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영화] 어린이날 애니메이션 5편, '토토로'부터 '토이 스토리'까지

김준모 기자 | 기사입력 2019/05/05 [10:36]

[오늘의 영화] 어린이날 애니메이션 5편, '토토로'부터 '토이 스토리'까지

김준모 기자 | 입력 : 2019/05/05 [10:36]

우리는 누구나 '어쩌다' 어른이 된다. 눈 깜짝할 사이에 시간은 흐르고 하루는 길지만 세월은 짧다는 걸 느끼게 된다. 그러다 보니 어린 시절의 마음인 동심을 간직한 채 성장하는 경우가 있다.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 재미있게 본 애니메이션이 있다. 또 성인이 되어서도 애니메이션을 보다 보면 어린 시절 동심이 다시 살아나기도 한다.

 

어린이날은 어린이들을 위한 날이지만 공휴일인 만큼 아이들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키덜트'가 되어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하루를 보내는 게 어떨까 한다. 오늘 기사에서는 어린이들에게는 즐거움을 어른들에게는 동심을 되살려주는 애니메이션 5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 <메가마인드> 스틸컷.     © CJ 엔터테인먼트

 

악당은 다 나쁜 사람인 줄...커서 다시 보게 된 <메가마인드>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에는 주인공과 대립하는 '악당'이 등장한다. 어린 시절에는 무조건 싫고 주인공이 이기면 좋아했던 악당들이지만 커서 보면 다 사연이 있고 실상은 선한 마음을 지닌 악당인 경우도 존재한다. <메가마인드>는 어린 시절에는 미처 몰랐던 악당의 사연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메트로시티라는 가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국민들의 환호를 받는 영웅 메트로맨과 악당 메가마인드의 다툼을 보여준다. 

  

항상 메트로맨에게 지기만 하는 메가마인드는 회심의 일격을 가하고 메트로맨을 제거하는 데 성공한다. 메트로맨을 처리했다는 기쁨도 잠시, 메트로시티를 정복한 메가마인드는 무료함에 시달리고 결국 새로운 메트로맨을 만들기에 이른다. <메가마인드>는 악당 메가마인드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히어로와 악당은 한끗 차이'라는 히어로 영화의 내포된 의미를 애니메이션에 어울리게 부드럽게 순화시킨다. 

  

메가마인드는 과거 행성이 멸망하며 부모와 떨어지고, 어린 시절부터 못생기고 남들과 다른 외모로 차별 받던 과거를 가진 캐릭터다. 이 애니메이션은 메가마인드의 과거를 통해 그가 왜 삐뚤어진 악역이 되었는지 설명하는 부분, 처음 사랑을 느끼고 사랑을 받으면서 내면의 변화를 겪는 악당의 모습 등으로 색다른 재미를 준다. 사악해 보이는 외형과는 다르게 따뜻한 마음을 지닌 '신개념' 악당 메가마인드는 어린 시절 악당은 무조건 나쁘게만 보던 세대에게 신선함을 선사할 것이다.

 

▲ <타마코 러브 스토리> 스틸컷.     © (주)머스트씨무비 릴리징컴퍼니

 

SNS를 통한 새로운 만남이 가능하고 시간과 거리의 이동이 자유롭지 않았던 때. 일상은 조그마한 마을에 머물고 친구들은 어린 시절부터 함께했던 친구들이며 남들이 보기에 별것 아닌 일도 소중히 여겨졌던 그때는 사랑도 가까이에서 이뤄지곤 했다. <타마코 러브 스토리>는 이런 옛 향수를 떠올리게 만드는 배경과 귀엽고 천진난만한 사랑을 통해 올드하지만 아련한 감성에 젖게 만드는 작품이다. 

  

2013년 방영된 일상물 애니메이션 <타마코 마켓>의 극장판인 <타마코 러브 스토리>는 원작을 모르더라도 즐길 수 있게 로맨스에 중점을 두고 있다. 어려서부터 우사기야마 상점가 안 타마야 떡집에서 살아온 고3 소녀 타마코는 떡과 상점가, 방과 후 서클인 바통부가 전부인 삶을 살아오고 있다. 어느 날 이웃 사촌이자 오랫동안 친구로 지낸 모치조가 좋아한다고 고백을 한다. 그 고백에 얼굴이 빨개진 타마코는 자리를 피하고 모치조와 어색한 사이가 된다. 

