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치콕을 닮은 이 영화가 보여주는 세 가지 낭만

[프리뷰] '부다페스트 스토리' / 8월 13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8/11 [10:21]

히치콕을 닮은 이 영화가 보여주는 세 가지 낭만

[프리뷰] '부다페스트 스토리' / 8월 13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0/08/11 [10:21]

▲ '부다페스트 스토리' 포스터  © 알토미디어(주)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아틸라 사스는 현재 헝가리에서 가장 힘 있는 영화 제작자이자 주목받는 감독이다. 2018이터널 윈터 여자 포로수용소를 통해 제42회 몬트리올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이름을 알린 그는 부다페스트 스토리를 통해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 흥미로운 이야기를 선보인다. 그의 이 영화는 시대극으로 시작해 로맨스로 빠지며 치정 멜로를 이루다 서스펜스를 터뜨리는 다채로운 구성으로 재미를 준다.

 

한코는 전쟁으로 헤어진 가족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거짓된 이야기를 들려주고 돈을 챙기는 사기꾼이다. 냄새를 맡은 형사한테 붙잡힐 위기에 처한 그는 부다페스트를 떠나 도주한다. 한 작은 마을의 숲속에 들어온 그는 유디트라는 여인과 그녀의 아들 비르길을 만난다. 한코는 매번 그랬듯 유디트에게 자신이 그녀의 남편 빈체와 전우였으며, 그는 명예로운 죽음을 맞이했다고 말한다.

 

유디트는 한코의 말을 믿지 않지만 그가 집에 있는 걸 허락한다. 한코는 비르길의 아버지 역할을 해주며 유디트와 점점 사랑에 빠진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자연스럽게 시대극에서 로맨스로 장르를 전환한다. 한코는 유디트의 매력에 빠져들며 자신의 신분을 잊은 채 정말 두 사람의 아버지이자 남편이 되어주고자 한다. 하지만 이 로맨스가 치정극이자 서스펜스를 지닌 스릴러가 되는 건 빈체가 돌아오면서다.

 

▲ '부다페스트 스토리' 스틸컷  © 알토미디어(주)

 

유디트가 한코의 정체를 간파한 이유는 빈체가 '좋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빈체는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악질이다. 유디트는 빈체의 폭력이 아들에게도 향하자 그가 전쟁에서 돌아오지 않았으면 한다. 하지만 빈체가 돌아오면서 집안의 분위기는 이상해진다. 한코는 당연히 떠나야할 사람이지만, 유디트는 그 대신 빈체가 떠났으면 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비르길은 자신의 아버지를 따르는 모습으로 유디트를 실망시킨다.

 

한코와 유디트, 빈체의 관계는 치정 멜로를 연상시킨다. 매혹적인 유디트는 한코를 유혹하고, 강압적인 빈체는 유디트를 자신의 우리 안에 가두고자 한다. 유디트를 좋아하지만 그들 가족에게 어떠한 권한도 없는 한코는 불편한 관계를 겪는다. 이 치정 멜로가 서스펜스가 되는 건 유디트가 한코에게 빈체를 죽여 달라 부탁을 하면서다. 이 순간 서로를 향한 감정을 꾹 누르고 있던 세 사람은 그 긴장감을 폭발시킨다.

 

▲ '부다페스트 스토리' 스틸컷  © 알토미디어(주)

 

부다페스트 스토리는 세 가지 낭만이 담긴 작품이다. 첫 번째는 히치콕에 대한 낭만이다. 작품은 촬영구도부터 인물의 성향, 음악까지 히치콕의 영화를 연상시킨다. 한코가 사기꾼이란 오명을 벗어가는 과정은 히치콕 영화가 보여줬던, 오해나 오명을 쓴 주인공이 혐의를 풀어가는 드라마를 떠오르게 한다. 어두운 공간에서 한코와 유디트가 정사를 나누는 장면은 히치콕 특유의 관음증을 보여준다.

 

여기에 빈체가 나타나면서 세 사람의 안온함이 불안으로 바뀌는 점도 히치콕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특징이다. 이런 스타일은 복고적인 느낌으로 매력을 자아낸다. 음악에 있어서도 추억의 멜로디가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거처럼 히치콕 영화의 장면들을 보는 듯한 구성으로 긴장감을 자아낸다.

 

▲ '부다페스트 스토리' 스틸컷  © 알토미디어(주)

 

두 번째는 스토리텔러가 주인공이 되는 낭만이다. 한코는 거짓을 만들어내는 스토리텔러다. 그런데 그의 거짓은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는 거짓이다. 전쟁으로 가족의 생사를 모르는 이들에게 그 사람이 용감하게 싸우다 생을 마감했다는 말은 멋있는 마무리로 눈물샘을 자극한다. 그의 목적이 어찌되었건 꾸며낸 이야기는 다른 누군가에게는 희망이자 위로로 작용한다. 그런 한코가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과정은 흥미를 자아낸다.

 

한코는 유디트와 비르길을 만나면서 달라진 입장을 보인다. 작가의 위치에서 멀리서 타인의 삶을 관조해 왔던 그가 타인의 삶에 들어온 것이다. 이제 그는 작가가 아닌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써 나간다. 마치 주인공처럼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고, 과감한 용기를 보여주며, 진한 마음을 표하기도 한다.

 

▲ '부다페스트 스토리' 스틸컷  © 알토미디어(주)

 

세 번째는 혼란의 시대 행복을 말하는 낭만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은 커다란 혼란을 겪었고 행복을 잃어버렸다. 가족은 그들의 사랑하는 아버지와 아들을 잃었다. 유디트는 차라리 남편이 사라졌으면 좋다고 생각하지만, 비르길에게 아버지의 역할을 해줄 누군가가 있었으면 한다. 한코는 전쟁 후 홀로 남아 자기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한다. 하지만 유디트와 비르길을 만나면서 지켜주고 싶은 사람이 생긴다.

 

이는 혼란한 시대 속에서도 사랑이 피어나며, 이 사랑은 희망이 될 수 있음을 말한다. 이런 낭만은 장르를 오가는 다채로운 구성 속에서도 일관된 스토리의 전개를 가능하게 만드는 힘을 보여준다. 여기에 서스펜스의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이끌어 가는 히치콕 스타일의 연출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긴장감을 선사할 것이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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