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미비했던 지브리의 신작

스튜디오 지브리의 6년 만의 신작 ‘아야와 마녀’가 실망스러웠던 이유

김미정 | 기사승인 2021/06/29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미비했던 지브리의 신작

스튜디오 지브리의 6년 만의 신작 ‘아야와 마녀’가 실망스러웠던 이유

김미정 | 입력 : 2021/06/29 [10:10]

[씨네리와인드|김미정 리뷰어] 스튜디오 지브리 (이하 지브리)에서 '추억의 마니' 이후 6년 만에 신작을 선보였다. 이번 작품이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이유는 지브리에서 처음으로 3D 애니메이션에 도전했던 작품이며,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아들이자 지브리의 또 다른 대표 감독인 미야자키 고로 감독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신작 <아야와 마녀>는 미스터리한 쪽지와 함께 맡겨진 아기 '아야'가 의문스러운 마법사들에게 입양되어 마법사들의 신비로운 저택에서 자신을 괴롭히는 마법사들을 골탕 먹이며 원하는 것을 쟁취해 나가는 당돌한 꼬마 마녀 지망생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 <아야와 마녀> 스틸컷 / © 2020 NHK, NEP, Studio Ghibli     

 

영화에 대한 감상을 한 줄로 평하자면 ‘실망스럽다’는 것. 우선 나는 지브리의 열렬한 팬을 자처하는 사람이다. 때문에 다른 관객들보다 좀 더 실망감을 느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영화에 호평을 해주기는 힘들 것 같다.

 

가장 실망스러웠던 점은 각본이다. 영화의 러닝타임동안 기승만 본 거 같았다. 관람하는 내내 보고 있는 이 영화가 알맞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관객인 내가 의문을 가지게 되는 신기한 경험을 선사해 주었다. 대체 전결은 언제 나오는지 기다리게 만들다가 끝나버리는 마법. 그래서 <아야와 마녀>인 것인가? 영화의 흐름에 반전이 될 만한 큰 사건은 관람 후에 곰곰이 생각해 봐야 아 그게 흐름에 반전을 주는 장면이었나싶었고, 엔딩에 가서는 속편을 만들려고 이런 거였나!’ 싶어진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점은 막상 지브리에서는 속편을 확정하고 이 작품을 제작한 것이 아니란 점이다. [1] 고로 감독은 아야와 마녀가 시리즈화될 예정이냐는 인터뷰 질문에, 모르겠다며 프로듀서에게도 속편을 만들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으나 속편 얘기를 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듯 하다고 답했었다. 하야오 감독이라면 영화 전반부에 할 수 있을 이야기를 고로 감독은 83분을 모두 할애했어야만 했나 싶다.

 

이렇게 각본에서 허술함이 느껴지니 캐릭터들의 매력도 떨어졌다. 이 작품의 주인공 아야는 친절하고 상냥한 캐릭터 위주였던 지금까지의 지브리 주인공들과 달리, 당돌한 성격의 인물이다. ‘조종자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아야는 원하는 게 있으면 자신의 목표에 맞게 사람들이 자신의 말을 듣도록 만들 수 있는 캐릭터이다. 초반 설정 자체는 굉장히 흥미로웠으나, 영화의 전개 과정에서 드러나는 아야의 능력은 약간 의문스러웠다. ‘아야를 괴롭히던 인물들을 결국 본인의 말을 듣는 친절한 인물로 만드는데, 그 중간 과정이 생략된 느낌이었다. 때문에 인물의 가장 큰 매력점이 소실된 듯했다.

 

▲ <아야와 마녀> 스틸컷 / © 2020 NHK, NEP, Studio Ghibli   

 

많은 관객들이 3D CG에 실망감을 드러냈지만, 개인적으로 이에 대해 기대를 하지 않고 봤기에 각본만큼이나 큰 실망은 하지 않았다. 신경에 거슬릴 만큼의 기술은 아니었지만, 디즈니 픽사 작품 같은 수준을 바라서는 안된다. 지브리의 첫 시도이니만큼 당연하다고 생각될 수도 있으나, 일본의 여타의 애니메이션보다도 못한 수준인 거 같아 지브리의 열혈 팬으로서 마음이 조금 아팠다. 기술력의 한계로 인해 주인공은 마치 고양이의 눈처럼 홍채를 좁히는 것으로 밖에 감정 표현을 못하는 것처럼 보였고, 그런 장면들은 기괴해 보이기까지 했다. 영화를 보던 중 무섭다고 울음을 터트린 어린이 관객도 있었다. 어린이와 어른이 같이 즐기기에 가장 좋은 애니메이션이라는 지브리의 장점을 잃어버린 셈이다.

 

▲ <아야와 마녀> 스틸컷 / © 2020 NHK, NEP, Studio Ghibli     

 

다만 OST로 유명한 지브리답게 이번 영화도 삽입곡은 좋았다. 신나고 강렬한 록밴드음악인 ‘Don’t Disturb Me’는 당돌한 주인공 아야의 성격과 스토리에 잘 어우러졌다. 한국어 더빙판에서는 해당 곡을 밴드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가 불러 이질감없이 어울렸고, 국내 팬들에게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지브리만의 2D 감성을 잃었다고 안타까워했으나, 고로 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지브리에서는 앞으로 2D3D를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그들의 계속될 3D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응원하나, 각본만큼은 옛 지브리의 명성을 이어줄 수 있을 만한 수준으로 돌아와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각본이라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지브리를 사랑한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사랑받았던 작품들의 각본이 탄탄하지 않았다면 불가했을 것이다.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과 기대, 우려를 받으며 창대하게 시작했던 스튜디오 지브리의 6년만의 신작 <아야와 마녀>의 끝은 미비했다.

 


[1] 정한별, 3D 도전한 지브리...'아야와 마녀', 미야자키 하야오도 만족했다, 한국일보, 2021.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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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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