  

<타마코 러브 스토리>는 아련한 옛 추억과 가슴 뛰는 사랑, 그리고 성장을 소재로 담고 있다. <목소리의 형태>, <리즈와 파랑새>를 통해 섬세한 연출을 선보인 야마다 나오코 감독은 2D 애니메이션임에도 감정이 느껴지게 인물의 표정을 표현해내고, 이를 통해 감정적인 향수를 강하게 자극한다. 일상물이 주는 잔잔함 속에 밝게 피어나는 로맨스의 아련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 <인사이드 아웃> 스틸컷.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주)



내 머릿속에도 '슬픔이'가 있을까? <인사이드 아웃>

  

<인사이드 아웃>은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 감정 컨트롤 본부가 존재하고 그 안에 다섯 감정들,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등의 감정 캐릭터가 들어 있다는 설정으로 시작한다. 이 애니메이션의 기막힌 아이디어는 어린이 관객에게는 귀여운 캐릭터들이 주는 재미를, 성인 관객에게는 성숙을 이유로 숨겨야만 했던 감정에 대한 분화구를 마련해준다. 극 중 소녀 라일라의 머릿속에 살아가는 다섯 감정들 중 '슬픔이'는 미운 오리 취급을 받는다. 슬픔이가 감정에 손을 대면 라일라가 울고 그때마다 부모가 난처해하기 때문이다. 

  

이사 후 새로운 환경에 라일라가 적응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감정 신호를 보내던 중 기쁨과 슬픔이 기지에서 이탈하게 된다. 버럭, 까칠, 소심만이 감정으로 남으면서 어려움을 겪는다. 라일라가 다시 행복해지기 위해 기지로 돌아가야 되는 기쁨. 하지만 기지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기쁨은 알게 된다. '슬픔'이 있어야 '기쁨'도 있다는 점을 말이다. <인사이드 아웃>은 기쁨과 슬픔이 지니는 역설적인 관계를 통해 인간이 지닌 감정의 소중함을 말한다. 

  

어린 시절 우리는 누구나 슬픔은 나쁜 감정이며 나이가 들수록 슬픔 대신 기쁨을 알아가야 된다고 배운다. 유행하는 에세이집이나 자기계발서는 흔히 기쁨을 위한 미래만을 중요하게 여기라고 말하며, 슬픔은 가둬두라고 충고하곤 한다. 때문에 우리는 어린 시절 이후 슬픔을 멀리하고 기쁨과 친해지려 애쓰곤 해왔다. 그래서 진정한 기쁨을 느끼지 못하는 아픔을 겪기도 한다. <인사이드 아웃>은 더 이상 슬픔과 가깝지 않은 어른 관객들에게 기쁨 말고도 때로 슬픔 등 다른 감정에 귀 기울여 보라고 말하는, 뜻깊은 작품이다.

 

▲ <이웃집 토토로> 스틸컷.     © (주)스마일이엔티

 

80년대 등장 이후 꾸준히 사랑받는 <이웃집 토토로> 

  

'토토로'라는 캐릭터는 1988년 처음 등장한 이후 지금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6월 6일 재개봉을 앞둔 <이웃집 토토로>의 인기 비결은 귀여운 캐릭터의 매력만이 전부는 아니다. 시골로 이사 온 사츠키와 메이 자매의 갈등과 회복이 가족과 가깝고 가족이 전부였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도시를 떠나 시골로 이사 온 사츠키와 메이는 토토로라는 숲속의 신비한 생명체와 만나 환상적인 모험을 떠나게 된다. 

  

이 모험이 환상성을 지닌 이유는 그만큼 사츠키와 메이의 현실이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두 자매는 티를 내지는 않지만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해 있는 어머니 때문에 제대로 된 모성을 받지 못하였고 이 과정에서 마음에 상처를 입게 된다. 어머니의 역할을 대신 해야 된다는 사츠키의 부담감과 어머니가 보고 싶은 마음에 투정을 부리는 메이의 갈등은 아픔을 잊게 만들어 주고 자매의 고난에 도움을 주는 토토로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킨다. 

