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섬 스코펠로스에서 펼쳐지는 달달한 세레나데

[프리뷰] '이별식당' / 8월 27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8/14 [14:49]

환상의 섬 스코펠로스에서 펼쳐지는 달달한 세레나데

[프리뷰] '이별식당' / 8월 27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0/08/14 [14:49]

▲ '이별식당' 포스터  © ㈜에스와이코마드, 아이 엠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사랑은 달콤하지만 이별을 씁쓸하다. ‘끝이 좋으면 다 좋아라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작품 제목처럼 사랑 역시 그 시작이 삐꺽거릴지라도 끝이 좋으면 행복한 기억으로 남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랑은 라는 의문을 품고 이별을 택할 때가 많다. ‘이별식당은 그리스의 스코펠로스 섬을 배경으로 영문 모를 이별을 당한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유쾌하면서도 감성적으로 담아낸다.

 

요리사 해진은 갑작스럽게 여자친구 은희에게 이별을 통보받는다. 그것도 이별 중 최악이라는 카카오톡 메신저로 이별을 말이다. 혼란에 빠진 해진은 한때 은희와 함께 오기로 했던 그리스로 떠난다. 그곳의 스코펠로스 섬에서 해진은 식당을 차리기로 결심한다. 그 식당의 이름은 이별식당이다. 이별식당은 이별을 앞둔 커플들이 마지막을 위해 함께 식사를 하는 장소다. 그는 콘스탄티노스를 비롯한 마을 주민들의 도움으로 순조롭게 정착한다.

 

그런 해진의 식당에 일레니가 찾아온다. 일레니는 앞서 해진이 스코펠로스 섬으로 오는 배 안에서 서럽게 눈물을 흘리던 여자다. 식사 중 인사불성 상태에 빠진 일레니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간 해진은 그녀에게 깊은 슬픔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개인적인 사정을 말하지 않는 일레니를 종업원으로 고용한 해진. 그렇게 두 사람은 함께 요리를 하고 고민을 나누면서 점점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 '이별식당' 스틸컷  © ㈜에스와이코마드, 아이 엠

 

이 관계는 은희의 등장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은희는 남자친구 영훈과 함께 호텔의 추천을 받아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을 찾는다. 그곳이 해진이 운영하는 곳인지도 모르고 말이다. 일레니에게 서빙을 맡기고 뒤에서 숨어 두 사람을 지켜보던 해진은 두 사람의 대화에 점점 열이 오르고 결국 영훈에게 달려든다. 이 사건으로 해진과 일레니의 사이는 더 가까워지지만, 해진에게 다시 마음을 표하는 은희와 일레니가 왜 이별식당을 찾아왔는지에 대해 해진이 알아가면서 두 사람 사이에는 어색한 기류가 흐른다.

 

이별식당은 분위기가 참 좋은 영화다. 사랑이 가득 담긴 영화의 성격을 보여주는 밝은 노래와 함께 스코펠로스 섬이 지닌 아름다움을 화면 가득 담아낸다. 최근 장마로 인해 맑고 쾌청한 하늘을 볼 수 없을 때, 이 영화가 보여주는 풍경은 눈이 확 뜨이는 장관을 보여준다. 그리스의 풍경을 담은 1분 남짓한 포카리스웨트 광고에도 청량함이 넘치는데 이 영화는 그런 감성을 처음부터 끝까지 간직한다.

 

영화 맘마미아의 촬영지로도 유명한 만큼 배경이 주는 매력은 이 영화의 최고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뮤지컬 요소는 눈을 사로잡을 만큼 뛰어나다고 말할 순 없지만 이런 분위기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인상적인 장면으로는 한국의 빨리빨리와 그리스의 시가시가를 조합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해진이 이별에서 경험한 감정을 보여줌과 동시에 그리스와 한국의 음식을 섞는, 이른 바 조합을 보여주는 시발점이 되는 지점이다.

 

▲ '이별식당' 스틸컷  © ㈜에스와이코마드, 아이 엠

 

시가시가(Ciga Ciga)천천히 천천히라는 뜻을 지닌다. 막상 그리스 사람들은 국가의 어려운 경제를 말하며 이 시가시가때문이라고 말하지만 해진은 시가시가의 신중함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여긴다. 그는 이별 중에서 가장 빠른 카카오톡 메신저 이별을 당했다. 이에 연인이 함께 오랜 시간 식사를 하면서 이별의 순간, 사랑을 다시 되짚어 보는 과정을 선사해주고자 한다.

 

여기에 일레니 역의 에이프릴안은 싱어송라이터로 활동 중인 만큼 인상적인 가창력과 영화에 어울리는 밝은 이미지를 보여준다. 배경이 그리스라는 점과 인물들이 영어로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외국영화의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해진 역의 고윤은 안정된 연기와 가창력은 물론 자연스러운 영어 발음으로 이방인의 어설픈 느낌을 주지 않는다. 큰 키에 탄탄한 몸 역시 서구적인 느낌으로 배경과 잘 어울리며 조화를 이룬다.

 

아쉬운 점은 저예산 영화라는 점에서 다소 허술한 뮤지컬 장면과 정통멜로가 지닌 미지근한 전개다. 앞서 어게인의 경우에도 다소 허술한 뮤지컬 장면을 선보였지만, 탄탄한 여성서사와 다양한 음악을 바탕으로 이 한계를 이겨냈다. 반면 이별식당은 달콤한 매력은 있지만 에피소드를 흥미롭게 이끌어내지 못하고, 감정선에 있어 조금은 더 격렬한 물결을 보여줘야 했음에도 잔잔하다.

 

▲ '이별식당' 스틸컷  © ㈜에스와이코마드, 아이 엠

 

이별식당이란 공간을 통해 다채로운 에피소드를 선보일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지만 해진과 일레니의 관계에만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영화가 풍성해질 수 있는 기회를 놓친다. 포도가 겉으로 보기에는 색도 좋고 신선해서 맛있을 거 같은 기분인데 막상 껍질을 까보니 알맹이는 실하지 않은 기분이다. 보기 좋은 음식이 먹기도 좋지만, 막상 맛이 보장되지 않으니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보여주는 이국적인 풍경의 매력과 청량한 이야기를 더 맑게 만들어 주는 뮤지컬의 요소, 그리스를 배경으로 했음에도 어색하지 않은 두 주인공의 로맨스는 장르적인 매력을 지닌다. 이 영화의 공간인 이별식당은 사랑이란 감정에 끝은 없음을 보여준다. 아름다운 추억과 함께했던 시간을 되살릴 수만 있다면, 사랑에 상처받아도 그 감정을 잊지 않는다면 다시 사랑할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음을 스코펠로스 섬의 햇빛처럼 찬란하게 이야기한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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