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사랑스러운 두려움을 위해

영화 '테스와 보낸 여름'

정다원 | 기사승인 2020/09/16 [11:17]

그들의 사랑스러운 두려움을 위해

영화 '테스와 보낸 여름'

정다원 | 입력 : 2020/09/16 [11:17]

 

▲ 영화 '테스와 보낸 여름' 스틸컷  © AK Entertainment

 

[씨네리와인드|정다원 리뷰어] 당신은 무엇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가? 실패, 사람, 이별 등 우리의 삶 도처에는 많은 종류의 두려움 유발 요소들이 존재한다. 그중에서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두려움은 우리의 인생이 끝나는 순간에 대한 두려움, 바로 죽음이다. 이에 정신분석학에서는 무의식이 죽음의 부정적인 것을 배제하려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죽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아주 순수한 어린 시절에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 어린 시절 나와 내가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또 혼자 훌쩍이다가 나름대로 자신만의 결론을 내린다.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두려움에 대해 생각해보자. 두려움은 우리의 수면 아래 깊은 곳에 몸을 숨기다 때가 되면 엄청난 파도를 일렁인다. 누군가는 파도가 잠잠해질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고, 또 누군가는 파도가 무서워 숨어버린다. 반면 누군가는 파도에 뛰어들어 서핑을 즐기는가 하면, 누군가는 방파제를 쌓는다. 두려움을 발생시키는 것들이 다양하듯,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방법 역시 다양하다.

 

▲ 영화 '테스와 보낸 여름' 스틸컷     ©AK Entertainment

 

여기 아름다운 휴양지의 두 아이에게 조금씩 바람이 불고, 파도가 일렁이기 시작한다. '테스와 보낸 여름'의 주인공 샘은 가족들과 바닷가 휴양지로 여름 휴가를 오고, 그곳에 사는 또 다른 주인공 테스와 마주친다. 이 둘은 아무도 모르는 각자의 두려움을 공유하기 시작한다. 가족들의 죽음과 그로 비롯한 외로움을 두려워하는 샘. 11년간 부재했던 아빠의 실재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있는 테스. 모두가 여유로운 한여름의 섬에서 샘은 혼자 있는 연습을 시작하고, 테스는 아빠를 별장의 손님으로 초대한다.

 

샘은 외로움 적응 훈련을 위해 가족들과의 시간을 포기한다. 그런데 테스가 자꾸만 샘의 훈련을 방해한다. 아빠라는 존재를 제대로 확인하기 위하여 샘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는 테스에게, 샘은 어쩌면 아빠를 알지 못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현재 샘이 가장 두려워하는 장례식도, 외로움도 경험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샘에게 아빠는 언제든 만질 수 있고 부를 수도 있는 존재이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샘은 아빠라는 존재가 없어질 그때를 대비한다. 반대로 이제껏 테스에게 아빠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샘은 그런 테스를 보며 생각한다. ‘만일 내가 아빠를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결국 샘은 깨닫는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추억, 소중한 기억들은 외로움도, 두려움도 덮어버릴 만큼 거대하고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두려워하는 테스를 위해 달려간다. 이제부터라도 아빠와 소중한 추억을 쌓기를 바라며.

 

▲ 영화 '테스와 보낸 여름' 스틸컷  © AK Entertainment

 

둘을 괴롭히던 파도는 지나갔다. 여름, 아름다운 휴양지에서 남모르게 치열했던 사랑스러운 두 아이는 이제 소중한 추억을 껴안고 한 뼘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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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원
씨네리와인드 객원취재부 기자단 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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