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전랑외교는 어떻게 완성됐나

김준모 | 기사승인 2020/10/13 [15:00]

중국의 전랑외교는 어떻게 완성됐나

김준모 | 입력 : 2020/10/13 [15:00]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한 문화의 흥행은 그 국가의 방향성을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알리는 열쇠가 되기도 한다. 국가 차원에서 백날 홍보를 하고 투자를 해도 힘든 일을 잘 만든 문화상품 하나는 높은 파급력으로 이뤄낸다. 대표적으로 BTS(방탄소년단)가 우리나라의 문화와 관광지를 홍보하며 얻게 되는 경제적 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들이 입은 개량한복, 영상을 촬영한 경복궁 등은 해외에서 높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킹덤을 통해 해외에 전파된 갓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의 멋진 모자로 알려지며 국가적인 차원에서 홍보에 나서지 않았음에도 화제가 됐다. 이런 문화의 힘은 정부의 정책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국제시장의 흥행 당시 새마을운동 부흥 운동이 있었고, 소설 ‘82년생 김지영의 성공은 현재 유행하고 있는 페미니즘 문화의 기류를 만들기도 했다. ‘특수부대 전랑2’는 이런 기류를 만든 영화 중 하나다.

 

2010년대 들어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국가 경쟁력순위 2위에 오른다. 바야흐로 G2의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국제정세의 패러다임이 바뀌게 된다. 일본은 1인자를 노리기 힘들었던 국가다. 전범국이자 패전국이고, 미국에 의해 경제적인 타격을 입으며 그 위력을 실감했다. 일본은 전형적인 2인자의 위치,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떨칠 수는 있으나 미국을 위협할 국가에는 도달할 수 없다는 인식이 강했다.

 

반면 중국은 인적, 물적 자원에서 급격한 성장을 이루며 미국을 위협하게 된다. 14억 명이 넘어가는 인구와 거대한 땅에서 나오는 다양한 자원들이 강한 무기로 주목받았다. 중국은 성장 이후 전 세계에 자신들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다. 중국은 막대한 돈을 아프리카에 투자하고 있다. 그들 국가에 철도나 항만 같은 인프라를 설치해주고 자국민들을 정착시키고자 한다.

 

특수부대 전랑2’의 배경은 아프리카다. 전작에서 특수부대 전랑으로 발탁된 렁펑과 동료들은 중국 내 거대 생화학 무기를 생산하려는 조직과 맞서 싸워 평화를 지켜냈다. 하지만 죽은 동료의 유골함을 들고 그의 고향을 찾아간 부대원들은 부당한 권력의 횡포에 분노한다. 화를 참지 못한 렁펑은 폭력을 휘두르고, 결국 특수부대에서 제명당한다. 사랑하는 연인의 죽음마저 경험한 렁펑은 슬픔을 견디기 위해 중국을 떠나 아프리카에서 생활한다.

 

▲ '특수부대 전랑2' 스틸컷  © 아이 엠

 

평범한 생활을 하던 그는 아프리카 내전으로 다시 한 번 혼돈의 상황을 겪게 된다. 정부군에 대항한 반란군이 주도권을 잡으며 도시는 쑥대밭이 된다. 이때 렁펑이 마을 사람들을 데리고 도망가는 장소는 중국 대사관이다. 반란군은 중국 대사관으로 도망치는 렁펑과 그 무리들을 공격할 수 없다. 이유는 중국이 대단한 나라라서다. 영화는 대놓고 중국은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인 강대국이라며 건드릴 수 없다는 점을 명시한다.

 

이 지점부터 작품은 핵심적인 목적을 드러낸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면 세상을 구하는 건 언제나 미국이다. 전 세계의 분쟁과 테러는 물론 외계인의 침공 역시 미국이 지구를 대표해 막아낸다. G2에 올라선 중국은 미국과 동등한위치에 있음을 강조한다. 미국이 전 세계의 평화를 지키는 거처럼, 중국 역시 그럴 수 있음을 문화를 통해 알린다. 작품에서 아프리카 사람들을 구하는 건 중국이다.

 

렁펑은 인질로 잡힐 위험이 있는 중국인 의사를 구하기 위해 험지로 가는 걸 자처한다. 이 중국인 의사의 존재는 산업에 이어 의료 등의 분야에서도 중국이 아프리카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후에 그가 만든 의료방법이 스토리 전개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영화의 절정은 반란군과의 대전투다. 이 장면에서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반란군을 상대하는 렁펑 군단의 면모다. 렁펑은 자국에서 논란을 일으킨 뒤 아프리카를 향한 이민자다. 사무직에 근무하는 허지안구오는 퇴역 군인이며, 광산을 관리하는 쭈오 이판은 젊은 금수저다. 신분도 역할도 다른 이들은 오직 아프리카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하나로 뭉친다. 그리고 그들을 보호하는 건 조국 중국이다. 중국은 아프리카 문제에 있어 강하게 나선다. 그들은 UN에 반란군을 공격해줄 것을 승인해 달라 요청한다.

