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치어리딩 클럽의 유쾌한 도전

[프리뷰] '치어리딩 클럽' / 9월 10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9/04 [18:12]

실버 치어리딩 클럽의 유쾌한 도전

[프리뷰] '치어리딩 클럽' / 9월 10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0/09/04 [18:12]

▲ '치어리딩 클럽' 포스터  © 찬란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인류의 물질적인 발전은 웰빙(Well-being) 열풍을 이끌었다. 더는 먹고 사는 문제가 중요해지지 않자 몸과 마음이 질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추구하게 된 것이다. 산업화가 양적인 측면을 완성시킨 만큼 다음 단계인 질적인 향상을 향하는 모양을 보여준다. 그 다음 단계는 다소 우울하게 들릴 수 있는 웰 다잉(Well-Dying)이다. 각종 질병과 가족 해체, 1인 가구로 인한 고독사 문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에서 일어난 현상이다.

 

살아있을 때는 웰빙, 죽어서는 웰 다잉을 하고 싶은 게 현대인의 마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말년에 요양시설에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돈을 벌어야 하며, 운동과 식습관을 통해 몸이 질병에 약한 상태가 되지 않기 위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여기에 한 가지 씁쓸한 사실이 더해진다. 자식들에게 피해나 걱정을 줄 수 있는 의욕적인 활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노년하면 둔하고 세상물정 모르고 남에게 쉽게 속는다는 생각이 강하다.

 

▲ '치어리딩 클럽' 스틸컷  © 찬란

 

그래서 조용히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하는 게 이롭다는 생각이 우리 사회에 은연중에 깔려있다. ‘치어리딩 클럽은 한 번도 치어리딩을 해본 적 없는 8명의 예비 치어리더들이 펼치는 유쾌한 도전기다. 이 실버 치어리딩 클럽은 넘치는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흥미를 자아낸다. 웰다잉을 위해 실버타운 선 스프링스에 모인 이들은 아직 내 삶이란 꽃은 완전히 고개를 숙이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마샤는 암에 걸리면서 선 스프링스를 향한다. 이곳에서 그녀는 조용히 생을 마감할 생각이다. 그런 마샤에게 소란스런 이웃 셰릴이 나타난다. 첫 등장부터 계속 말을 걸어대며 마샤를 당황하게 만드는 셰릴은 급기야 한 밤 중에 이웃을 초대해 시끄럽게 파티를 벌인다. 마샤가 경찰에 신고하자 셰릴은 친구들을 데리고 마샤의 집으로 온다. 이 천방지축 이웃의 등장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마샤가 셰릴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건 그녀의 병에 있다. 죽음을 앞둔 마샤에게 셰릴은 어차피 오랜 시간 볼 일은 없으니 즐겁게 지내보자는 생각으로 가볍게 만날 수 있는 이웃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마샤가 자신의 오랜 꿈을 셰릴에게 말한 순간, 두 사람의 관계는 결코 가볍지 않은 사이가 된다. 어머니의 병간호 때문에 치어리더의 꿈을 포기한 마샤에게 셰릴은 치어리더 동아리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 '치어리딩 클럽' 스틸컷  © 찬란

 

은발 할머니들의 도전은 주변에서 고운 시선을 받지 못한다. 선 스프링스의 관리인은 치어리더 동아리가 의미가 없다고 여긴다. 격한 운동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 것이란 염려 때문이다. 자식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괜히 어머니가 사기를 당하는 느낌이고 조용히 말년을 마무리했으면 하는 생각이 강하다. 그럼에도 마샤를 비롯한 단원들이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아직 살아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도전하고 꿈을 꾸는 존재다. 우리의 기억이 존재의 이유이며, 타인의 기억 속에서 우리의 영혼은 계속 살아간다. 마샤는 셰릴을 통해 잊고 살았던 꿈을 기억해냈고, 생의 끝자락에서 그 소원을 이루고자 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노년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다소 우울해질 수 있는 영화의 분위기를 시종일관 웃음을 짓게 만드는 유쾌함으로 풀어낸다는 점이다.

 

▲ '치어리딩 클럽' 스틸컷  © 찬란

 

쿨하고 펀(Fun)하며 당당한 할머니들의 모습은 주변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킬 수 있는 노련함을 보여준다. 여기에 치어리딩을 돕는 클로에와 셰릴의 손자 벤에게 마샤가 건네는 인생조언은 따뜻한 우리네 할머니의 모습을 보여주며 반전매력을 선사한다. 이를 통해 영화는 웰다잉이란 편안한 죽음이 아닌 내 마음이 행복한 죽음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치어리딩 클럽은 누구나 맞이하게 되는 노년의 순간을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몸도 기력도 쇠하였다고 해서 꿈이 쇠한 건 아니다. 내일이 있다는 건 무언가를 할 시간이 있다는 의미다. 무엇을 할지 끊임없이 계획을 세워라. 여전히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성취감이 있다면 그것이 웰다잉이다. 죽음은 인간이라면 피해갈 수 없는 운명이다. 그 죽음의 순간까지 행복하라는 메시지를 이 영화는 전한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보도자료 및 제보|cinerewind@cinerewind.com

김준모
씨네리와인드 기획취재부
rlqpsfkxm@cinerewind.com

Read More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