿속을 맴돌던 의문이 있다. 이 작품은 결국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 트랜스젠더 서사를 화장, 하이힐, 꾸밈, 외모 등과 결부시켜 작품 내에서 여성의 특성으로 치부하는 것은 누군가에게 분명한 폭력이 될 수 있다. 이는 여성이라는 젠더를 특정한 성 역할로 규정하는 시선이며, 성별 이분법의 경계를 허물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에 대한 모욕이다. 그러한 방식이 과연 특정한 성을 억압하는 사고방식을 지적하기 위한 장치로 충분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 영화가 닮아 있는 논리를 따른다면, “꾸밈노동을 거부하는 여성은 남성이 되길 욕망하는가.”와 같은 터무니없는 질문이 가능할 것이다. 어떠한 행위를 개인이 아닌 특정 집단의 고정된 산물로 취급하는 일은 필연적으로 오류를 갖는다. <신의 딸은 춤을 춘다>는 신미의 자아를 또다시 성별화함으로써 성별 이분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를 재생산했다는 한계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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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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