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wonderful) 또는 호러블(horrible)

[프리뷰] '마이 미씽 발렌타인' / 1월 14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1/01/11 [10:00]

원더풀(wonderful) 또는 호러블(horrible)

[프리뷰] '마이 미씽 발렌타인' / 1월 14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1/01/11 [10:00]

 

▲ '마이 미씽 발렌타인' 포스터  © (주)트리플픽쳐스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중화권에서 권위 있는 시상식으로 알려진 금마장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해 5관왕에 오른 마이 미씽 발렌타인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는 드물게 작품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영화다. 대만에서 개봉 당시 입소문을 타고 역주행에 성공해 15주 이상 장기상영에 성공한 건 물론, 국내에서도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당시 오픈 시네마 부문에 초청되어 호평을 들은 바 있다.

 

최근 충무로에 로맨스 영화가 실종되면서 중화권 로맨스 영화가 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나의 소녀시대’ ‘안녕, 나의 소녀’ ‘소년시절의 너등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작품들이 개봉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마이 미씽 발렌타인역시 사랑스런 매력을 지닌 영화라는 점에서 열풍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의 계륜미,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천옌시 등 대만 여배우들이 영화의 성공으로 국내에서 인기를 끈 거처럼, 이 작품의 이패유 역시 그런 가능성을 보여준다.

 

▲ '마이 미씽 발렌타인' 스틸컷  © (주)트리플픽쳐스

 

내 사랑은 어디에 있을까, 샤오치

 

작품은 두 주인공, 샤오치와 타이의 시점을 기준으로 극이 나눠진다. 전반부는 1초 빠른 여자, 샤오치의 시점에서 진행된다. 학창시절부터 항상 남들보다 1초가 빨랐던 샤오치는 한 번도 사랑을 해본 적이 없다. 혹 자신이 너무 빨라서 사랑하는 사람을 발견하지 못한 게 아닐까 생각하던 그녀는 우연히 길거리에서 한 남자를 만나고 사랑에 빠진다. 그와의 로맨틱한 발렌타인데이를 기대하던 샤오치는 다음 날, 눈을 뜨고 의아함을 느낀다.

 

피부가 마치 해변이라도 간 듯 빨갛게 익어있는 것이다. 발렌타인데이 행사장에 간 그녀는 어제가 발렌타인데이였다는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된다. 가장 중요한 날이 증발해 버린 샤오치는 연락이 되지 않는 남자친구와 발렌타인데이를 찾기 위해 경찰을 찾아가기에 이른다. 잃어버린 시간을 추적하던 그녀는 과거와 마주하게 되고, 잊고 살아왔던 소중한 사람에 대해 알게 된다.

 

샤오치의 이야기는 러블리한 느낌을 풍긴다. 사랑을 찾고 싶은 그녀는 처음 만나는 남자친구 앞에서 수줍은 면모를 보인다. 남자친구가 선물한 도시락을 먹으며 전율을 느끼는 장면이나, 그녀가 일하는 우체국에서 둘만의 신호를 주고받는 장면은 사랑스런 매력을 보여준다. 여기에 라디오를 통해 마음을 표현하는 장면이나 집안을 수호하는 도마뱀 정령이 나타나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힌트를 주는 장면 등은 서정적인 판타지의 매력을 보여준다.

 

▲ '마이 미씽 발렌타인' 스틸컷  © (주)트리플픽쳐스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타이

 

샤오치의 시간이 1초 빠르게 흐른다면, 타이의 시간은 1초 느리게 흐른다. 학창시절부터 모든 게 1초 느렸던 타이는 버스기사로 일을 하면서도 느리게 운전을 한다. 주변에서 보면 답답하지만 자신만의 세상에서 행복을 누리는 타이에게도 고민이 있다. 바로 사랑이다. 학창시절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만날 수 없었던 타이는 자신이 느리기 때문에 사랑도 빨리 지나가 버리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여느 날처럼 버스를 운전하던 타이는 승객으로 탑승한 기억 속 첫사랑과 만난다. 거북이처럼 그녀의 뒤를 따라다니던 타이에게 예기치 못한 특별한 순간이 다가온다. 샤오치와 타이를 동시간대에 두면서 샤오치의 현실에 빈 공간을 타이의 판타지로 채워나간다. 이런 구성은 두 사람의 특성에서 비롯된다. 샤오치는 1초가 빠르고 타이는 1초가 느리다. 두 사람은 같은 공간에 있어도 서로를 찾기 힘든 환경에 있다.

 

작품은 판타지를 극대화시킨 장면을 통해 이 시간을 마법처럼 봉합하는 순간을 선사한다. 이 과정에서 편지, 사진, 버스 같은 레트로의 느낌을 주는 소재를 통해 첫사랑이 지닌 순정과 아련함을 극대화시킨다. 샤오치가 영화를 보러 가는 장면과 타이가 사진 찍기가 취미라는 점은 결말에 대한 복선이면서 작품의 사랑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며 함축성을 더한다. 샤오치의 시간은 영화처럼 빠르게 진행되는 반면 타이의 시간은 사진처럼 그 자리에 남아있다.

 

▲ '마이 미씽 발렌타인' 스틸컷  © (주)트리플픽쳐스

 

원더풀 또는 호러블

 

마이 미씽 발렌타인은 한 부분이라도 스포일러를 하면 전체 내용을 줄줄이 사탕으로 말해야 할 만큼 거미줄처럼 짜인 구성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촘촘한 구성을 발렌타인데이에 어울리는 달콤한 로맨스로 포장하면서 귀여운 러브 판타지를 선보인다. 다만 이 영화가 보여주는 판타지는 누군가에게는 원더풀(wonderful)로 다가오는 반면, 호러블(horrible)로 느낄 가능성도 지니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경우 사랑의 판타지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다소 범죄로 비춰질 측면을 지니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게 스토킹이다. 작년에 개봉했던 <해적, 디스코 왕 되다>로 유명한 김동원 감독의 <, 나리오>를 예로 들자면 작품 속 주인공은 헤어진 연인을 잊지 못해 그 집 앞에서 취사를 한다. 그의 행동은 영화적인 전개에서 보자면 헤어진 연인을 잊지 못한 미련에 순수한 마음으로 그 주변을 배회한다고 할 수 있다.

 

허나 현실적인 감각에서 볼 때는 스토킹이다. 이 작품의 판타지 역시 마찬가지다.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타이가 잊지 못한 첫사랑과 함께 한 시간에서 보여주는 장면은 영화적으로 볼 때는 수줍은 사랑의 꿈같은 결실이지만, 현실적인 측면에서는 개인의 욕망으로 상대에게 원치 않는 추억을 만든 섬뜩한 행위로 비춰질 수 있다. 만약 이 지점에서 원더풀을 느꼈다면 달달한 로맨스와 함축된 감정이 주는 애틋함을 느낄 것이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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