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보이스’, 성우를 매개로 소시민의 삶을 풀어내는 배우들의 환상적인 하모니

[프리뷰] 영화 ‘뷰티풀 보이스’ / 5월 22일 개봉 예정

강준혁 | 기사입력 2019/05/13 [10:57]

‘뷰티풀 보이스’, 성우를 매개로 소시민의 삶을 풀어내는 배우들의 환상적인 하모니

[프리뷰] 영화 ‘뷰티풀 보이스’ / 5월 22일 개봉 예정

강준혁 | 입력 : 2019/05/13 [10:57]

▲ 영화 '뷰티풀 보이스' 포스터.     © Daum 영화

 

“터지기 일보직전!” 2018년 제 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비롯해 제 44회 서울독립영화제 등 국내 유수 영화제에서 많은 호평을 이끌어내었던 영화 ‘뷰티풀 보이스’(원제 ‘하쿠나 마타타 폴레 폴레’)가 마침내 5월 22일 극장에서 정식으로 개봉한다. 본 영화는 단 하루 만에 좁은 스튜디오 안에서 여러 성우들이 녹음을 진행해야 하는 열악한 조건의 프로젝트 아래 막무가내, 당혹스러운 상황들이 연이어 벌어지며 좌충우돌하는 코미디를 담고 있다. 이전까지 국내에서 한 번도 다루어지지 않은 성우들의 이야기라는 신선한 소재를 답답한 우리네 삶과 잘 연결시켜 한 편의 극으로 승화시킨 ‘뷰티풀 보이스’는 배우들의 톡톡 튀는 매력으로 대작이 즐비한 5월의 영화계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고자 한다.

 

‘뷰티풀 보이스’를 감상할 때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무엇보다도 배우들의 열연이라 할 수 있다. 본 영화에서 성우 공채에 떨어진 뒤 1인 방송 더빙 아티스트로 활동하다 새로운 기회를 잡은 ‘민수’ 역을 맡은 이이경은 실제 성우에게 일대일로 특별 훈련을 받기까지 하며 배역에 대한 책임감을 불태운 바 있다. 또, 4차원을 넘어 16차원의 정신세계를 가졌지만 수준급의 실력을 가진 ‘유리’ 역을 맡은 문지인, 배우로 전향했지만 단역을 전전하다 성우 일을 다시 맡은 ‘은아’ 역을 맡은 김민주, 과거 최고의 악역 전문 성우였지만 세월에 지쳐버린 ‘광덕’ 역을 맡은 김정팔까지 실제 성우들마저도 깜짝 놀랄 만한 ‘목소리 연기’를 선보이며 영화에 한 층 실감을 더해준다. 이 뿐 만이 아니다. 갑과 을의 사이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현실적인 캐릭터 ‘박 대표’ 역을 맡은 박호산은 실없어 보이는 아재 개그를 연이어 던지면서도 극의 중심을 탄탄하게 잡아주고, 터무니없는 갑질을 뻔뻔스러운 얼굴로 일삼는 ‘강 팀장’ 역의 배유람, 그 갑질을 온몸으로 받으며 답답한 감정을 온몸으로 표출하는 배우 연제욱까지 모두가 확실하게 본연의 캐릭터를 200% 이상 소화하는 데 성공한다. 박호산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으며, 특히 연제욱의 경우 본 작품의 실질적인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짜증이 날대로 짜증이 난’ 인간적인 연기를 훌륭하게 선보인다. 영화의 주제를 관통하는 명대사도 그의 입으로부터 나오니 반드시 참고하기 바란다.

