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서지 않는 민주주의의 가치와 인간의 존엄을 말하다

[프리뷰]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 10월 7일 극장개봉, 10월 16일 넷플릭스 공개

김준모 | 기사승인 2020/10/05 [18:09]

물러서지 않는 민주주의의 가치와 인간의 존엄을 말하다

[프리뷰]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 10월 7일 극장개봉, 10월 16일 넷플릭스 공개

김준모 | 입력 : 2020/10/05 [18:09]

 

▲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메인 포스터     ©넷플릭스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1968, 미국은 베트남 전쟁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시위가 벌어졌다. 이 이념전쟁에 미군을 보내는 걸 무의미한 희생으로 여긴 이들이 들고 일어선 것이다. 그들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시위를 벌이며 전 세계에 자신들의 의견을 알리고자 한다. 세 개의 시위대는 시카고를 향한다. 이들은 평화로운 시위를 주도하기로 하지만 몇 달 뒤, 이들은 폭력 시위를 주도한 이유로 기소가 된다.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7명의 시위 주동자가 악명 높은 재판을 받는 과정을 보여주며 자유와 존엄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애비 호프먼, 톰 헤이든으로 대표되는 이들 7명은 평화롭게 진행되면 시위를 폭력적으로 변질시켰다는 이유로 재판에 오르게 된다. 이들 앞에 선 판사는 재판 전 검사 리처드 슐츠를 부른다. 그렇다. 이 재판의 결론은 이미 정해져 있다. 리처드는 그 결론에 따라주면 된다.

 

▲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스틸컷  © 넷플릭스

 

아버지 세대와 베트남 전쟁

 

이 작품의 이해에는 당시 미국의 분위기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의 승전 이후 소위 말하는 아버지 세대가 군림하게 된다. 이들은 전쟁의 승자이며, 미국을 세대 최대의 강국으로 이끈 역군들이다. 이들은 자연스레 가정에서도 가부장적인 가장으로 군림하게 된다. 기성세대에 대한 반발과 국가 권력에 저항한 68혁명은 프랑스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갔는데, 미국 역시 이 문화의 영향을 받게 된다.

 

60~70년대 당시 등장했던 히피문화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런 문화 속에서 젊은 층은 미국의 베트남 전쟁에 반대 목소리를 높였으며, 국가의 징병과 베트남 파병에 대한 반대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냉전의 시대에 국가가 외부에서 적을 찾을 때, 개인을 감시하고 억압하는 국가란 적을 발견하고 견제한 것이다. 이런 시선과 반발은 기성세대에게 좋게 보일 리가 만무하다. 반전 시위는 당시 정권에게 큰 부담이었고, 이들은 그 불안의 씨앗을 자르고자 한다.

 

여론전에서 필요한 건 동정과 분노다. 동정을 사는 쪽은 지지를 얻지만, 분노를 얻으면 반감을 일으킨다. 평화롭게 진행되던 시위를 경찰의 주도 하에 폭력시위로 변질시키며 대중이 시위대에게 분노를 느끼게끔 여론을 조장하고자 한다. 전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던 일곱 명의 남자는 시카고에 피바람을 일으켰단 이유로 법정에 서게 된다. 이들은 유죄를 받을 걸 예상하면서도 자유의 가치를 위해 싸운다.

 

▲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스틸컷  © 넷플릭스

 

자유와 존엄의 가치

 

작품이 주목하는 두 가지 가치는 자유 그리고 존엄이다. 이 가치는 68혁명이 일어났던 당시의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낸다. 기소를 당한 시카고 7’은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고, 시위를 통해 원하는 바를 표할 수 있는 자유와 그런 개인에게 가해지는 억압과 폭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존엄을 주장한다. 그 존엄은 베트남 전쟁 희생자들의 명단을 적는 모습을 통해 강하게 표현된다.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74일생에서 그가 맡은 론은 건실한 청년이었지만, 베트남 전 참전 이후 하반신이 마비되며 불행한 삶을 산다. 그가 가장 절망하는 건 자신이 헌신했던 베트남 전쟁이 미국 내에서는 무의미한 침략으로 여겨지는 점이다. 자신이 무얼 위해 희생했는지 알 수 없는 론은 방황의 시기를 보낸다. 국가가 이념을 위해 벌인 전쟁에 좌절을 겪은 것이다. 시카고 7은 참전용사들의 희생에 경의를 표하는 장면을 통해 존엄의 가치를 말한다.