 

전랑외교는 이런 측면에서 나온다. 작품은 마지막에 중국에 있는 동포들여, 너희들의 뒤에는 국가가 있음을 명심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어디에 있어도 국가가 지켜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이 강한 어조는 만약 내가 중국인이라면 중뽕에 가득 찰 만한 쾌감을 선사한다. 중국의 영향력은 막대하며 중국의 강한 외교는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단 생각을 심어준 것이다.

 

이런 생각이 가능한 건 중국의 위상에 있다. 강우석 감독이 우리가 영화에서라도 한 번 일본을 이겨보자라는 생각으로 만든 한반도가 과도한 애국주의와 판타지 소리를 들은 반면, ‘특수부대 전랑2’는 실제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건 물론, G2로 올라선 중국이기에 관객의 눈에 판타지가 아닌 현실처럼 보인다. 중국이 세상을 구한다는 내용의 유랑지구를 생각하면 이 정도 내용은 별 것도 아닌 거처럼 느껴진다.

 

▲ '특수부대 전랑2' 포스터  © 아이 엠

 

그렇다면 실제로 적용된 전랑외교는 어떨까. 그 결과는 최근 중국 내에서의 외교에 대한 목소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 세계가 이 정도로 중국을 싫어할 줄은 몰랐다는 내부의 말처럼 단호하고 주도적이며 고자세로 나서는 전랑외교는 사방에서 적을 만들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 전쟁은 물론 일본이나 인도, 오스트레일리아 같은 아시아 내 강국들도 등을 돌렸다. 탄자니아 등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도 협력을 단절하며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전랑외교는 민족주의에 기반을 두고 있다. 여기에 그 자세가 공격적이다. 무력을 통해 아프리카의 평화를 찾아온 영화의 내용처럼 중국은 강하다에 기반을 두고 외교를 한다. 한 마디로 힘의 논리를 내세운다. 이런 외교는 미국이 시도했던 방식과 다르다. 미국의 팍스 아메리카나의 핵심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권력의 이양이다. 이전까지 세계적인 강대국이었던 영국에서 자연스럽게 미국으로 권력이 넘어갔다.

 

이는 같은 영어권 국가라는 점, 미국의 백인들이 영국의 후손들이란 점에서 거부감이 덜했다. 다른 민족, 다른 문화권이 아니었기에 심한 반발이나 경계심을 이끌어내지 않았다. 반면 중국은 미국이란 G1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성장했다. 다른 문화권과 민주주의가 아닌 공산주의 국가라는 점에서 충돌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중국이 미국과의 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주변 국가들은 중국 편으로 끌어들일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두 번째, 미국은 세계의 경찰을 자처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전쟁과 폭력이 없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제국주의 시대의 혼란스런 침략전쟁이 이전 시기에 있었다는 걸 생각했을 때, 미국은 이를 억누르며 세계의 안정과 평화를 가져왔다. 중국은 이 질서를 오히려 해치고 있다는 이미지를 준다. 그 절정이 홍콩 민주화 운동이다. 이 사건은 중국이 전 세계가 추구하는 자유의 가치를 침해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이는 결국 중국이 전 세계를 이끄는 글로벌 리더가 되기에 부족함을 보여준다. 중국은 외교에 있어 전랑을 키운다. 이들은 날카로운 단어로 상대 국가를 공격한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당시 중국의 전랑들은 사태의 책임을 미국에게 덮어씌우려 했고, 세계 각국에 마스크와 구호물품을 전달하는 것으로 생색을 냈다. 그 외에 다양한 국가들을 상대로 강한 워딩을 내뱉으며 관계를 더욱 악화시켰다.

 

중국의 전랑외교는 갈림길에 있다. 코로나19로 중국은 전 세계를 적으로 돌리게 되었고, 이를 확인했다. 체제의 공고함과 강력한 중국을 만드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영화가 보여줬던 세계의 평화와 질서를 지키는 중국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중국이 꿈꾸는 전랑외교는 과연 영화 안에서만 멋진 모습으로 기억이 될지, 아니면 현실에서도 가능할지의 여부는 앞으로의 국제정세에 따른 중국의 움직임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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