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의미를 찾아가는 유쾌한 소동극

[프리뷰] ‘애비규환’ / 11월 12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0/11/06 [14:26]

가족의 의미를 찾아가는 유쾌한 소동극

[프리뷰] ‘애비규환’ / 11월 12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0/11/06 [14:26]

 

▲ '애비규환' 포스터  © 리틀빅픽처스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애비규환은 제목이 지닌 센스가 작품에서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콩가루 가족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유머와 캐릭터의 개성을 선보인다. 콩가루 가족을 다룬 영화의 경우 지나친 무게감으로 갈등만 유발해 보는 관객을 지치게 만들거나, 지나치게 가벼워 주제의식을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이 작품은 센스를 통해 무게감을 줄이면서, 캐릭터 사이의 끈끈한 관계를 통해 가족의 관계에 대한 진중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교육자 집안에서 자란 대학생 토일은 과외를 하던 고3 호훈과 눈이 맞아 버린다. 임신 5개월의 몸으로 결혼 5개년 계획까지 세워 부모 앞에 나타난 토일. 하지만 돌아오는 건 넌 대체 누굴 닮아 그 모양이냐는 부모의 호통뿐이다. 반면 호훈의 집안은 결혼을 환영하는 건 물론, 토일을 극진하게 대한다. 이 온도차에 토일은 생각한다. 호훈의 가족이 정상적인 가정이고, 우리 가족이 이상하다고 말이다.

 

이상하기는 호훈의 가족이 더 앞이다. 하와이안 셔츠를 입은 부부와 서구식 인테리어, 열대과일과 스페인식 식사를 하는 그들은 기존 한국사회의 중년 부부의 모습이라 보기 힘들다. 반면 토일의 집안은 부모가 둘 다 교육자답게 집안의 분위기는 딱딱하지만 우리네 부모님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그럼에도 토일이 부모에게 이런 마음을 품는 이유는 이혼가정이기 때문이다. 토일이 대구에 살던 시절, 엄마는 재혼을 해 서울로 올라왔다.

 

▲ '애비규환' 스틸컷  © 리틀빅픽처스

 

토일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이어진 반항의 세월을 떠올린다. 아이를 임신하니 내가 아이였을 때가 생각난다 -> 내가 아이였을 때는 친아빠가 없어서 방황을 겪었다 -> 어쩌면 친아빠를 만나면 진짜 어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에 토일은 혼자 고향 대구로 내려가 친아빠를 찾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고대하던 친아빠를 만났건만, 그가 꾸린 새 가정과 무능력한 모습에 토일은 실망한다.

 

아빠 찾아 3만리는 이후 2부를 향한다. 서울로 돌아온 토일은 호훈이 실종되었다는 걸 알게 된다. 결혼을 앞두고 아빠가 된다는 불안 때문에 호훈이 도망쳤다 여기는 호훈의 부모와 토일의 부모, 그리고 토일에게 짐을 가져다주기 위해 서울로 올라온 토일의 친아빠는 호훈을 찾기 위해 서울 방방곡곡을 돌아다닌다. 이 과정에서 토일의 엄마와 친아빠, 새아빠는 갈등을 겪는다.

 

이들이 주고받는 대사는 각자의 캐릭터성을 강하게 보여준다. 감독은 세 부모의 직업을 통해 각자의 캐릭터성을 부각시키고 싶었다고 한다. 새아빠는 한문교사로 고지식하고 엄격한 느낌을, 엄마는 사회교사로 냉철한 느낌을, 친아빠는 가정교사임에도 가정을 방치한 아이러니한 느낌을 주고자 했다.

 

▲ '애비규환' 스틸컷  © 리틀빅픽처스

 

이들의 캐릭터는 대화 속에서 더 부각된다. 새아빠는 사자성어로 토일과 대화를 주고받을 만큼 교육에 있어 엄격하다. 동시에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토일에게 섭섭한 마음이 있다. 그래서 친아빠 앞에서 주눅이 들거나 이기려는 모습을 보인다. 친아빠는 자유분방하다. 교사란 직업을 가졌던 사람인만큼 사랑이 있지만 막상 본인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다. 그럼에도 자신을 찾아온 토일에게 중요한 존재가 되어주기 위해 그 가족과 섞이고자 한다.

 

그 사이에서 엄마는 냉철하게 두 사람을 관리하는 모습을 보인다. 친아빠가 선을 넘지 않게 대화를 자르는 장면이나, 새아빠가 기죽지 않게 도와주는 장면 등 냉온탕을 오가는 매력을 보여준다. 작품은 애비규환이란 제목처럼 아버지들에 의해 벌어지는 소동극을 다루지만 그 소동극의 중심에 선 건 두 여성이다. 토일과 토일의 엄마는 남자와 관련된 곤란한 상황을 겪었다. 토일에겐 아버지와 남편이, 엄마에게는 남편과 사위가 문제를 일으킨다.

 

▲ '애비규환' 스틸컷  © 리틀빅픽처스

 

이런 소동 사이에서 찾은 건 가족의 의미다. 때문에 남성과 여성의 서사를 함께 챙긴다. 가족은 한쪽이 아닌 양쪽이 함께 랠리를 주고받는 배드민턴과 같은 관계다. 배드민턴은 시합이 아니고는 얼마나 랠리를 주고받는지가 중요하다. 가족의 관계도 같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온전한 가족의 형태보다 중요한 건 서로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오류와 실수를 수정해 나가는 과정이다.

 

작품의 통통 튀는 대사와 시끌벅적한 상황은 이런 가족의 결합과 소통을 보여준다. 아비규환이 떠오르는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네트를 넘어가는 셔틀콕처럼, 서로의 마음에 들어가 그 속을 바라보는 미덕을 선보인다. 유쾌하게 가족의 탄생을 조명한 애비규환은 우리 모두가 품고 있는 가족사의 문제를 진솔하게 담아내며 공감을 자아낼 것이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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