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촌'이 전하는 소소한 웃음과 훈훈한 감동

[프리뷰] ‘이웃사촌’ / 11월 25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0/11/12 [16:59]

'이웃사촌'이 전하는 소소한 웃음과 훈훈한 감동

[프리뷰] ‘이웃사촌’ / 11월 25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0/11/12 [16:59]

 

▲ '이웃사촌' 포스터  © 리틀빅픽처스 , (주)트리니티픽쳐스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7번방의 선물로 천만 관객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 이환경 감독이 7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이웃사촌은 전작이 보여줬던 장단점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영화다. 상업영화라는 측면에 있어서는 충분히 즐길만한 매력을 지닌 이 영화는 군부독재정권을 배경으로 한다. 좌천위기에 처한 백수가장인 대권은 상부의 추천에 의해 도청팀장을 맡게 된다. 그는 대권출마가 유력한 정치인 의식을 감시하라는 임무를 부여받는다.

 

대권과 도청팀은 허술한 면모로 인간적인 매력과 함께 웃음을 자아낸다. 고기를 구워먹고, 방을 하와이처럼 꾸민 도청팀은 업무에 크게 관심이 없다. 대권은 그런 도청팀 듀오를 꾸짖으며 철저한 업무를 강요한다. 그런데 막상 최고의 허당은 대권이다. 그는 옥상에서 담배를 피우러 나갔다가 의식에게 모습을 들키는 건 물론, 의식의 집에 초대받았을 때 실수로 아이들의 이름을 부른다.

 

▲ '이웃사촌' 스틸컷  © 리틀빅픽처스 , (주)트리니티픽쳐스

 

여기서 도청이란 장치는 웃음의 키워드가 된다. 대권이 의식의 집에서 실수를 하는 소리를 생중계로 듣는 도청팀의 반응은 코믹함을 자아낸다. 의식의 집 상황을 눈으로 볼 수 없기에 비밀봉지 소리가 큰 단서가 될 거라 여기고, 나비의 빙글빙글을 듣는 걸 암호로 여긴다. ‘빙글빙글돈다는 의미가 세상을 어지럽게 한다는 이유로 금지곡이 되는 장면은 씁쓸한 웃음을 자아낸다. 웃음에 시대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웃음에 감동을 자연스럽게 담아낸 점 역시 인상적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으며 눈물샘을 자극하는 코드를 배치한다. 대권과 의식의 우정은 가족에서 비롯된다. 대권은 의식의 집을 도청하면서 그들 가족의 행복한 웃음을 듣게 된다. 특히 의식의 아들은 대권으로 하여금 자신의 아들을 많이 떠올리게 만든다. 대권은 집에서는 엄격한 아버지다. 그는 자신 때문에 자식이 받았을 상처를 의식을 통해 떠올린다.

 

작품에서 도청은 대권이 변화하는 순간을 가져온다. 대권은 입으로만 빨갱이를 외쳤을 뿐, 그들의 실제 모습이 어떤지 알지 못했다. 자신들과 다름없이 가족을 소중히 여기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는 의식의 소시민적인 모습은 대권을 변화시킨다. 의식은 소박하고 자상하면서도 의지가 강한 캐릭터로 외유내강의 정석을 보여준다. 이는 코믹한 작품의 색을 유지하면서 대권후보 의식이 지닌 무게감을 유지하는 힘을 선보인다.

 

▲ '이웃사촌' 스틸컷  © 리틀빅픽처스 , (주)트리니티픽쳐스

 

이 작품의 구성은 독일영화 타인의 삶을 떠올리게 만든다. 분단 당시 동독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비밀경찰 비즐러가 드라이만과 크리스타 커플을 감시하던 중 오히려 그들에 의해 얼음 같던 심장이 녹는 따뜻함을 느낀다는 내용을 다룬다. 비슷한 내용임에도 불구 이웃사촌타인의 삶에서 느꼈던 전율과 감성을 보여주지 못하는 이유는 이환경 감독이 지닌 도드라진 단점에 있다.

 

바로 선과 악의 극명한 구분이다. 그의 작품 속 캐릭터들은 정확하게 양분된다. 선과 악이 명확히 대립하기에 캐릭터에 다채로운 매력이 부족하다. 이런 캐릭터의 모습은 극의 전개를 단조롭게 만든다. 김실장을 비롯한 그의 무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악의 모습만 지니고, 의식의 가족과 도청팀은 선의 입장에 있다. 대권에게 감정의 변화가 있다고 하지만, 임무에만 충실한 그의 모습은 악과는 거리가 멀다.

 

▲ '이웃사촌' 스틸컷  © 리틀빅픽처스 , (주)트리니티픽쳐스

 

전작 ‘7번방의 선물역시 단조로운 구성으로 좋은 성적과는 별개로 내용적인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이런 구성의 선택은 동화 같은 느낌을 주어 이야기의 감동을 더 깊게 만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흥미의 측면에서 반감되는 작용을 한다. 엑셀을 밟아줘야 할 후반부가 다소 미적지근한 이유는 이런 점에 있다. 관객의 예측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전개다 보니 다소 답답하게 느껴진다.

 

이웃사촌은 웃음과 감동의 측면에서는 충분히 좋은 상업영화다. 대다수의 관객이 만족도를 느낄 만한 웃음을 택했고 적절한 감동을 전해준다. 이야기에 있어서도 시대상이 분명하기에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다만 단조로운 흐름이 매력적인 전개를 선보이지 못한다. 이와 별개로 특유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이환경 감독의 연출과 3년 만의 복귀작에서 무게감 있는 연기를 선보인 오달수의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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