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잃은 자들의 바다 ‘하나레이 베이’ [Jeonju IFF]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원작 영화

장세영 | 기사입력 2019/05/05 [09:38]

사랑을 잃은 자들의 바다 ‘하나레이 베이’ [Jeonju IFF]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원작 영화

장세영 | 입력 : 2019/05/05 [09:38]


▲ 티저 포스터     ©



 주인공 사치는 하와이의 하나레이 베이에서 아들을 잃었다. 해변에서 서핑을 하던 아들은 상어에게 물려 죽었다.     동안 그녀는 매년 아들의 기일에 하나레이 해변을 찾아온다. 어느  사치는 서핑을 위해 하나레이 베이를 찾은 아들 또래의  일본인 소년과 마주하게 되고, 그들과의 교류를 통해 심경의 변화를 맞게 된다. 영화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집 ‘도쿄기담집 수록된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으로, 다소 차가워 보일 만큼 웃음이 없고 무뚝뚝한, 내면의 상처를 가득 달고 있는 사치의 감정선과  변화를 세밀하게 그려낸다.

 

 앞서 말했듯이 주인공 사치는 조용하고 무뚝뚝한 성격의 소유자다. 아들에게 살가운 말 한마디 못 해주는 그녀의 이런 성격을 대변하듯 영화 또한 조용하고 무디게 흘러간다. 그러한 점에 있어서 두 가지의 느낀 점이 있었는데, 첫 번째로,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영화의 배경이 되는 하와이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치의 아들 사건을 담당한 현지 경찰은 아들의 유품을 살피는 그녀에게 ‘아들이 그저 자연의 품으로 돌아간 거라고 생각하라’고 말한다. 이 말을 들은 필자는 ‘이 무슨 허무맹랑한 말인가. 아들이 죽었는데 너무 쉽게 말하는 거 아니야?’하고 생각했지만, 곧 그 말을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눈부시게 반짝이는 파도를,  파도 위로 지는 붉은 노을을, 끝없는 지평선의 바다와 경계를   없을 만큼 파란 하늘을 보며, 이런 곳에서 죽음을 맞이했다면 필시 자연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경이로운 광경 앞에 인간은 그것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영화를 관람하는 이들은 당장  싸서 하와이로 떠나고 싶은 충동과 싸워야  것이다. 

▲ 영화 '하나레이 베이' 스틸 이미지     ©

  번째는 살짝 지루할  있다는 점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감정도, 말수도 적은 사치. 그녀의 잔잔한 감정선을 따라 영화 또한 다소 절제된 분위기 속에 전개되기 때문에 사치가 격동적인 심리적 변화를 겪기 전까진 다소 늘어지는 부분이 있다. 이런 사치의 감정에 격동을 가져온 계기가 ‘아들 또래의 일본인  소년이라는 점에서 약간의 실망감이 들기도 한다. 물론 주요 사건은 아들의 죽음이지만, 영화의 전개에 있어 중요한 것은 ‘엄마로서의 사치가 아니라 스스로의 슬픔과 고독함을 받아들여야 하는 ‘ 사람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점이 영화를 한층 풍부하게 요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그녀에게 있어 아들에 대한 자신의 감정과, 10년간이나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던 슬픔을 모두 깨닫게   요소가 어쭙잖은 정을 주고받은 소년들이라는 점에서 ‘역시 그녀에게 부족했던 것은 모성애였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하는 허탈함이 들었다. (물론 영화의 흐름을 방해할 만큼 억지스러운 요소는 아니다. 필자의 개인적인 아쉬움일 .)

 

 소년들로부터 다리가 하나뿐인 젊은 일본인 서퍼에 대해 듣게 된 사치는 정처 없이 그를 수소문하지만 섬사람들 중 누구도 그런 서퍼를 본 적이 없다. 외다리로는 서핑은커녕 보드에 똑바로 서지도 못할 거라는 섬사람의 말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필사적이다. 외다리의 서퍼를 찾아 미친 듯이 해변을 뒤지던 그녀는 그러한 자신의 모습을 통해 불현듯 사실은 아들이 보고 싶다는 것을, 자신은 누구보다 슬픔에 잠겨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녀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외다리 서퍼는 마지막 순간에 그녀의 뒤에 서있다. 영화를 통틀어 내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사실 그 외발 서퍼는 아들에 대한 사치의 죄책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해주지도, 슬퍼해주지도 못했다는 그녀의 죄책감이기 때문에 손에 잡히지 않고 항상 그녀의 등 뒤에 자리해 있었던 것이다. 그녀가 모든 것을 받아들인 마지막 장면에서야 사치는 뒤를 돌아본다.

▲ 영화 '하나레이 베이' 스틸 이미지     ©



 앞서 아쉬운 점에 대해 길게 서술해 놓긴 했지만, 영화를 접하는 이들은 사치라는 인물의 감정 변화와 깊이와 영화관을 가득 매우는 하나레이 베이의 파도 소리에 매료될 수밖에 없다. 필자 또한 그랬으니까. 또한 사치가 자신의 마음과 마주해 가는 과정은 관객 모두에게 깊은 여운을 선사할 것이다.

 

 10 동안 쌓아온 그리움을 푸른 파도에 실어 보내다. 영화 하나레이 베이는  20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가장 먼저 국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며, 6 6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씨네리와인드 장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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