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비극적이고 아름다운 악의 탄생을 그린 영화 [Jeonju IFF]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

김지수 | 기사입력 2019/05/04 [10:50]

'스타워즈', 비극적이고 아름다운 악의 탄생을 그린 영화 [Jeonju IFF]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영화 '스타워즈' 시리즈

김지수 | 입력 : 2019/05/04 [10:50]

 



 

 영화의 심볼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영향력을 지니며, <스타워즈>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캐릭터는 바로 검은 가면을 쓴 ‘다스베이더’가 아닐까. 그는 영화 <스타워즈> 속에서 악의 인물로 그려진다. 그러나 그가 태초부터 악의 상징이었던 것은 아니다. 다스베이더는 본래 선의 인물이었다. 그는 악을 물리치고 평화를 지키는, 공화국과 의회의 수호자이자 기사인 ‘제다이’ 중 한 명이었다. 우주 최고의 제다이 영웅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전 우주를 위험으로 몰아넣는 악의 화신 ‘다스베이더’로 탄생하는 과정은 영화 속 그 무엇보다도 비극적이지만 경이롭고, 아름답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2005)는 <스타워즈>의 상징인 다스베이더의 비극적 탄생 과정과 악의 승리를 그려낸다. 영화의 부제를 ‘다스베이더의 탄생’이라고 정정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그의 탄생은 인상적이다. 다스베이더가 탄생하는 배경 역시 어둡고 비극적이다. 펠퍼틴이 실행한  '오더 66'이라는 이름의 계획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고, 제다이는 붕괴된다. 공화국은 제국이 되어버린다. 영화는 <스타워즈> 시리즈 중 가장 어두운 내용을 담고 있으며, 최초의 베드 엔딩이기 하다. 영화는 동시에 루크와 레아가 헤어진 이유, 아나킨과 오비완의 결투 등 오리지널 시리즈에 대한 설명도 풀어낸다.

 

 아나킨이 선을 버리고 악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를 ‘사랑에 눈이 멀었다’는 말로 표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랑하는 아내 파드메의 임신 소식에 행복해하던 그는 어느 날 아내가 아이를 낳다 죽는 꿈을 꾸게 된다. 전편에서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예지몽을 꾼 뒤, 실제로 어머니를 잃은 아나킨은 극도로 불안해하며, 어떻게든 아내의 죽음을 막고 싶어 한다. 이러한 아나킨에게 의장 펠퍼틴은 악의 무리인 시스의 군주인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며, 그를 악의 힘으로 끌어들인다. 그리고 아나킨은 아내를 살릴 수 있다는 말에 그의 유혹에 넘어가버리고 만다.

 

 펠퍼틴은 아나킨의 도움으로 모든 제다이를 반역자로 몰아내고, 죽인다. 그리고 공화국을 그의 손아귀에 넣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요다와 아나킨의 스승 오비완만이 극적으로 탈출하는 데 성공한다. 어둠의 세력에 완전히 장악당한 아나킨은 오비완과 맞서고, 결국 가족과도 같은 사이였던 스승과 제자는 서로에게 검을 겨누게 된다. 그들은 화염 속에서 목숨을 건 혈투를 한다. 십여 년 전 영화임에도 생생한 CG 효과는 두 사람의 결투를 보는 관객의 손에 땀을 쥐게 하며, 더욱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끓어오르는 화염 속에서 아슬아슬하게 싸우던 두 사람의 결투는 결국 아나킨의 사지를 벤 스승인 오비완의 승리로 끝난다.

 

 “너를 사랑했었다. 너는 공화국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며 외치는 오비완의 말에 화염에 불타며 “나는 당신을 증오한다.”고 울부짖는 아나킨의 눈은 증오와 분노, 살기만이 가득하다. 아나킨은 가족과도 같던 스승에게 증오한다는 말을 뱉을 정도로 악에 완전히 잠식되었다. 화염에 온몸이 타오르는 순간에도 그는 끊임없이 분노하였다. 타오르는 불모의 땅에 버려진 아나킨은 펠퍼틴에 의해 겨우 구출된다. 치료를 받은 그는 흉측해진 모습을 가리기 위해 가면을 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다. 비로소 다스베이더가 탄생한 것이다. 다스베이더로 다시 태어난 아나킨이 뱉은 첫마디는 아내인 파드메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분노와 무지가 파드메까지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을 알자 이내 울부짖고 만다. 그가 유일하게 지키고자 한 것, 악을 선택하면서까지 지키고 싶었던 것이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었다.

 

 “공포는 분노를, 분노는 증오를, 증오는 고통을 낳게 되며 이는 다크사이드로 변질된다.” 영화에 등장하는 요다가 하는 말이다. 이는 아나킨의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예지몽을 꾼 뒤 아내의 죽음에 대한 불안과 공포는 아나킨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이 분노는 점차 깊어져 존경하는 스승에게 칼을 겨누고, “당신을 증오한다”고 외칠 정도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분노와 증오의 감정은 파멸로 이어진다. 아나킨은 자신의 두 다리를 잃었으며, 온전한 몸을 잃었고, 존경하는 스승을 잃었다. 무엇보다도 악을 선택하면서까지, 그가 모든 것을 감수해서라도 지키고 싶었던 사랑하는 아내를 잃었다. 뿐만 아니다. 그는 그가 축복이라고 여겼던 자식들과도 적으로 싸우게 된다. 아버지와 쌍둥이 남매는 서로 모르는 채 살아가야 하고, 심지어 적으로 싸워야만 한다. 이를 통해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는 그리스 신화적 비극을 띄는 영화라고도 볼 수 있다.

 

 악의 인물이지만 영화를 보고 난 뒤 다스베이더가, 아나킨이 그렇게 나쁜 인물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영화를 보는 많은 관객들도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무지했고, 어리석었을 뿐이다. 그리고 파드메를 너무나 많이 사랑했을 뿐이었다. 그가 악을 선택한 이유는 악을 원하기 때문이어서가 아닌,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서였으니 말이다. "사랑하는 대상을 떠나보낼 줄도 알아야 한다."는 요다의 말은 많은 것을 잃어온 청년에겐 듣기 싫은 말이었을 뿐일 것이다. 단순히 다스베이더를 악인이라고 하여 그를 쉽게 미워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는 누구보다도 순수하게 사랑했다. 때문에 그 사랑을 지키고 싶어서 하게 된 잘못된 선택으로 사랑을 모두 잃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사랑을 갈망하는, 소중한 사람을 지키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아나킨도 마찬가지였고,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인간이었기에 우리는 그에게 더 공감할 수 있고, 연민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우리들도 누군가에게는 아나킨이기 때문이다.

 

 

[씨네리와인드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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