 

이 자유와 존엄은 판사의 설계 안에 이뤄지는 재판 안에서 그들이 받는 억압과 시위에서 경찰이 가하는 폭력을 더욱 극적으로 묘사한다. 재판이 설계되어 있다는 점을 초반에,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을 후반에 배치하며 극의 균형을 이룬다. 전반부는 재판 과정에서 느껴지는 분노를, 후반부는 시위의 실체와 잔혹함을 통해 감정적인 격화를 더한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한 가지를 놓치지 않는다.

 

시카고 7’에 대한 무조건적인 옹호와 지지를 표하지 않으며 이들이 지닌 거친 생각과 사회를 불안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과감한 열정을 보여준다. 시위대 중 가장 점잖은 데이빗이 재판 과정에서 화를 참지 못하고 경호원을 폭행하는 장면이나, 이성적인 엘리트 톰이 보여주는 다소 이중적으로 보일 수 있는 면모는 어떠한 사회적 현상을 한 틀에 가두는 실수를 범하지 않는 미덕을 선보인다.

 

▲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스틸컷  © 넷플릭스

 

보비 실과 호프만, 씬스틸러의 활약

 

원래 시카고7’시카고8’이었다. 이들과 함께 기소된 보비 실이란 남성이 그 주인공이다. 다른 7명은 백인에 어느 정도의 생활수준을 지니고 있는 반면, 보비 실은 흑인에 낮은 생활수준을 지닌다. 때문에 함께 폭력시위를 주도했단 이유로 기소를 받지만, 홀로 변호사 윌리엄으로부터 변호를 받지 못한다. 그렇다면 본인이 본인을 위해 변론할 수 있는 기회라도 줘야 하는데 재판은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보비 실의 존재는 최근 흑인 인권 운동에 대한 의미를 자유와 존엄의 가치에 살짝 포개며 질적인 향상을 보여준다. 가치에 있어 다양성을 추구한 것이다. 특히 보비 실이 판사의 명령으로 입이 막히고 손이 묶인 채 재판장에 들어오는 장면은 당시의 흑인 인권 문제를 보여준다. 실제로 베트남 전쟁 당시 다수의 흑인들이 군에 지원했지만, 이들의 인권은 희생에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다. 이와 관련된 영화는 같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 스파이크 리 감독의 ‘Da 5 블러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배우 마이클 키튼이 배역을 맡은 호프만은 전 미국 법무장관이다. 그는 이 사건에 중요한 증인으로 등장한다. 호프만의 캐릭터는 극의 분위기를 바꾸는 역할을 한다. 그 분위기란 국가 대 개인이 아닌 개인들의 문제로 시선을 파생시키는 것이다. 거대한 국가와 나약한 개인의 대결이 아닌, 부정한 개인과 권리를 지키고자 하는 개인의 대결이 호프만의 존재로 인해 펼쳐지게 된다.

 

그는 국가의 권력과 개인의 안위를 위해 침묵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는다. 이는 흑과 백의 대결이란 이분법적인 구도에서 벗어나 추구하는 가치의 문제임을 보여준다. 그래서 시카고7’ 사이와 검사와 판사 사이의 갈등 역시 극적인 기류에 맞춰 이질감 없이 다가온다. 그만큼 이 작품이 보여주고자 하는 가치는 확고하며, 이를 표현하는 방식은 올곧다. 이 두명의 씬스틸러는 그 가치를 유지하며 새로운 느낌을 주는 변속기어이자 씬스틸러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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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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