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CAF|순수한 상상력을 통해 말하는 공생의 의미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상영작] ‘야콥과 미미와 말하는 개’ / Jacob, Mimmi and the Talking Dogs

김준모 | 기사승인 2020/11/14 [09:02]

SICAF|순수한 상상력을 통해 말하는 공생의 의미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상영작] ‘야콥과 미미와 말하는 개’ / Jacob, Mimmi and the Talking Dogs

김준모 | 입력 : 2020/11/14 [09:02]

 

▲ '야콥과 미미와 말하는 개' 스틸컷  © SICAF2020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어른과 아이의 가장 큰 차이는 상상력에 있다. 어른은 아는 게 많은 만큼 보이지 않는 걸 생각해내는 능력이 부족한 반면, 아이는 모르는 만큼 그 빈 공간을 상상력을 통해 채워나간다. 때문에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나는 현상이나 지식에도 호기심을 느낀다. ‘야콥과 미미와 말하는 개는 상상력이 풍부한 소년 야콥과 잘난 체하는 사촌 미미의 이야기를 통해 상상 속에 존재할 법한 관계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이야기다.

 

야콥은 아버지의 출장으로 사촌 미미의 집에서 지내게 된다. 미미의 아버지는 실직자이지만 딸의 성화로 직장을 구하기 위해 애를 쓴다. 야콥은 미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볼품없는 집에 살면서 자신감이 넘치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미미는 나무 위에 만든 평평한 공간으로 야콥을 안내하며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만들어 준 특별한 집이라 말한다. 이에 야콥은 이 도시를 자신의 아버지가 설계했다 말하지만, 미미는 이 집은 자신만의 것이니 더 특별하다고 말한다.

 

티격태격 하던 두 사람은 우연히 길에서 말하는 개 보스를 만나게 된다. 알고 보니 이 마을에는 보스를 비롯해 말을 할 줄 아는 떠돌이 개가 다수 존재했던 것이다. 개들의 아지트인 공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야콥과 미미는 마을의 건축 계획을 알게 된다. 이 공원을 밀어버리고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야콥과 미미는 이 계획을 막기 위해 필사의 계획을 세운다.

 

작품의 재미는 두 가지 점을 뽑을 수 있다. 첫 번째는 이 작전을 막기 위한 무모하고도 순수한 계획이다. 개들을 동원해 공사판 인부들을 겁주는가 하면, 설계도 도면을 바꾸고자 몰래 현장에 잠입하기도 한다. 그 바꾸고자 하는 설계도가 자기들이 그린 그림이라는 점은 그 순진함에 기분 좋은 웃음을 짓게 만든다. 지역의 이권에 따라 움직이는 어른들과 달리 친구가 된 개들의 보금자리를 지켜주고자 하는 마음을 자연스럽게 응원하게 된다.

 

▲ '야콥과 미미와 말하는 개' 스틸컷  © SICAF2020

 

두 번째는 반려견의 의미다. 최근 사람과 동물 사이에는 애완 대신 반려라는 단어가 쓰이고 있다. 애완이 소유물의 의미가 강했다면, 반려는 함께 나아가는 동료의 의미를 지닌다. 동물과의 교감은 마치 그 동물이 사람처럼 내 말을 이해하고 대화를 나눴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게끔 한다. 보스를 비롯한 말하는 동물들은 이런 반려의 의미를 강화시키며 판타지의 매력에 빠지게 만든다.

 

이 판타지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건 공생이다. 애완이 반려로 변화된 건 공생의 의미가 강화됐다는 의미다. 이전에는 지켜주고 보살펴줘야 하는 존재로 동물을 인식했다면, 이제는 가족처럼 느낀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아파트에서 개를 기를 때는 꼭 성대수술을 시켰다. 반려의 의미가 강해지면서 이 수술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공생의 관계는 동등함을 지닌다. 애완이 아니기에 내 마음대로 상대에게 피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

 

야콥과 미미가 공원을 지키고자 하는 건 공생을 위해서다. 말을 할 수 있는 보스는 인간과 다른 생물이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인간이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환경주의가 아닌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며 함께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한다는 생태주의의 자세를 보여준다. 어린아이들의 눈높이에서는 모든 생명이 가치가 있고 소중히 대해야 한다는 다양성의 공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야콥과 미미와 말하는 개는 어린아이의 입장에서 상상했던 세계가 실현되는 쾌감을 통해 어른들에게 큰 깨달음을 주는 애니메이션이다. 정보화 시대에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살아간다. 때문에 무언가를 상상하며 이뤄내는 즐거움을 얻지 못한다. 어린아이의 행복은 상상에서 온다. 세상의 부정적인 측면이 아닌 긍정적인 측면을 만들어내는 힘. 이 작품은 그 힘을 불어넣어 주는 힘찬 기운을 지니고 있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보도자료 및 제보|cinerewind@cinerewind.com

김준모
씨네리와인드 기획취재부
rlqpsfkxm@cinerewind.com

Read More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