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 시크, 스타일리시.. 그의 전위적인 예술세계를 말하다

[프리뷰] '마르지엘라' / 9월 30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9/28 [13:49]

섹시, 시크, 스타일리시.. 그의 전위적인 예술세계를 말하다

[프리뷰] '마르지엘라' / 9월 30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0/09/28 [13:49]

▲ '마르지엘라' 메인 포스터  © 하준사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섹시, 시크, 스타일리시 등등. 세련된 패션을 뜻하는 이 단어들은 처음부터 존재했던 게 아니다. 시대를 앞서간 누군가의 등장으로 인해 오늘날의 패션은 꽃을 피게 된다. 그 아방가르드한 시도를 선보였던 인물은 마르탱 마르지엘라다. 1988년부터 시작된 그의 컬렉션과 쇼들은 이전과는 다른 시도와 스타일을 통해 대중은 물론 전문가들에게도 큰 충격과 신선함을 안겼다. 이 작품은 베일에 싸인 존재인 그의 예술세계를 말한다.

 

1957년 벨기에에서 태어난 마르지엘라는 어린 시절부터 남달랐다. 당시 이발소를 운영하던 아버지의 가게에서 그는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보고 그 모양에 관심을 기울였다. 균형과 전형성을 중시하는 미의 세계에서 탈피하고자 했던 그의 모습이 이때부터 보였던 것이다. 보통은 완성된 헤어스타일에 관심을 기울이지만 마르지엘라는 달랐다. 이때부터 그는 정답이라고 할 법한 모든 미의 균형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을 지녔음을 보여준다.

 

▲ '마르지엘라' 스틸컷  © 하준사

 

앤트워프 왕립 예술학교에서 패션을 공부한 그는 파리에서 장 폴 고티에의 어시스턴스로 경력을 쌓기 시작한다. 이후 제니 메이렌스와 함게 메종 마르탱 마르지엘라를 설립하게 된다. 그가 20년간 선보인 패션은 기존 패션에 대한 해체주의라 할 수 있다. 가발로 얼굴을 가린 모델이나 자신의 작품들을 모두 모아 흑백으로 선보이는 등 마르지엘라의 시도는 그 자체만으로 파격적이다.

 

이 작품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요소는 이 마르지엘라의 시도가 당시 얼마나 파격적이었으며, 그의 이런 시도 덕에 현대의 패션이 정착되었음을 아는데 있다. 다큐멘터리의 표현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인물의 업적을 중심에 두는 거고, 두 번째는 삶을 중심에 두는 거다. 후자의 경우는 이해하기 쉽다. 그 인물의 삶을 통해 업적을 설명하고, 가족과의 관계나 인생에 있어서의 굴곡이 주된 전개가 된다.

 

반면 전자의 경우 그 업적이 얼마나 대단한지 이해하지 못하면 느낌을 받기 쉽지 않다. 예를 들면 김연아나 한강 작가의 다큐멘터리의 경우, 그 인물에 대해 잘 몰라도 업적을 이해하기 쉽다. 우리나라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오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우리나라 최초로 피겨 올림픽 금메달을 수상하며 피겨 열풍을 이끌어냈고, 한강 작가는 맨부커상을 수상하며 국내 문학을 해외에 알렸다.

 

▲ '마르지엘라' 스틸컷  © 하준사

 

이처럼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최초란 수식어가 따라온다. 반면 마르탱 마르지엘라의 경우 패션에 있어 큰 업적을 세운 건 맞지만, 그 업적에 대한 느낌이 확연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패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의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이 작품의 색감과 스타일에 빠져들겠지만, 아니라면 그 느낌을 온전하게 받기 힘들다. 특히 나처럼 대충 집에 있는 옷을 입는 패션 문외한에게는 이 혁신이 작품이 주고자 하는 에너지만큼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특히 마르지엘라의 패션이 보여주는 쿨하고 섹시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느낌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면 난해한 기분만 느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다큐멘터리의 선택이 대중성을 무시한 잘못된 선택이었나. 그렇지 않다. 마르지엘라는 자신의 모습을 대중 앞에 공개하지 않은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심지어 그는 2008, 메종 마르탱 마르지엘라 20주년 기념쇼를 마지막으로 패션계와 작별하고 자취를 감췄다.

 

▲ '마르지엘라' 스틸컷  © 하준사

 

이런 인물의 다큐멘터리를 삶과 연결지어 만드는 데에는 무리가 따랐을 것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마르지엘라의 삶과 관련된 자료 역시 그의 어머니가 소장한 걸 바탕으로 할 만큼 제한적이었다. 때문에 세상에 남긴 패션을 바탕으로 업적 위주의 해설을 택했다. 이 선택은 그의 패션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특별한 순간을 선사할 이야기를 만들어냈지만, 아직 마르지엘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다가가기 힘든 내용이 아닌가 싶다.

 

마르지엘라는 패션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기억에 남을 특별한 작품이다. 유아인, 김재욱 등 대한민국 대표 패셔니스타들이 사랑한 그의 이야기는 번뜩이는 영감을 선사할 것이다. 다만 한 인물의 삶과 세계를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라는 장르를 생각했을 때 적인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고 본다. 그것이 인물이 지닌 어쩔 수 없는 제약 때문일지라도 말이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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