 

‘뷰티풀 보이스’의 또 하나의 포인트는 스튜디오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풀어가는 성우들의 이야기가 일반적인 소시민의 삶을 압축하여 담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좁은 공간에서 일어나는 군상극은 이미 익숙한 영화적 장치이겠지만, 성우를 중심으로 풀어내는 이야기는 확실히 이전까지 접할 수 없었던 신선한 소재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김선웅 감독은 “우리 삶 속의 다양한 곳에서 성우 분들의 목소리를 접할 수 있는데, 막상 그들의 모습은 볼 수가 없다. 이러한 직업적 특성을 생각했을 때, 성우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름다운 꿈을 꾸는 다양한 이들을 대변할 수 있는 좋은 소재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라 밝힌 바 있다. 즉, 본 영화에 등장하는 성우의 세계는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등장인물들은 너나할 것 없이 저마다의 사연을 가슴 한 편에 두는데, 이들의 고민은 우리의 고민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육아로 인한 경력의 단절, 취업의 실패, 과거의 영광에 대한 그리움과 지나가는 세월에 대한 야속함 등 현실적인 문제를 캐릭터에 고스란히 녹여내어 공감대를 자아낼 수 있는 것이다. 성우 뿐만이 아니라, 특히 악덕 광고주의 성화와 갑질에 시달리는 이 감독과 박 대표의 모습은 ‘현시대의 짠내나고 웃픈 현실’을 그대로 묘사하고 있다. 특히 김선욱 감독이 언론 시사회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과거 광고 연출 당시 본인이 실제로 경험했던 상황을 영화에 반영하여 두 사람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되었다고 하니 더욱 사실적인 묘사를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 영화 '뷰티풀 보이스' 스틸컷.     © Daum 영화

 

물론 본 영화에 대한 아쉬운 점도 있다. 우선, 한정된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전개의 한계상 스토리라인이 다소 늘어지는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최종적으로 감동을 뽑아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코미디가 사그라진 일부 장면들이 눈에 보인다. 또, 계속해서 갈등을 만들어내기 위해 ‘강 팀장’은 완벽한 악역의 위치에 놓이게 되었는데, 다른 등장인물들이 나름대로의 사정을 가진 복합적인 캐릭터라는 것을 감안하였을 때 이는 다소 아쉬운 내역이다. 물론 그렇기에, 후반부에 폭발하는 유머와 카타르시스가 한 층 더 강조될 수 있기는 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카타르시스를 만들어내기 위해 초중반부가 지나치게 ‘고구마를 먹은 느낌으로’ 희생되어 관객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크게 갈릴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성우들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했기에 필연적으로 그와 연관된 유치한 대사가 자주 반복되어 나오기에 오글거릴 수 있다는 점도 주의. 특히 ‘유리’의 경우 ‘오타쿠에 대한 이미지’를 집약해 넣은 캐릭터로 확실히 거북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한편 패러디의 요소도 곳곳에 보인다. 아는 사람에게는 확실히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조금 갸우뚱하게 만들 수도 있는 장면이 있는데, 한 가지 힌트를 주자면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국내에서도 흥행하여 한국 성우들도 연습을 많이 하는 작품’으로, 미리 알고 본다면 본 장면에 대한 확실한 공감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 영화 '뷰티풀 보이스' 언론 시사회.     © 강준혁

 

언론 시사회에서 김선웅 감독은 “이 영화는 전체관람가로 모든 사람들이 다 즐길 수 있게 만들었으며, 또한 지금 살고 있는 사회를 대변하고 있는 이야기로 만들었다”며, “이 영화의 에너지를 통해 모든 사람들이 희망을 가지고 자신의 방식으로 긍정적인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박호산 배우는 “‘족구왕’이 생각나는 영화다. 독립영화로 시작해 상업영화의 탈을 쓰게 되었는데 저희 영화도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밝혔고, “성우들의 이야기지만 직장인들에게 가장 알맞은 이야기가 아닐까. 한 번씩 보시고 스트레스를 풀었으면 한다”고 코멘트를 마쳤다. 이처럼, ‘뷰티풀 보이스’는 크게 자극적인 테이스트 없이 현실에 얽힌 코미디를 통해 영화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박호산 배우가 말한 바와 같이 본 영화는 독립영화의 위치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상업영화로 발돋움한 긍정적인 사례로, 문지인 배우가 밝힌 바와 같이 ‘한 떨기 작은 꽃 같은 영화’라 할 수 있다. 정식으로 개봉되기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렸던 만큼 본 영화가 맞이할 결과에 상관없이 많은 응원을 보내 본다.

 

[씨네리와인드 강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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