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의 귀재' 톰 하디, 말년의 알폰소 카포네를 연기하다

톰 하디 주연 '폰조'

김준모 | 기사승인 2020/10/14 [12:01]

'변신의 귀재' 톰 하디, 말년의 알폰소 카포네를 연기하다

톰 하디 주연 '폰조'

김준모 | 입력 : 2020/10/14 [12:01]

▲ '폰조' 포스터  © 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톰 하디는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영국배우 중 한 명이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다크 나이트 라이즈’ ‘워리어’ ‘레전드’ ‘베놈등 작품에 따라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인 그는 변신의 귀재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체형부터 외모까지 자유자재로 바꾸는 건 물론 캐릭터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폰조는 이 변신의 귀재 톰 하디가 미국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갱스터 알폰소 카포네 역할을 맡았다는 사실 하나로 화제를 모았다.

 

알폰소 카포네는 미국 시카고를 중심으로 조직범죄단을 이끌었던 유명한 갱단두목으로 뺨에 흉터가 있어 스카페이스란 별명으로 불렸다. 19292성 발렌타인 데이 대학살등 수많은 폭력과 살인 사건을 배후에서 지휘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를 모티브로 한 영화 스카페이스에서 알 파치노가 기관총을 들고 대규모 총격전을 벌이던 갱스터 영화 역사에 남을 장면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가 클 것이다.

 

톰 하디의 남성적인 매력과 카리스마는 그 어떤 배우와 견주어도 밀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가 강렬하고 힘 있는 알폰소 카포네를 연기할 거라 생각한다면, 그 기대는 접어두길 바란다. 작품은 알폰소 카포네가 죽기 전 1년을 다룬다. 1932년 탈세혐의로 투옥된 알폰소 카포네는 투옥 직전 매독에 걸렸다. 30년대 당시가 매독이 불치병이었다는 걸 생각한다면 얼마나 치명적인지 알 것이다. 7년을 수감생활을 하던 그는 출소 후 자신의 저택을 향한다.

 

▲ '폰조' 스틸컷  © 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작품의 도입부는 아이들을 통해 망가진 알폰소 카포네의 모습을 보여준다. 저택에서 몰래 잠입한 누군가를 찾는가 했던 장면은 알고 보니 아이들과 숨바꼭질이다. 수많은 알폰소의 손주들은 할아버지를 피해 도망치다 마당에서 그에게 달려든다. 내리는 비와 함께 흙탕물에 젖은 알폰소의 모습은 매독의 후유증으로 뇌출혈과 폐렴을 앓고 있는 병든 노년을 보여준다. 그의 눈빛은 불안과 공포로 가득하다.

 

알폰소의 불안은 그의 주변에서 비롯된다. 그의 곁에는 가족과 조직원들, 그리고 주변에서 감시하는 경찰들이 있다. 그들이 자기 한 몸 챙기기 힘든 알폰소 곁에 있는 건 어딘가 숨겨놨을 것으로 추정되는 돈 때문이다. 아내 매 카포네는 주변에 익숙한 물건을 치우면 정신적으로 더 피폐해질 거란 주치의 카를록의 조언에도 현재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비싼 장식품들을 판다. 카를록 역시 돈이 숨겨진 장소를 알아내기 위해 알폰소를 이용하고자 한다.

 

▲ '폰조' 스틸컷  © 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궁지에 몰린 알폰소의 모습은 두 가지를 통해 표현된다. 첫 번째는 블랙코미디의 색깔에 맞춘 외형이다. 툭하면 가래를 내뱉고 침대에 대변을 보는 알폰소의 모습은 처절한 말년의 삶을 보여준다. 기저귀를 차고, 시가 대신 당근을 씹는 알폰소는 우스꽝스럽게 표현된다. 이런 표현을 택한 순간 주변 인물들을 향한 의심과 공포에서 피어나는 강렬한 서스펜스나 스릴러는 기대하기 힘들어 진다.

 

그래서 택한 방법이 두 번째, 알폰소의 과거가 투영된 망상이다. 이 망상에는 두 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과거 알폰소의 동료이자 타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조니는 어두운 과거를 상징한다. 폭력과 살인으로 물든 이 과거 속에서 그는 악어를 쏴 죽이는가 하면 성 발렌타인 대학살의 순간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이 공간에서 알폰소가 공포를 느끼는 점은 나약해진 그의 현재를 강조한다.

 

숨겨둔 아들의 어린 시절 모습은 알폰소가 기억하는 마지막이다. 그는 오랜 시간 아들의 정체를 숨긴다. 주변의 모든 이들을 믿지 못하게 된 상황에서 알폰소에게 유일한 안식처와 같은 존재, 다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을 의미한다. 이런 심리적인 전개를 택하면서 알폰소 카포네란 인물에게서 기대했던 카리스마나 폭발력은 사라진다. 환상을 통해 이를 충족시키는 서비스 컷을 보여주긴 하지만 짧은 순간이다.

 

▲ '폰조' 스틸컷  © 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초능력을 가진 사람이 모두 히어로는 아니다 라는 설정으로 독특한 히어로 무비를 선보인 조쉬 트랭크 감독다운 이 발상은 기대를 벗어나는 색다름을 택한다. 다만 이 색다름이 만족스럽냐고 묻는다면 물음표다. 죽음에 다다른 알폰소 카포네의 내면을 장면으로 표현하는데 그 흐름이 서스펜스나 드라마, 그 어디에도 확실하게 속하지 못하면서 다소 애매하다. 장르적인 쾌감을 포기한 시점에서 방향성을 통해 집중력을 잡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다.

 

다만 이런 흔들리는 방향성 속에서도 캐릭터를 힘 있게 이끌어 나가는 톰 하디의 연기는 인상적이다. 공허함과 불안 속에서 강인함을 유지하고자 애쓰는 그의 눈빛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한 남자의 일생을 담아낸다. 표류하는 배 안에서 키를 사수한 선장의 역할 덕에 그래도 폰조는 끝내 목적지에 다다르는데 성공한다. 톰 하디의 또 다른 연기변신을 확인하고 싶다면 놓칠 수 없는 영화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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