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Disappointing Film Like It

[프리뷰] ‘나이스 걸 라이크 유’ / 11월 18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0/11/16 [14:02]

A Disappointing Film Like It

[프리뷰] ‘나이스 걸 라이크 유’ / 11월 18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0/11/16 [14:02]

 

▲ '나이스 걸 라이크 유' 포스터  © (주)영화사 빅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우리는 살면서 남들에게 말하기 힘든 곤란한 문제를 안고 살아간다. 남에게 이야기하지 않을 절친한 친구 몇 명하고만 공유하는 그런 문제가 누구에게나 있다. 성적인 문제도 그중 하나다. 남들에게 고민을 털어놓기는 힘들지만, 혼자 안고 가기에도 곤란하다. ‘나이스 걸 라이크 유는 한 여성의 성적 고민을 다룬 작품이다. 바이올리니스트 루시는 일도 사랑도 잘 풀리지 않는 곤란한 상황에 놓여 있다.

 

사랑은 매 순간 영화나 드라마처럼 로맨틱하지 않다. 특히 섹스의 순간 더 그렇다. ‘나인 하프 위크의 미키 루크와 킴 베이싱어처럼 섹시한 몸매의 두 주인공이 나누는 정사는 본인이 두 배우처럼 성적인 매력을 지니지 않고서야 힘들다. 때문에 섹스 판타지라는 말이 나오고 이를 충족시키는 포르노가 인류의 역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루시는 어느 날 남자친구한테 섹스를 너무 못한다는 말을 듣게 된다.

 

루시는 섹스에 별다른 관심이 없다. 사랑하니까 관계를 맺을 뿐이다. 남자친구는 섹스 역시 사랑의 의무라 여긴다. 이별통보에 충격을 받은 루시는 남자들이 원하는 성적으로 어필이 가능한 여자가 되기 위해 ‘S 목록을 만든다. 조금 과감하게 표현하자면 야한 여자가 되고자 한다. 그런 그녀 앞에 그랜트라는 훈훈한 남자가 등장한다. 매너 좋고 여자의 입장에서 마음을 바라봐줄 줄 아는 그랜트와 루시의 썸은 이 화장실 코미디에 로맨스를 첨가한다.

 

▲ '나이스 걸 라이크 유' 스틸컷  © (주)영화사 빅

 

화장실 코미디의 힘은 저급함에 있다. 음담패설, 지저분한 상황설정, 성적농담 등 사회적 금기로 여기는 측면을 자극해 쾌감을 자아낸다. 이 작품 역시 루시가 개인적인 성적 고민을 친구들에게 털어놓으며 일종의 훈련을 받는다는 점에서 화장실 코미디의 저력을 보여준다. 루시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야한 소설을 읽는 장면이나 야한 말을 내뱉다가 기운이 빠져 화장실에서 주저앉아 버리는 상황 등이 재미를 준다.

 

문제는 작품이 보여주는 색깔, 루시의 캐릭터, 나아가는 방향성이 삼위일체(三位一體)를 이루지 못한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했듯 작품의 색깔은 화장실 코미디다. 반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루시는 순수하고 고고한 캐릭터다. 바이올리니스트라는 점부터가 이를 보여준다. 화장실 코미디 작품 중 잘 된 영화를 예로 들어보자. 섹스 코미디의 대표격인 영화 아메리칸 파이의 경우 총각 딱지를 떼고 싶은 고등학생들이 펼치는 소동극을 보여준다.

 

이들의 목적은 작품의 지저분한 색과 일치하며, 이에 도달하려고 애를 쓰거나 모자란 모습이 재미를 준다. 루시는 야한 여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있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아니, 그럴 수 없다. 성에 있어 남자와 여자는 입장이 다르다. 남자는 애를 써도 안 되는 상황을 유머러스하게 만들 수 있지만, 여성은 그런 상황이 닥치기 힘들다. 루시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야한 여자가 될 수 있다.

 

▲ '나이스 걸 라이크 유' 스틸컷  © (주)영화사 빅

 

그녀가 그럴 수 없는 건 결국 자존심의 문제다. 캐릭터가 이질적이게 느껴지는 건 작품이 보여주지 않아도 이 자존심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장실 코미디에 맞춰 망가져야 하는 주인공이 자존심으로 똘똘 뭉쳐있다 보니 웃음의 매력이 살아나지 않는다. 90년대나 2000년대 같은 화장실 코미디의 지저분함이 없는 것이다. 아이돌 그룹이 예능 프로그램에 나왔는데 이미지 유지를 위해 망가지지 않는 선에서 웃음을 주고자 하는 모습과 같다.

 

그렇다면 MC가 프로그램 끝까지 어떻게든 리듬감을 살려 진행을 해야 하는데 나아가질 못한다.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로맨스의 부재가 크다. 화장실 코미디와 루시의 캐릭터 어디에도 맞추기 힘들다 여겼는지 중간에 붕 떠버리다 급하게 매듭을 짓는다. 주제의식이 약한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영화에서 장르적인 매력 중 하나를 포기해버리니 방향성이 올곧게 유지될 수 없다. 여러모로 보이지 않는 실이 꼬였다.

 

‘40살까지 못해본 남자같은 웰메이드 섹스 코미디를 생각했다면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성보다 중요한 건 사랑이라는 이야기를 하기에는 구성적으로 부족하며, 장르적인 쾌감은 더더욱 떨어진다. 우리가 옷을 입을 때 상의, 하의, 신발까지 알맞게 고려하듯 영화에서도 방향성과 장르적 색깔, 캐릭터의 특성 등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 화장실에서 깨끗한 휴지를 찾기 위해 휴지통 안을 뒤지는 기분을 남기는 영화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보도자료 및 제보|cinerewind@cinerewind.com

김준모
씨네리와인드 기획취재부
rlqpsfkxm@cinerewind.com

Read More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