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은 동물 친구들과 싸이퍼 랩을 한다!? [SEFF]

[서울환경영화제 상영작] 영화 '릴리와 동물 친구들'

김재령 | 기사입력 2019/05/27 [11:11]

요즘 애들은 동물 친구들과 싸이퍼 랩을 한다!? [SEFF]

[서울환경영화제 상영작] 영화 '릴리와 동물 친구들'

김재령 | 입력 : 2019/05/27 [11:11]

 

▲ 영화 '릴리와 동물 친구들' 공식 포스터     ©DAUM 영화

 

 필자는 어린 시절에 영화를 통해서 소중한 동물 친구들을 만났다. '곰돌이 푸'에서는 동물이 인간처럼 말을 하고 행동하는 것을 보고는 동물에게도 마음이 있다는 걸 배웠다. '101마리 달마시안'을 통해서는 동물을 괴롭히는 사람은 혼쭐이 나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이처럼 동물 친구 영화는 어린이들에게 백과사전이나 생물 교과서에서는 배울 수 없는 소중한 가르침을 준다.

 

 즉, 아동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동물 친구 영화는 현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너희는 동물을 소중히 여겨서, 우리가 범한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아 달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매개체이다. 그렇기에 필자는 어린이 단체 관람객 사이에 끼어서 봐야 하는 부끄러움을 감수하고, 영화 '릴리와 동물 친구들(2018)'을 통해 최근에 제작된 동물 친구 영화는 이러한 메시지를 잘 전달하고 있는지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 영화 '릴리와 동물 친구들' 스틸컷     ©DAUM 영화

 

 주인공 릴리는 동물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특별한 열한 살 소녀이다. 동물원에서 동물이 잇따라 납치당하자, 릴리는 학교 친구들과 힘을 합쳐서 동물 구출 작전에 나선다.

 영화에서는 '재수 없는 퀸카 무리'나 '강아지 가죽을 벗겨서 가방과 옷을 만들려고 하는 악당'과 같은 친숙한 캐릭터들이 나와 어른 관객들에게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살려 준다. 그렇지만 요즘 애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영화인 만큼 필자에게 세대 차이를 실감하게 해주는 요소도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필자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아역 배우들이 싸이퍼(여러 사람이 돌아가면서 랩을 하는 것)로 동물 친구의 소중함을 말하는 장면이다. 어린 친구들이 어찌나 스웨그가 넘치는지 흡사 '언프리티 랩스타'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다소 딱딱하게 들릴 수 있는 교육적인 메시지일지라도 요즘 애들의 관심사에 맞춰서 흥미롭게 전달하는 부분에서 제작진의 센스가 돋보였다.

 

 스마트폰을 능숙하게 다루는 요즘 애들의 시대상은 영화에서 잘 반영되어 있다. 릴리와 친구들은 악당을 추적할 때 스마트폰으로 서로에게 연락을 취하거나, 범행 증거를 동영상으로 남기는 최첨단 수사(?)를 선보인다.  

 이처럼 스마트폰은 악당으로부터 동물을 구할 때 유용하게 쓰이는 등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 주지만, 때로는 잘못된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동물 친구가 고통받기도 한다. 퀸카 소녀는 동물원 우리에 들어가서 새끼 코끼리와 셀카를 찍으려고 한다. 하지만 새끼 코끼리는 전염병에 걸려 격리된 어미와 헤어지고는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였기에, 낯선 사람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걸 극도로 경계하고 있었다. 새끼 코끼리가 싫은 내색을 내비쳤는데도 불구하고 퀸카 소녀가 강제로 스마트폰을 들이대자, 사육사 아저씨는 '동물은 장난감이 아니야!'라고 말하며 일침을 가한다. 이는 어린이 관객들뿐만 아니라 SNS 인증샷을 위해 동물을 괴롭히거나 자연을 훼손하는 어른들도 필히 새겨들어야 한다.

 

▲ 영화 '릴리와 동물 친구들' 스틸컷     © DAUM 영화

 

 영화는 동물 권리에 대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지만, 그 점에 관하여 미흡한 부분도 눈에 띄었다. 동물원에 있는 펭귄 커플은 인간들에게 연극 쇼를 보여주면서 재주를 뽐낸다. 악당들에게 붙잡혀서 감금되었을 때는 인간에게 더는 연극을 보여주지 못하게 된 걸 아쉬워한다. 아마 제작진의 의도는 동물 캐릭터에게 개성을 부여함으로써 아이들에게 동물을 친근한 존재로 인식시키려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동물원에서 진행되는 동물 쇼는 동물을 신체적, 정신적으로 학대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얼마 전에도 국내에서 관련 이슈가 도마에 오른 상태다. 이러한 캐릭터를 통해서 어린이 관객들이 동물 쇼에 참가하는 모든 동물은 쇼를 즐기고 있다는 인식을 무의식적으로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와 관련해서는 제작진이 좀 더 신중해야 했다고 생각한다.

 

 어린이 관객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도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동물 권리 문제가 해결되어 있지 않을 수 있다. 혹은 지금 우리가 대수롭지 생각하지 않는 부분도 나중에는 동물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여겨져 새로운 이슈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럴 때마다 지금의 어린이 관객들이 동물 친구 영화를 떠올리면서 동물은 우리가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는 친구라는 사실을 기억해내길 바란다.

 

 * 영화 '릴리와 동물 친구들'은 서울환경영화제에서 상영되며, 5월 29일 수요일 14:30에 서울극장 5관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씨네리와인드 김재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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