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진취적인 디즈니 프린세스는 어떻게 실사화의 옷을 입었나

디즈니 실사 영화 '뮬란'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9/17 [16:49]

가장 진취적인 디즈니 프린세스는 어떻게 실사화의 옷을 입었나

디즈니 실사 영화 '뮬란'

김준모 | 입력 : 2020/09/17 [16:49]

▲ '뮬란' 메인 포스터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디즈니의 뮬란 실사화 프로젝트는 여느 프로젝트와 달리 중대한 의미가 있었다. ‘뮬란은 디즈니의 공주 캐릭터 중 가장 진취적인 캐릭터다. 아버지를 대신해 전쟁터에 나가며 여성의 몸으로 큰 무공을 세운다. ‘모아나이전에 포카혼타스와 함께 유색 인종 공주 캐릭터인 건 물론 주체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캐릭터란 점에서 시대를 앞서갔다는 평을 받았다. 오늘날 디즈니가 추구하는 다양성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뮬란은 액션 장르에 뮤지컬적인 요소와 아기자기한 매력이 담겨 있다. 용과 귀뚜라미 캐릭터는 이 작품의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알라딘이 지니 캐릭터에 유쾌한 리듬감을 더하면서 흥행에 성공한 것과 달리, ‘뮬란은 장르적인 특성으로 그런 길을 택하기 힘들었다. 액션이 주류가 되는 만큼 조금은 무게감 있고 힘 있는 전개를 선보였다 했다. 여기에 또 하나의 변수는 중국 시장의 거대한 성장이다.

 

중국의 영화시장은 할리우드에 그 영향력을 행사할 만큼 급속도로 성장했다. 심지어 몇몇 할리우드 영화는 중국 내에서의 개봉만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기도 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전승 문예 목란사에 등장하는 여자 영웅 화목란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만큼 중국시장을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작품은 장르적인 측면에서 무협을 택한다. 과거 와호장룡을 보는 듯한 화려한 무술 장면이 즐비하다.

 

▲ '뮬란'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장르를 무협으로 정하면서 어떻게 표현할지 색은 정해졌다. 애니메이션보다 무겁고 비장하다. 여기에 중국이 좋아하는 동료애가 주류를 이룬다. 뮬란과 전장에서 그를 돕는 홍위의 관계는 로맨스보다는 동료애적인 측면이 강하다. 그럼 전개의 측면에서는 어떻게 할까. 디즈니라고 모든 걸 중국에 맞추진 않는다. 배우만 봐도 알 수 있다. 황제 역의 이연걸, 텅 장군 역의 견자단, 마녀 역의 공리 등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중화권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전개는 디즈니가 추구하는 가치를 담는다. 바로 다양성이다. 이 작품에는 여성의 측면이 강하게 강조된다. 뮬란은 여성이란 이유로 뛰어난 무술 실력에도 결혼을 위해 신부수업을 한다. 뮬란과 같은 운명을 타고난 마녀는 여성답지 못하다는 이유로 마을에서 버림을 받고 보리 칸을 만나 증오심을 품는다. 뮬란과 마녀의 만남은 이런 여성의 억압이란 공통점을 지닌다. 마녀는 뮬란 역시 여성임이 밝혀지면 동료들에게 버림받을 것이라 말한다.

 

▲ '뮬란'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그렇다면 뮬란과 마녀 사이에 여성 말고 공통점이 있어야 하는데 이 요소를 기()로 가져온다. 뮬란과 마녀는 공통적으로 기가 강하다. 마치 장군처럼 강한 기를 소유하고 있다. 이 기는 그들을 전쟁터로 이끌고 서로를 찾게 만든다. 잠깐, 이 전개 어디서 많이 보지 않았나. 그렇다. ‘깨어난 포스를 통해 새롭게 포문을 연 스타워즈시리즈와 유사하다. ‘포스, 레이와 카일로 렌의 관계를 뮬란과 마녀로 바꿨을 뿐이다.

 

디즈니는 자신들에게 익숙한 전개법과 가치를 택했다. ‘스타워즈시리즈의 포스와 다양성. 이런 선택은 원작 뮬란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다소 당황스럽게 다가올지 모르겠지만, 중국 무협영화를 본다는 생각으로 접하면 나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후반부 액션 장면이 단조롭다는 점, 무협액션에 중점을 둔만큼 취향에 맞지 않으면 어설프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은 단점이다.

 

▲ '뮬란'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여기에 마녀의 캐릭터가 다소 붕뜬 느낌을 준다. 동양판 마녀사냥의 스토리를 가져오려면 마녀 캐릭터에도 공을 들였어야 했는데 이런 요소가 부족했다. 그러다 보니 뮬란의 성장담에만 시선이 가고 다른 부분들은 2% 부족한 느낌을 준다. 무술로 치자면 표정은 근엄하고 진지한데 막상 동작은 그 분위기에 미치지 못한다. 디즈니는 주제의식에 있어서는 다양성에 너무 욕심을 냈고, 표현에 있어서는 중국시장을 지나치게 신경 썼다.

 

그럼에도 나름의 재미라고 표현한 이유는 극장가 블록버스터의 실종과 연관되어 있다. 올해 극장가는 테넷을 제외하고는 텐트폴 영화가 개봉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하반기 기대작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언제 개봉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럴 때 미국에서는 디즈니 자체 OTT를 통해 개봉한 작품을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가뭄 속에 단비를 만날 기분일 것이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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