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어느 사회의 모방범일 뿐, 영화 '폴 상셰즈가 돌아왔다' [Jeonju IFF]

[전주국제영화제 현장] 파트리샤 마쥐이 감독 GV

장세영 | 기사입력 2019/05/10 [12:48]

우리도 어느 사회의 모방범일 뿐, 영화 '폴 상셰즈가 돌아왔다' [Jeonju IFF]

[전주국제영화제 현장] 파트리샤 마쥐이 감독 GV

장세영 | 입력 : 2019/05/10 [12:48]

 

©장세영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파트리샤 마쥐이 감독의 영화 '폴 상셰즈가 돌아왔다'가 상영되었다. 영화는 10년 전 종적을 감춘 흉악범 폴 상셰즈와 그를 쫓는 경찰들 간의 추격전, 그리고 심리전을 그리고 있다.

 

파트리샤 마쥐이 감독은 "한국이 처음일 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국가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주라는 도시는 아주 귀여워서 마음에 든다. 환영해 주시는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왜 조니 뎁이었냐는 엉뚱한 질문으로 시작된 관객과의 대화는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극 중 프랑스의 고속도로에서 조니 뎁이 체포되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인데 (물론 그의 이름만 사용되었을 뿐, 그가 영화에 출연하지는 않는다.) 이에 대해 파트리샤 마쥐이 감독은 영화의 배경이 되는 프랑스의 도시가 실제로 미국 스타들의 별장이 많기로 유명한 곳이라며, 영화 자체가 현실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별장을 가지고 있을 법한 유명 인물을 등장시킴으로서 영화에 현실감을 가미하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     © 전주국제영화제



 

파트리샤 감독은 폴 상셰즈의 모방범에 불과한 주인공 제라르가 죄를 뒤집어쓰면서까지 진범인 척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제라르가 직장, 가정 등의 개인적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았을 때 뉴스에서 흉악범 폴 상셰즈에 대해 접하게 되면서 그 인물에 자기 자신을 이입하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라르의 심리적 불안이 최고조로 달했을 때가 바로 사건의 발단이자 영화가 시작하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또한 “단순히 모방법에 불과했던 제라르가 경찰 마리옹을 자극하기 위해서 자신이 폴 상셰즈임을 시인하는 그 순간이 완전히 광기에 사로잡혀 진짜 ‘폴 상셰즈’가 되는 장면이며, 극 중 인물들은 폴 상셰즈를 쫓으며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나의 모습’에서 점점 멀어지고 결국은 그의 광기에 전염되고 만다”면서 인물들의 그러한 변화에 대해 말을 이어갔다. 경찰 마리옹 역시 제라르와 같이 즉흥적으로 사건에 말려들면서 변화를 거듭하는 인물로, 범인을 쫓던 경찰로서의 의무감이 결국은 광기에 휩싸이고 만다. 이러한 인물들의 광기는 자신들이 좇고 있는 무언가에서 희열을 느끼며 그것에 빠져들은 충동적 행동일 뿐이며 모방범의 발버둥도, 그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경찰의 욕망도, 거대한 세상과 사회 속에서 발버둥치는 한 자그만 개인의 모습을 나타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연장선으로, 결말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나는 여경의 모습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점이 있었는지, 결국은 모두가 상처받는다는 사회의 비극을 재조명하는 의미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 “영화 속 모든 인물들은 각자 ‘사회적으로 성공한 또 다른 나’를 꿈꾼다. 영화는 그들의 욕망을 보여줌으로써 사회의 비관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결국 그들 중 ‘또 다른 나’를 만드는 데 성공하는 사람은 없다. 모두가 손에 쥔 것 없이 떠나는 모습을 통해 결말을 그려내지만 그것은 그저 드라마의 결말일 뿐, 그러한 인물들을 통해 사회를 비판하거나 비웃고자 하는 의도는 없었다”라고 대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작동하지 않는 사회 시스템과 그 안에서 고군분투하는 개인의 이야기를 그린 것은 맞다고 덧붙이며 경찰 마리옹의 반려동물이 거북이인 이유에 대해 “등껍질 속에서 발버둥 치는 거북이의 모습이 각자 자신들의 고뇌와 싸움 속에서 몸부림치는 등장인물들의 내면을 상징하기도 하고, 방탄조끼를 필수로 입고 있어야 하는 프랑스 경찰들의 모습과 닮아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파트리샤 감독은 ‘종국에는 관객들마저 혼란이 온다. 그는 정말  상셰즈인가 아닌가? 마치 관객과의 밀당과 같은. 이런 고민을 하게 만드는 모습에 있어 스토리를 만드는 능력이 뛰어난 감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에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긴장감이 크레센도로 고조되지만, 마지막 장면에는 맥이  풀리듯 현실과 무섭게 맞닥뜨린다. 결국 관객들도 극중 인물들과 같은 사회 속에 살고 있을 뿐이다.”라고 영화의 궁극적인 결말에 대해 설명하며 관객과의 대화를 마무리 지었다.

 

[씨네리와인드 장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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