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이 두렵다면, 새의 목소리를 들으러 모험을 떠나라 [SEFF]

[서울환경영화제 상영작] 영화 '티토와 새'

김재령 | 기사입력 2019/05/31 [10:00]

환경오염이 두렵다면, 새의 목소리를 들으러 모험을 떠나라 [SEFF]

[서울환경영화제 상영작] 영화 '티토와 새'

김재령 | 입력 : 2019/05/31 [10:00]

 

▲ 영화 '티토와 새' 공식 포스터     © DAUM 영화


 '제16회 서울환경영화제'가 지난 29일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뜨거운 관심 속에 막을 내렸다. 많은 상영작들이 '플라스틱 문제'와 '자연 친화적 먹거리'와 같은 특정한 환경 이슈를 재조명했다면, 영화 '티토와 새'는 환경오염 문제를 접하면서 인류가 느끼는 불안한 심리를 심도 있게 다뤘다.

 

▲ 친구와 함께 기계를 연구하는 '티토'    © '티토와 새' 공식 홈페이지


 예부터 새는 지진과 같은 재난이 일어나기 전에 인류에게 미리 경고를 했다. 주인공 '티토'의 아버지는 인간이 새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게 해주는 기계를 연구한다. 그러던 어느 날, 연구실에서 기계가 이상을 보이며 폭발하자 어린 티토가 다치고 만다. 이 일로 인해 티토의 부모님은 이혼하게 된다.

 티토는 헤어진 아버지를 그리워하면서 그가 만들려던 기계를 완성하려고 한다. 한편, 세상에는 '두려움'을 느끼면 몸이 돌로 변해버리는 기이한 전염병이 돌기 시작한다. 티토는 새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게 되면 전염병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확신하며, 친구들과 함께 세상을 구하기 위한 모험에 나선다.

 

▲ 살포된 가스도 유화의 거친 질감으로 표현되어 있다     © '티토와 새' 공식 홈페이지

 

 영화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에서만 선보일 수 있는 연출을 통해서, 재난 상황에서 인류가 느끼는 불안을 효과적으로 그리고 있다. 유화 특유의 거친 질감과 비뚤배뚤한 곡선으로 이뤄진 배경은 작품 속 불안정한 분위기를 증폭시킨다.

 

 그렇다면, 작품 속 사람들은 왜 끊임없이 불안해할까? 표면적인 이유는 '두려움'을 느끼면 몸이 돌로 변하는 전염병이 돌고 있기 때문인데, 우리는 이에 대해 좀 더 근본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 티토 뒤에 보이는 큰 눈을 지닌 동그란 게(?)가 전염병에 걸린 친구다   © '티토와 새' 공식 홈페이지

 

 영화를 보고 많은 이들이 제일 먼저 지니는 의문은 "왜 하필이면 '두려움을 느끼면 돌이 되는 전염병'이라는 소재를 썼는가"일 것이다. 

 

 전염병에 걸리는 주요 원인은 '병에 걸린 사람을 보는 것'이다. 영화 속 사람들은 전염병 환자의 끔찍한 몰골을 눈앞에서 보면 두려움을 느껴 병에 걸리고 만다.

 이처럼 불안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정보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환경 오염이 심하게 진행된 타 지역의 정보를 접하고는, 자신이 현재 거주하는 지역도 환경이 파괴되면 저런 모습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빠진다. 

 

 주인공과 친구들은 스스로를 용감한 사람이라고 자칭하면서, 수많은 불안 요소를 접해도 씩씩하게 이겨낸다. 그렇지만 영화 후반부에 이들의 가족과 가장 소중한 친구가 병에 걸린 모습을 보자, 이들 역시 두려움을 느끼며 전염병에 굴복하고 만다. 이는 환경 문제를 접하고 인간이 느끼는 가장 큰 불안은 자신의 주변에 있는 소중한 사람을 잃게 될지 모르는 공포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자유롭지만 환영받지 못하는 '떠돌이 비둘기'   © '티토와 새' 공식 홈페이지


 '자유롭지만 환영받지 못하는'

 

 영화에서 떠돌이 비둘기를 칭하는 표현이다. 영화에서는 전염병을 해결하려면 비둘기에게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하는데, 새장에서 소중히 길러지는 비둘기는 그 대상에서 제외된다.

 인간에게 있어서 자연의 요소는 이분법으로 분류된다. 유익한 존재인가 그렇지 아니한가. 동물을 예시로 들자면, 반려동물이나 가축은 인간의 통제를 받고 있으며, 인간에게 이롭다고 인식된다. 반면, 떠돌이 비둘기와 쥐는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으며, 이들은 위협적이거나 이롭지 못하다고 판단되어 '자유롭지만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로 간주된다.

 즉, 영화에서 떠돌이 비둘기는 인간의 손을 타지 않은 때 묻지 않는 순수한 자연으로 봐도 무방하다. 그렇기에 영화는 자연의 목소리를 전해주는 매개체인 떠돌이 비둘기와 소통해야만 환경 문제와 재난을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 친구 아버지는 계속해서 티토의 연구에 훼방을 놓는다     © '티토와 새' 공식 홈페이지


 티토는 사람들에게 떠돌이 비둘기와 소통을 해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말을 무시한다. 티토의 어머니는 유일한 가족인 아들이 비둘기를 쫓다가 밖에서 전염병에 걸릴까 염려하며, 아들에게 외출을 자제시키고 전염병을 예방할 수 있는 약에만 의지한다. 영화 최고의 악역인 티토의 친구 아버지는 언론을 통해 사람들에게 유해 동물과 전염병의 위험성을 끊임없이 경고하는 공포 마케팅을 통해, 이 세상의 위험 물질로부터 완벽하게 차단된 청정 구역인 '돔 가든'의 입주자를 모집하려고 한다. 그는 티토의 말이 옳다는 것을 알았을 때도 자신의 사업에 지장이 생길 걸 우려하며 그의 연구에 훼방을 놓는다.

 

 영화는 환경 문제에 직면한 인간의 불안을 묘사하는 반면, 자연과 소통하면서 환경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 현대 사회의 모습도 풍자한다. 시민들은 환경 문제의 근본적 원인에 관심을 가지려고 하기보다는 자신의 주변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에만 신경 쓰고, 정부와 대기업 역시 환경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실익을 챙길 수 있는 방향으로만 움직이려고 한다.

 

▲ 티토와 모험을 함께 하는 친구들     © '티토와 새' 공식 홈페이지

 

 영화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티토와 그의 친구들이 지닌 어린이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인해 분위기가 마냥 무겁지만은 않아 패밀리 무비로도 손색이 없다. 게다가 환경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는 정부와 대기업의 모습도 풍자의 해학으로 유머러스하게 표현되어 있다.

 

 환경 문제로 인한 피해가 염려되어서 가족들에게 마스크를 챙겨주거나 외출을 자제하라고 말하는 것도 좋지만, 영화 '티토와 새'를 보면서 다 같이 환경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씨네리와인드 김재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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