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향한 현대인의 ‘질주’ |24th BIFAN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작] 영화 '질주'

박수은 | 기사승인 2020/07/31 [14:18]

꿈을 향한 현대인의 ‘질주’ |24th BIFAN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작] 영화 '질주'

박수은 | 입력 : 2020/07/31 [14:18]

 

▲ '질주' 스틸컷  ©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씨네리와인드|박수은 리뷰어]  <질주>의 우섭은 나이는 많고 가진 건 없는, 사회적으로 애매한 위치에 놓인 청년이다. 그는 경찰시험을 준비하며 학원에서 함께 수업을 듣는 예주를 짝사랑한다. 감독은 우섭을 안타깝다 못해 애처로운 존재로 연출한다. 우섭은 그의 처지에 열등감을 갖고, 예주에게 고백하지 못하며, 예주를 배려한답시고 어설프고 답답하게 행동할 뿐이다.

 

이 영화에는 코믹적인 요소가 가득 담겨 있지만, 현실 반영도가 높아 우습게만 보고 넘길 수 없는 장면이 많다. 우섭이 다니는 학원은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고투하는 학생들로 가득하다. 숨 막히는 교실에서 작은 소음에도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학생들에게 마음의 여유란 없고, 대충 때우는 끼니는 뱃속의 포만감까지 불가하게 만든다. 끝없는 자신과의 싸움 속에서 사회로부터 거세당한 청년은 씁쓸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꼭 이렇게 살아야만 하는가.

 

엄우섭 감독이 이러한 고민을 풀어나가는 방식은 코미디를 곁들인 로맨스이다.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 속에서 반복되는 하루를 살아가는 우섭에게 사랑의 감정은 메마른 하루를 설레는 하루로 만들어 주는 힘이다. 스스로를 볼품없다고 여기는 주인공이 위축감을 무릅쓰고 전진하는 내용에서 무거울 수 있는 메시지를 가벼운 듯 가볍지만은 않게 풀어나가는 감독의 능력이 돋보인다.

 

예주가 먼저 시험에 합격하자 또다시 자괴감에 빠진 우섭은 용기를 내어 마음을 전하지만 거절당한다. 예주는 함께 시험에 합격한 수강생들과 술자리를 갖던 중 우섭에게 전화를 걸고, 그의 내면에는 창피하다는 마음과 예주를 보고 싶은 심정이 교차한다. 갈등하던 그가 달려가는 순간에 우섭은 선글라스를 끼고 있다. 우스꽝스러운 모습이다. 엄우섭 감독은 GV를 통해 우섭이 앞을 가리지 않고서는 뛸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비화를 밝혔다. 현실을 잠시 외면하지 않고서 뛸 수 없을 만큼 암담한 주인공의 상황을 선글라스를 수단으로 표현한 것이다.

 

사랑도 진로도 어느 것도 하나 확신할 수 없는 길 위에서 무수히 방황하는 청춘들이 있다. 설정한 목표를 이뤄낸 자리에는 방심할 틈도 없이 새로운 목표가 놓인다. 자신에게 질문할 시간도 허락되지 않는 조급한 삶 속에서, <질주>는 잠시 닥친 현실을 외면해도 괜찮다는 위로를 전한다. 그것이 여전히 자신이라면, 주저앉더라도 곧 일어나서 다시 걸을 수 있을 것이다. 꿈을 향해 달리는 청춘들을 지지하고 응원하고 싶어지는 애틋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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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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