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청춘이다? 청춘도 아프긴 싫다

[프리뷰] '마음 울적한 날엔' / 9월 24일 개봉 예정

이수연 | 기사승인 2020/09/15 [14:38]

아프니까 청춘이다? 청춘도 아프긴 싫다

[프리뷰] '마음 울적한 날엔' / 9월 24일 개봉 예정

이수연 | 입력 : 2020/09/15 [14:38]

▲ 영화 '마음 울적한 날엔' 포스터  © 필름다빈


[씨네리와인드|이수연 리뷰어] 말하는 대로 된다고 했던가. 청춘(靑春)이라 불리는 이들은 그 이름대로 되고 있다. 지금 청춘들은 본 의미대로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 같은 시절을 살고 있을까? 사실 우울(Blue)의 파란 마음을 갖고 있는 이들이 더 늘어나고 있다. 어쩌면 멍들어 있기 때문일지 모른다. 왜 아프니까 청춘일까? 청춘도 아픈 시기를 보내고 나면 성장함을 알지만 그 과정이 힘들고 싫은 건 사실이다. ‘내가 뭐가 하고 싶은 건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 건지 진짜 모르겠어요.’ 라고 읊조리는 영노의 말은 청춘의 마음을 대변한다.

 

▲ 영화 '마음 울적한 날엔'' 스틸컷  © 필름다빈


이 영화는 세가지 단편영화로 구성된 옴니버스 형식이다. 그 중 첫 이야기는 한유원 감독의 '나는 사람 때문에 울어본 적이 없다'이며 2019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단편으로 선보인 바 있다. 연기자, 작가, 감독을 인물의 직업으로 하여, 젊은 예술인들이 느끼는 고뇌의 단면을 드러낸다. 먹이를 얻기 위해 재주부리는 곰이 자신들과 같다고 비유한다. 영화 예술은 혼자 구현해낼 수 없기에 관계자에게 관심을 얻어야만 하는 현실을 풍자하면서 공감하는 그들의 모습은 씁쓸함을 자아낸다. 또한 성준이 연우를 대하는 태도를 통해 이성과 감성 중 어디에 더 무게를 둘지 고민하는 창작자의 내적 갈등을 표현한다.

 

▲ 영화 '마음 울적한 날엔' 스틸컷  © 필름다빈


강동완 감독의 '이무기여도 괜찮아'가 그 다음 타자로 이어진다. 이무기에 대한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데 인물, 관계, 사건 모두 이에 뿌리를 두고 연결된다. 특히 심희를 통해 중요하게 여기던 것을 잃어버렸을 때, 그리고 그것이 망가졌을 때의 상실감을 보여준다. 이때 목표를 잃어버리거나 잊어버린 채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그대로 비춘다. 그 후 작품 속 세 사람은 혼자 앓던 마음 속 이야기를 꺼내 놓은 후, 반말하게 될 정도로 후련함을 느낀다. 무엇을 하고 싶은 지 모르겠다는 이들에게 목표보다는 목적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 영화 '마음 울적한 날엔' 스틸컷  © 필름다빈

 

영화의 제목이자 마지막 이야기는 김남석 감독의 '마음 울적한 날엔'이다. 인규는 인생 가장 비수기라 여기는 상황에서 하필 전 여자친구 나연을 우연히 만난다. 자신의 처지보다 끝까지 남을 챙기는 인규가 그저 답답한 나연은 결국 소리를 친다. “남 생각 그만하고 네 생각 좀 하고 살아.” 라는 외침은 날카로운 듯하지만 오히려 따뜻하다. 비가 그친 후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간 인규의 눈빛에서도 무언가 결심이 보인다. 이 때 마음이 울적한 일상을 어떻게 견뎌낼지에 대해 말하는 마로니에의 칵테일사랑이 발랄하게 흘러나온다. 타인이 아닌 자신의 마음에 집중하는 태도가 중요함을 효과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 영화 '마음 울적한 날엔' 스틸컷  © 필름

 

갑작스러운 일에 우리는 큰 충격을 받기 마련이지만 가장 평범한 일상에서 은연중에 지속되는 문제들은 잘 인지하지 못한다. 만약 이런 현실을 자각하게 되는 순간이 오면, 열심히 살아왔다고 여긴 나날들이 와르르 무너지기도 한다. 영화 속 인물들은 서로에게 힘내라는 위로의 말은 딱히 하지 않는다. 하지만 액체 손난로 속의 금속 똑딱이를 꺾은 것처럼 점점 따뜻한 온기가 각자에게 또 관객에게 전해진다.

 

어디로 흐를 지 몰라 예측 불가능한 청춘이다. 하지만 손난로 온기가 사라지면서 서서히 굳어 가듯 우리도 삶을 단단하고 견고하게 굳혀가는 중이다. 영화는 청춘의 가장 보통의 일상을 보여주며 당신만 힘든 것이 아니니 이겨내자고 용기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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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연
씨네리와인드 객원취재부 기자단 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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