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그녀들을 위해, "서포트 더 걸즈" [Jeonju IFF]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영화 '그녀들을 도와줘'

김지수 | 기사입력 2019/05/11 [15:20]

세상의 모든 그녀들을 위해, "서포트 더 걸즈" [Jeonju IFF]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영화 '그녀들을 도와줘'

김지수 | 입력 : 2019/05/11 [15:20]

 



 

‘더블 웨미’는 스포츠 바이다. 스포츠 바의 주 고객이자 타겟인 남성들을 위해, 가게 안에는 핫팬츠와 탱크톱을 입은 여성들만이 음식을 서빙한다. 리사는 바로 이 더블 웨미의 매니저이다. 그녀가 없으면 가게가 제대로 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리사는 가게의 많은 일을 담당한다. 동료들도 리사에게 “당신은 이 가게와 결혼했잖아.”, “리사 같은 훌륭한 상사는 여태껏 만난 적이 없어요.” 라고 말하며 그녀의 능력을, 그녀가 매우 유능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그녀는 모두가 인정하는 가게 최고의 매니저였다.

 

가게의 규정에 따른 웨이트리스를 뽑는 날이었다. 가게에는 핫팬츠와 탱크톱을 입은 여성들로 북적였다. 리사는 그들에게 가게의 룰을 설명하고, 면접을 보느라 정신이 없는데다, 중요한 스포츠 이벤트가 있는 날이라 마음은 더욱 급했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을 몰라주는 듯 그날은 유난히 가게 또한 말썽이었다. 천장에는 도둑이 갇혀 있었으나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고, 수사를 위해 가게에 경찰이 드나들었다. 에어컨은 고장이 났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문제보다도 더 심각한 것은 스포츠 바의 핵심이자 가게에 오는 이유, 스포츠 경기를 볼 수 있는 TV가 고장났다는 사실이었다.

 

앞서 말했듯이, 리사는 유능한 매니저이다. 그녀는 어떠한 일이든 척척 해결하는 더블 웨미의 만능 해결사였다. 이번에도 리사는 많은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나갔다. 천장 속에서 나오지 못하던 도둑이 같이 일하던 동료의 사촌이었고, TV 수리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그녀는 모든 문제를 풀어냈다. 그러나 가게의 사장은 정당하지 못한 이유로, 리사가 납득할 만한 설명도 없이 리사를 해고한다. 

 

▲ 영화 스틸컷.     © 전주국제영화제



 

 

리사에게 ‘더블 웨미’란 그녀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이는 동료들이 한 “리사는 이 가게와 결혼했잖아” 라는 대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더블 웨미는 리사에게 단순한 가게 그 이상이었다. 한 순간에 해고당해 일자리를 잃게 된 리사는 비단 일자리만 잃은 것만이 아니었다. 그녀는 그녀도 모르는 사이 많은 동료들과 유대감을 쌓고 있었고, 동료들도 그녀의 빈자리를 매우 크게 느꼈다.

 

리사를 그리워하는 동료들은 사장에게 할 ‘복수’를 실행한다. 그 복수는 가히 성공적이었다. 그녀들은 가게를 한바탕 뒤집어놓았다. 그리고는 리사가 있는 곳으로 리사를 만나러 간다. 그들은 옥상에 올라가 세상을 향해 씩씩하게, 미친 듯이 소리를 내지른다. 한바탕 웃다가 미친 듯 소리를 지른다. 허공에 울려 퍼지는 그녀들이 내지르는 목소리는 답답했던 그들의 마음을 뻥 뚫어주려는 듯 시원했다.

 

핫팬츠와 탱크탑을 입은 여성 직원들만 일하는 곳, 주 고객층이 남성인 스포츠 바. 여성들의 섹스어필로 손님을 끌어 모으는 곳. 영화의 소재를 통해 우리는 영화의 주제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추측할 수 있다. 영화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루지만, 그것을 지루하게 풀어내지는 않는다. 영화 중간 중간 관객들의 웃음소리가 터져 나올 정도로 위트 있는 유머가 자주 등장한다. 위트 있는 유머와 함께 그녀들의 억눌린 상황을 함께 보여 주며 현재 직장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고충을 우리가 떠올릴 수 있도록 만든다. 그녀들은 억눌린 상황을 여성간의 연대와 유대로 극복해낸다.

 

직장에 다니는 여성이, 아르바이트생, 일을 해 본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 영화에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속에서 한 웨이트리스를 추행했던 한 고객의 모습처럼 우리가 일을 하며 만날 수 있는 상황을 그려내기 때문이다. 그러한 점에서 영화 <그녀들을 도와줘>는 픽션이 아니라, 다큐멘터리이다.  전 세계의 많은 여성들의 상황을 생생하게 그려낸 리얼 다큐멘터리. "그녀들을 도와줘" 라는 영화의 제목은 비단 영화 속에서의 것이 아닌, 세상의 모든 '그녀들'을 위한 외침이다.

 

[씨네리와인드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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