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의 동심을 파괴하는 애니메이션

숨은 명작 애니메이션, '파닥파닥'

임채은 | 기사승인 2020/09/29 [14:14]

어린이들의 동심을 파괴하는 애니메이션

숨은 명작 애니메이션, '파닥파닥'

임채은 | 입력 : 2020/09/29 [14:14]

▲ '파닥파닥' 포스터  © 인디스토리 , CJ 엔터테인먼트

 

[씨네리와인드|임채은 리뷰어] 영화 포스터는 영화를 고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줄거리도 줄거리지만 어느 정도는 포스터를 토대로 기대를 품고 영화를 본다그런데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비밀의 열쇠'처럼 배신감을 안겨주는 포스터가 몇몇 있다. '판의 미로'는 포스터만 보면 '해리포터' 시리즈나 '스파이더 위크가의 비밀'이 연상되지만실상은 괴물들이 인간을 잡아먹는 모습이 나와 겁에 질린 아이들이 울부짖으며 극장을 뛰쳐나왔다는 후문이 있다. '파닥파닥'도 포스터가 사기를 치는 작품이다.

 

영화 포스터에는 하늘을 향해 힘차게 튀어 오르는 고등어가 중심에 있다. 뭔지는 몰라도 기존 애니메이션처럼 어린이들에게 밝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해줄 것 같다. 줄거리에도 바다 고등어의 횟집 탈출이 시작된다!’라고 적혀 있어 이런 예측이 믿음직해 보인다. 하지만 '파닥파닥'은 포스터뿐만 아니라 줄거리도 배신하는 영화다. 사실 줄거리가 틀린 것은 아니나 횟집을 탈출하는 과정이 잔인하고 적나라하게 묘사돼 있다.

 

'파닥파닥'은 바닷가 근처 횟집 수족관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수족관에는 대부분 양어장 출신 물고기들이 살고 있는데 유일한 바다출신인 올드넙치가 권력을 잡고 있다. 매일 놀래미, 농어, 줄돔 등 물고기들을 세워놓고 바다에 관한 퀴즈를 낸다. 퀴즈에서 이긴 물고기는 꼴등한 물고기의 꼬리를 뜯어먹을 수 있다. 나름의 규칙으로 돌아가는 수족관에 또 다른 바다 출신 고등어가 들어온다.

 

완전 죽으려고 파닥파닥이구만.” 고등어는 좁고 답답한 수족관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파닥거리다가 파닥파닥이라는 이름을 얻는다. 횟집 수족관 앞에서 사람들은 이 물고기, 저 물고기 하며 가리킨다. 지목당한 물고기들은 횟집 주인의 뜰 채로 건져진다. 수족관의 물고기들은 죽은 척하기를 통해 죽음을 피해왔다. 놀래미는 파닥파닥에게 오래 살아남을 비법을 전수해준다. 하지만 파닥파닥은 오징어 말과 킹크랩 말도 배우며 넓은 바다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던 순간을 이야기하고, 수조를 탈출해 같이 바다로 나가자고 설득한다.

 

 

▲ '파닥파닥' 스틸컷  © 인디스토리 , CJ 엔터테인먼트

 

2012년 개봉한 '파닥파닥'은 네이버 평점 8.65를 기록하고 있으며, 한국에서 나온 수작 애니메이션이라 평가받는다. 날이 채 밝지 않은 연보랏빛 새벽이나 수족관에 들어오는 빛을 3D로 섬세하게 구현했다. 사람들 시선으로 바라본 물고기가 아니라, 물고기 시선으로 사람들을 비춰 새로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전문 성우만 기용해 몰입을 유도한 부분과 중간중간 음악과 2D 작화를 사용해 뮤직비디오처럼 연출한 부분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하지만, 어린이들의 동심을 파괴하고 눈을 피하고 싶은 장면도 일부 등장한다. 제대로 저항도 못하고 도마에 올려져 목이 잘리는 물고기를 가감없이 보여주는 순간과 회 접시에서도 아직 죽지 못해 눈을 껌뻑거리고 있는 물고기를 클로즈 업하는 순간처럼. 바닥에 떨어진 혹은 도마 위에 올라간 물고기들은 살기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파닥거린다. '파닥파닥'은 단순히 물고기들이 싱싱하게 뛰는 모습을 연상했던 의태어 파닥파닥의 의미가 새롭게 느껴지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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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은
씨네리와인드 객원취재부 기자단 4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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