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케인'의 진짜 각본가? 데이빗 핀처가 그린 3040 할리우드

[프리뷰] ‘맹크’ / 11월 18일 극장 개봉, 12월 4일 넷플릭스 공개

김준모 | 기사승인 2020/11/17 [16:23]

'시민 케인'의 진짜 각본가? 데이빗 핀처가 그린 3040 할리우드

[프리뷰] ‘맹크’ / 11월 18일 극장 개봉, 12월 4일 넷플릭스 공개

김준모 | 입력 : 2020/11/17 [16:23]

 

▲ '맹크' 메인 포스터  © 넷플릭스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창작자에게 있어 가장 의미 있는 순간은 오랜 숙원을 이룰 때일 것이다. 머릿속에서만 가능했던 상상이 현실이 되는 시간이 주는 짜릿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데이빗 핀처 감독은 무려 30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아버지의 꿈을 이뤄줄 수 있었다. 그가 넷플릭스를 통해 선보이는 신작 맹크는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 시민 케인의 시나리오를 누가 집필했는지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됐다.

 

데이빗 핀처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였던 아버지 잭 핀처가 은퇴 후 시나리오를 쓰고 싶다고 했을 때 이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잭 핀처는 시민 케인진짜시나리오 작가인 허먼 J. 맹키위츠의 이야기를 집필하기로 한다. 맹키위츠는 맹크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인물로 뛰어난 재능을 지닌 시나리오 작가였다. 작품은 1940년대와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1930년대는 대공황으로 할리우드가 암흑기에 접어들었을 때이다.

 

당시 할리우드는 스튜디오로 회사가 운영되었을 때다. 스튜디오의 경우 모든 촬영을 세트 내부에서 진행한다. 때문에 감독부터 작가, 배우까지 모두 스튜디오에 소속되어 있다. 맹크 역시 당시 할리우드 5대 스튜디오 중 하나였던 MGM 소속의 작가로 활동한다. 그는 냉소적이고 솔직하며 동시에 자신의 재능에 대해 확신을 지니고 있지 않다. 알코올 중독에 빠진 맹크의 모습은 세상에 대한 반발처럼 보이기도 한다.

 

▲ '맹크' 스틸컷  © 넷플릭스

 

맹크는 사회주의자다. 당시 맹크를 비롯해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는 대부분이 사회주의자였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좌파 성향이 강하다. 때문에 그는 황색 언론의 선구자인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를 비롯해 제작자 어빙 솔버그 등과 갈등을 겪는다. 그는 자신처럼 영화계에서 꿈을 이루고 싶지만 쉽지 않은 윌리엄의 애인이자 배우인 매리언 데이비스에게 동정과 연민의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이 윌리엄과 매리언은 후에 그가 쓰는 시민 케인의 아이디어가 된다. 그러면 40년대, 맹크가 시민 케인의 시나리오를 쓰던 당시는 어땠을까. 30년대까지 잘 나가던 시나리오 작가였던 그는 알코올 중독으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다. 당시 영화제작사 RKO 픽쳐스는 회사를 성장시키기 위해 젊은 나이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던 감독 오손 웰스를 영입한다. 그리고 맹크에게 기회를 주기로 한다.

 

10년 사이, 맹크의 인생은 크게 변한다. 그의 사회주의 활동 이력과 알코올 중독은 제작자에게 믿음을 주지 못한다. 때문에 그는 돈은 받지만 엔딩 크레딧에 이름은 빠지기로 한다. 맹크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집필활동을 한다. 30년대의 과거는 그가 왜 시민 케인을 쓰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며, 40년대의 현재는 그 과정에서 부딪치게 되는 현실의 벽과 자본과 사상에 더 심취된 이들에게 느끼는 절망을 표현한다.

 

▲ '맹크' 스틸컷  © 넷플릭스

 

데이빗 핀처 감독은 흑백 화면을 원했고, 때문에 제작사를 찾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흑백영화 자체가 성공을 거두기 힘든 시장을 생각했을 때 그의 이 도전은 의미가 있다. 그 당시의 질감을 살리면서 시민 케인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이 영화의 연장선이 시민 케인같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자본과 사상에 침식당하는 할리우드의 모습을 시대의 텀을 두고 표현한 점 역시 인상적이다.

 

다만 전개에 있어서는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데이빗 핀처의 연출은 어떤 시나리오를 받아도 유려하게 표현할 수 있지만, 시나리오 자체를 매력적으로 비추는 기술력은 편차가 있다. ‘나를 찾아줘를 생각했을 때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의 텔링은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이 작품 역시 조금은 잔가지를 쳐내고 밀도를 높였다면 흥미를 더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어쩌면 한국 관객의 입장에서 30~40년대 할리우드에 대한 관심 부족이 이유일지도 모른다.

 

▲ '맹크' 스틸컷  © 넷플릭스

 

데이빗 핀처의 연출력은 적재적소의 뛰어난 캐스팅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주인공 맹크 역의 게리 올드만은 역시라는 생각이 들 만큼 극을 힘 있게 이끌어 나간다. 30년대와 40년대의 맹크가 지닌 온도차를 보여준다. 여기에 발견은 아만다 사이프리드다. 매리언 캐릭터는 본인의 옷을 입은 거처럼 매력적이다. 당시 할리우드의 금발 여배우의 이미지를 내면서 할리우드란 공간에서 느끼는 개인적인 갈등을 심도 있게 표현한다.

 

맹크시민 케인을 다시 돌려보게 만드는 마력을 지닌 작품이다. 영화의 장면 하나하나가 시민 케인을 연상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화면의 질감부터 맹크의 시선으로 바라본 30년대의 미국 사회까지 프롤로그를 기획한 느낌이다. 비록 아버지에게 영화를 보여줄 수는 없었지만 데이빗 핀처는 그 시나리오를 의미 있게 구현해내는데 성공했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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