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픈 곳에서 피어난 가장 따뜻한 이야기 영화 ‘소원’

신파극 대신 담담하게 전하는 치유의 이야기

김두원 | 기사입력 2019/05/28 [10:20]

가장 아픈 곳에서 피어난 가장 따뜻한 이야기 영화 ‘소원’

신파극 대신 담담하게 전하는 치유의 이야기

김두원 | 입력 : 2019/05/28 [10:20]

 

▲ 영화 '소원' 메인 포스터     © 네이버 영화

  

  영화 소원은 지난 2013년 개봉한 영화로, 소재원 작가의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영화는 아동 성폭력에 대해 다룬 영화인데, 그 구성에 있어 타 고발영화들과 차별점이 있다. 지금까지 범죄에 대해 다룬 영화들은 대부분 가해자를 추적해나가는데 비중을 두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가해자를 어떻게 벌 할 것인지에 대해 다루고, 가해자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점을 고발하는 형식이다. 한편 영화 소원은 가해자 보다는 피해자 가족에 맞추어 그들이 아픔을 극복하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낸다.

 

  어느 날 비 오는 아침, 학교를 가던 소원(이레 분)은 술에 취한 아저씨에게 끌려가 끔찍한 사고를 당한다. 이 일로 소원이는 물론 소원이의 아버지 동훈(설경구 분)과 어머니 미희(엄지원 분) 모두 큰 상처를 입는다. 하지만 소원이네 가족은 절망 끝에서 희망을 찾아 나서고, 주변 사람들은 자신들의 자리에서 자신들이 줄 수 있는 도움을 제공한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처럼 짧고, 큰 극적 요소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흐름이 루즈하지 않은 이유는 그 간단한 줄거리가 모든 관객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고, 공감을 이끌어내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영화 소원은 성폭행 장면과 같이 직접적으로 자극적인 장면을 최소화한다. 일부 영화들이 고발 영화라는 명목 하에 불필요한 수준의 자극적인 장면을 넣어 비판받은 점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영화는 피해 과정 자체가 아닌 그 이후의 과정들, 즉 평생 아물지 않을 수도 있는 커다란 아픔 속에서도 희망은 움튼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노력 하는 것으로 보인다.

 

▲ 영화 '소원' 스틸컷     © 네이버 영화

 

  한편 영화의 제목이자 주인공 딸의 이름은 소원이다. 왜 작중 인물의 이름을 소원이라고 하였을까? ‘소원1. 어떤 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람 2. 지내는 사이가 두텁지 아니하고 거리가 있어서 서먹서먹함 등의 사전적 정의를 가진다. 1번 의미로써는 사건을 당한 소원이의 소원(所願)이다. 자고 일어나면 사건 전으로 돌아가 있을 것 같다는 소망, 이 현실이 좋아지기만을 바라는 마음이 깃들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2번 의미에 주목하자면 소원이와 주변 사람들의 관계를 연관 지을 수 있을 듯 싶다. 아빠 동훈의 경우 사건 발생 전까지 딸의 머리 하나 제대로 묶어주지 못하던 아빠였다. 사건 이후에도 직접 다가가기 보다는 코코몽탈에 의존하여 딸과 만난다. 둘의 이 소원()했던 관계는 소원이가 동훈에게 아빠 덥지? 집에 가자라고 먼저 다가가며 극복된다. 이외에도 소원이와 영석(김도엽 분), 미희와 영석 엄마(라미란 분) 등의 관계에서 소원했던관계의 극복은, 끔찍했던 사건을 극복해나감과 동시에 이전보다 더욱 끈끈하게 결속되는 모습이라고 생각된다.

 

  영화의 연출을 맡은 이준익 감독은 큰 상처를 겪은 가족들이 고통의 터널을 지나 다시 일상을 되찾기까지의 진심 어린 가족의 태도와 주변 사람들의 열망 등이 고스란히 담기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가해자가 몇 년을 선고 받을지에 대한 관심보다, 피해자가 몇 년을 고통 받을 것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영화인 것이다. 관객들은 가해자에 대한 분노보다는 이와 같은 아픔을 겪는 피해자가 더 이상 생기지 않기를 바라도록 영화는 유도한다. 똑같은 사건을 바라보고 평가하더라도 세상의 흉흉한 범죄자가 존재한다는 사실 보다는, 우리가 힘을 주어야 할 피해자가 존재한다는 진실을 이야기 하는 것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진심일 것이다.

  

  ‘소원은 어쩌면 신파극으로 연출 할 수 있었을 영화는 그 대신 담담하게 전하는 치유의 이야기를 통해 소원은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억지 울음그리고 분노와 복수와 같이 자극적인 소재보다 잔잔하게 가슴을 적시는 이야기가 결국 더 관객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던질 수 있음을 잘 보여준 작품으로 꼽고 싶다.

(소원.122. 2013년 작)

 

[씨네리와인드 김두원]

 

 

보도자료 및 제보 : cinerewind@cinerewind.com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