  

귀여운 토토로 삼형제(?)와 고양이 버스, 숲속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 자매의 환상적인 모험은 슬프거나 감동적인 장면 없이 자연스럽게 마음을 따뜻하게 만드는 힐링의 힘을 보여준다. 이 힐링은 누구나 경험했을 가족 사이의 갈등과 갈등이 벌어지는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환상을 아름답게 그려낸 이 애니메이션의 힘이라 할 수 있다. 

 

▲ <토이 스토리3> 스틸컷.     © 한국소니픽쳐스

 

가끔 대형 매장에 갈 때면 장난감 코너를 돌다 보면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추억의 장난감이 아직도 팔 때가 있다. 그럴때면 <토이 스토리>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극 중 자신이 특별한 장난감인줄 알았던 버즈가 대형마트에서 포장된 수많은 버즈들과 마주하는 장면 말이다.

 

애니메이션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이 시리즈는 앤디라는 소년의 방에서 시작된다. 앤디는 수많은 장난감들 중 카우보이 장난감 우디를 가장 좋아한다. <토이 스토리> 속 우디는 자신이 특별한 존재라고 여긴다.

 

주인공 앤디의 생일 날, 앤디는 우주비행사 장난감 버즈를 선물로 받는다. 그리고 앤디는 물론 다른 장난감들의 관심 역시 모두 버즈를 향한다. 버즈를 질투한 우디는 그에게 한 방 먹이려다 실수로 버즈를 집밖으로 내보내 버리고, 우디는 버즈를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이 과정에서 버즈는 자신이 유일한 존재인 줄 알았다가 자신과 똑같이 생긴 수많은 장난감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충격에 빠진다. 하지만 앤디에게 있어 우디와 버즈는 단 하나의 소중한 존재이다. 버즈는 우디의 도움으로, 그리고 앤디의 장난감들의 도움으로 다시 앤디의 곁으로 돌아가면서 자신이 사랑받는 소중한 존재임을 다시 깨닫게 된다.

 

▲ <토이 스토리2> 스틸컷.     © 브에나비스타코리아

 

이와 같은 <토이 스토리>의 감동은 시리즈인 2편과 3편을 통해 더욱 심화된다. 극 중 앤디가 성장함에 따라 장난감의 존재 의미는 점점 작아진다. 2편에서는 앤디의 어머니가 쓸모없는 장난감을 팔기 시작하면서 장난감들의 모험이 시작된다. 우디는 장난감 수집가에 의해 납치당하고 그곳에서 장난감을 수집품으로만 보는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사랑과 우정이 아닌 돈과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냉정한 세계를 처음 접한 우디는 그 안에서 자신을 구하러 온 장난감 친구들을 통해 사랑의 가치를 다시 한 번 확인한다. 

  

하지만 이 사랑의 가치는 3편에서 큰 위기를 겪게 된다. 앤디가 어른이 되면서 더 이상 장난감이 필요 없어진 것이다. 앤디가 대학에 진학하면서 짐을 정리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앤디의 어머니는 실수로 장난감들을 탁아소로 보내게 된다. 그곳에서 장난감들은 선택되지 못하면 버려지는 잔혹한 장난감의 세계와 마주하게 된다. <토이 스토리>의 세 번째 시리즈는 버려지는 수많은 장난감들을 통해 기억에서 잊힌다는 게, 더 이상 사랑을 받을 수 없다는 게 얼마나 잔인한 일인지 보여준다. 

  

<토이스토리>는 동시에 동심을 마음에 품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사람은 장난감과 다르게 성장을 한다. 그 성장의 순간 동심을 버리는 게 아닌 마음에 품고 살아가는 방법을 이 작품은 보여준다. 우디와 앤디의 재회, 그리고 이별은 장난감과 함께 한 아름답고 즐거운 추억을 되살려 주며 뜨거운 감동을 선사한다. 올 6월 개봉을 앞둔 <토이 스토리4>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통해 마음 속 동심을 자극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씨네리와인드 김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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