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적 리얼리즘을 품은 놀이공원의 ‘로미오와 줄리엣’

[프리뷰] '어트랙션' / 9월 17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9/14 [11:05]

마술적 리얼리즘을 품은 놀이공원의 ‘로미오와 줄리엣’

[프리뷰] '어트랙션' / 9월 17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0/09/14 [11:05]

▲ '어트랙션' 포스터  © (주)이수C&E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스웨덴 최대의 놀이공원 그뢰나 룬드에서 있었던 실화를 다룬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원수 사이인 두 가문에 사랑이 싹트는 이야기를 다룬다.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작품은 행복과 즐거움을 잃어버린 시대에 희망을 되찾고자 하는 메시지를 보여준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스웨덴은 중립국을 선언했지만 전쟁의 위협에서 완전히 벗어났던 건 아니다. 스웨덴 내부에도 나치의 세력이 들어와 있었고 전 유럽이 불행한 분위기 속에서 그들만 행복할 수도 없었다. 이런 슬픔과 우울을 이겨내게 도와주는 곳이 놀이공원이다. 스톡홀름 최대의 놀이공원인 그뢰나 룬드와 페어 그라운드는 라이벌 관계다. 원래 전국을 돌며 공연을 하던 페어 그라운드가 정착을 하며 두 가문은 앙숙 사이가 된다.

 

이 앙숙 사이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 도입부다. 이 도입부는 다소 충격적인 느낌을 준다. 페어 그라운드에 모여들어 공연을 보던 사람들은 갑자기 땅이 아래로 꺼져 다친다. 알고 보니 그뢰나 룬드가 장치를 설치한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 그뢰나 룬드를 운영하는 닐손가의 사람은 페어 그라운드를 운영하는 린드그렌가의 어르신을 꺼진 땅 아래로 떨어뜨린다. 이 장면은 두 가문 사이에 원한이 얼마나 깊은지 보여준다.

 

▲ '어트랙션' 스틸컷  © (주)이수C&E

 

이런 악연 사이에서 사랑이 피어난다. 영국에서 돌아온 닌니 닐손은 아버지 구스타프 닐손의 말에 따라 페어 그라운드가의 욘 린드그렌을 염탐할 겸 만나보기로 한다. 욘은 롤러코스터를 만들고자 하는 꿈을 갖고 있다. 전쟁으로 희망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물하고 싶은 게 그의 마음이다. 닌니와 욘은 놀이공원에서 만나며 사랑을 꽃피운다. 두 사람의 사랑은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표현된다.

 

마술적 리얼리즘은 현실 속에서 벌어지는 판타지를 의미한다. 이 작품의 현실은 어둡다. 때문에 사랑은 판타지로 표현된다. 욘은 현실적인 여건으로 페어 그라운드에서 롤러코스터를 선보이는 게 힘들어지자 그뢰나 룬드를 찾아가 구스타프를 만난다. 그는 놀이공원을 운영하는 구스타프 역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을 것이라 생각하고 롤러코스터를 함께 만들 것을 제안한다.

 

이 제안에 구스타프는 과거를 말한다. 그뢰나 룬드가 처음 범퍼카를 선보인 날, 어린 욘은 몰래 들어와 전기장치를 망가뜨리고 도망쳤다. 욘의 행동 때문에 범퍼카에 치인 구스타프는 1년을 누워 지내야 했다. 이런 관계에서 닌니는 욘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다. 욘과 닌니는 각자의 영혼이 몸에서 빠져나와 키스를 나눈다. 두 사람의 사랑은 현실이 아닌 판타지에서 펼쳐진다.

 

▲ '어트랙션' 스틸컷  © (주)이수C&E

 

이런 마술적 리얼리즘의 표현은 이 영화가 지닌 최고의 장점이다. 놀이공원이란 로맨틱한 공간과 함께 언제 현실이 판타지의 공간으로 변화할지 모르는 순간은 두근거리는 설렘을 품게 만든다. 아쉬운 점은 이런 환상적인 순간 외에는 기대할 만한 장면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두 가문의 대결만으로 흥미로운 스토리에 나치를 비롯해 가정사가 다수 들어가면서 다소 진행이 난잡해졌다.

 

이야기가 많아도 엮어서 짜임새 있는 구성을 만들면 인상적인데 그런 촘촘함이 부족하다. 설정을 많이 넣었지만 마음을 사로잡는 설정을 찾기 힘든 모양새다. 이는 실화를 바탕으로 할 때 어느 부분을 살리고 어느 부분을 버려야할지 제대로 택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파티에 사람이 많다고 무조건 즐거운 게 아니다. 사람만 많은 파티는 번잡하게 느껴져 빨리 빠져나가고 싶은 기분만 준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시도한 마술적 리얼리즘은 시대의 어둠과 가문의 악연을 판타지로 풀어내는 시도를 선보이며 인상을 남긴다. 스토리의 결을 해치지 않으면서 로맨틱하고 사랑스런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요즘처럼 코로나19로 밖에 나가기 힘들 때, 화려한 놀이공원의 모습은 물론 사랑하고 싶게 만드는 기운을 품고 있는 이 영화는 극장에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기쁨을 선사할 것이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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