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사람을 그리는 예술가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따스함

[프리뷰] '보테로' / 9월 24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9/16 [15:52]

뚱뚱한 사람을 그리는 예술가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따스함

[프리뷰] '보테로' / 9월 24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0/09/16 [15:52]

▲ '보테로' 포스터  © (주)마노엔터테인먼트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페르난도 보테로는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예술가다. 1993년 미국 뉴욕의 파크 애비뉴에서 개최한 대형 조각 전시회와 이탈리아 시뇨리아 광장에서의 조각품 전시,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대규모 조각전시 등 살아있는 예술가로는 최초를 기록할 만큼 전 세계적인 명성을 보여준 그의 삶을 담은 이 다큐멘터리는 가족과 전문가들의 입을 빌려 그의 예술세계와 인생을 이야기한다.

 

보테로의 예술세계는 그 유년시절과 연관되어 있다. 그가 4살이었을 무렵, 아버지는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홀로 남은 그들 가족을 돌보는 건 어머니의 몫이었다. 어머니는 바느질을 하며 힘겹게 자식들을 길러냈다. 이런 환경 속에서 보테로는 두 가지를 느낀다. 첫 번째는 모험심이다. 그의 안정되지 못한 유년 시절은 현실에 안주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그는 첫 전시회에서 작품을 팔자 그 돈을 들고 유럽을 향한다. 유럽에서 르네상스 미술을 눈으로 직접 보고 화폭에 인물을 담아내는 법을 익힌 그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한다. 이를 통해 보테로는 유럽 전역에서 명성을 얻는다. 그의 발걸음은 과감하게 당시 현대미술의 실험정신이 피어나고 있던 미국 뉴욕을 향한다. 현대미술은 포스트모더니즘에 바탕을 둔 실험적인 시도와 예술가의 개성이 중시된다.

 

▲ '보테로' 스틸컷  © (주)마노엔터테인먼트

 

처음 보테로의 스타일은 비평가들로부터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보테로는 자신의 스타일을 끝까지 구사하면서 현대미술의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그의 개성과 스타일이 큰 사랑을 받으며 현대미술의 가치를 대중에게 인식시킨 것이다. 전 세계의 중심인 미국에서도 인정을 받았으니 화가로 안주할 만도 한데 그의 도전정신은 다시 고국인 콜롬비아를 향한다. 그는 그곳에서 1년을 조각에 대해 배운다.

 

이 시도는 보테로를 전설적인 예술가로 발돋움하게 만든다. 그의 조각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영감을 준 건 물론 살아있는 예술가로는 최초로 예술의 도시 파리에서 조각전시를 하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보테로는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으면 바로 행동으로 옮겼고, 그때마다 좋은 성과를 이뤘다.

 

두 번째는 가족에 대한 사랑이다. 그의 그림 속 인물들은 풍만하다. 뚱뚱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비대한 몸집을 지녀 마치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 같다. 그의 이런 스타일은 색체가 화려한 남미의 미술 방식을 연상시키며 보테로를 남미의 피카소로 불리게 만들었다. 동시에 풍만함에서 오는 따뜻한 느낌이 마음을 녹이는 역할을 한다. 이런 보테로의 따뜻함은 예술세계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 '보테로' 스틸컷  © (주)마노엔터테인먼트

 

어린 시절 아버지의 죽음 이후 부성애를 느끼지 못했던 보테로는 자식들에 대한 사랑을 지닌다. 콜롬비아에서 조각을 배우던 당시, 보테로는 트럭사고로 어린 아들을 잃게 된다. 그는 이 사고의 충격으로 아들의 그림을 연작으로 그린다. 아들이 실제로 입던 옷을 착용한 그림들은 그 사랑이 그림에서 느껴지며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한 그림에서는 아들의 옆에 작은 집이 그려져 있다. 그 집 안에는 검은 상복을 입은 보테로와 아내가 그려져 있다. 아들을 추모하기 위한 이런 장치는 그가 얼마나 아들을 사랑했는지, 그 큰 슬픔을 어떻게 예술로 승화시켰는지 보여준다. 가족을 향한 따뜻한 사랑은 자식들이 아버지에 대해 직접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관객에게 선보이기도 하다. 그의 자식들은 아버지의 곁에서 그의 사업을 도우며 예술을 배운다.

 

특히 자식들이 아버지의 삶과 예술세계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은 가족 사이에 많은 대화가 주고 갔다는 점, 아버지의 사랑으로 자식들이 그 삶과 작품세계에 어린 시절부터 관심을 보일 수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보테로 못지않게 보테로의 예술을 이해할 수 있는 가족의 모습은 화목하고 즐거운 삶을 살아왔다는 점을, 예술 못지않게 가족에게도 열정과 사랑을 품었음을 느끼게끔 만든다.

 

▲ '보테로' 스틸컷  © (주)마노엔터테인먼트

 

이 작품의 핵심은 보테로의 예술을 바라보는 시각을 그의 작품세계와 연관 지었다는 점이다. 앞서 설명했듯 보테로는 포스트모더니즘으로 대변되는 현대미술을 이끈 이다. 그만큼 작품의 해석에 있어 다양성을 추구한다. 작품에 출연하는 전문가는 그의 작품에 긍정적인 측면을 지닌 이만 존재하지 않는다. 한 전문가는 보테로의 작품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지나치게 쉽고 애니메이션처럼 단순하단 게 이유다.

 

작품은 예술가를 신격화하는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예술가가 신격화되면 그의 작품은 종교가 된다. 무조건적인 추종과 칭찬만 존재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의 해체와 다양성은 한 작품을 바라볼 때도 관객에 따라 다양한 생각과 감정을 품게 만든다. 그런데 신격화는 작품을 무조건 칭송하게 만드는 풍토를 형성한다. 보테로는 그의 예술이 그렇게 받아들여지는 걸 원치 않는다.

 

보테로는 자신의 예술에 다양한 가치를 녹여내고자 한다. 이라크 포로수용소에서 자행된 고문을 다룬 그의 그림은 이전에 느꼈던 따뜻함과 달리 섬뜩함과 공포를 자아낸다. 그는 자신의 그림을 통해 다양한 감정을 사람들이 느꼈으면 한다. 예술을 대하는 그의 진지한 자세와 사랑이 가득 담긴 삶을 살아가는 방식은 전설적인 예술가의 외연과 내연을 동시에 바라보는 카메라의 시선을 통해 즐거움을 선사한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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