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그레이' 중심으로 여성히어로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하다, '엑스맨'

[프리뷰] 영화 '엑스맨 : 다크 피닉스'

김준모 | 기사입력 2019/06/07 [11:41]

'진 그레이' 중심으로 여성히어로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하다, '엑스맨'

[프리뷰] 영화 '엑스맨 : 다크 피닉스'

김준모 | 입력 : 2019/06/07 [11:41]

▲ <엑스맨: 다크 피닉스> 포스터.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2000년 <엑스맨>이 처음 등장할 때만 하더라도 이 시리즈가 무려 19년을 이어갈 것이라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배우 휴 잭맨을 필두로 한 <엑스맨> 시리즈와 2011년 제임스 맥어보이와 마이클 패스벤더를 앞세운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 여기에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 브라이언 싱어가 돌아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까지 '엑스맨'은 시리즈의 동력을 유지하며 히어로 무비의 위력을 과시하였다.

 

그리고 2019년, <엑스맨> 시리즈는 변환점에 위치하게 되었다. 2017년 <로건>을 통해 '엑스맨' 시리즈의 역사를 함께 한 '울버린' 휴 잭맨이 하차하였고, MCU 편입이 확정되며 기존 시리즈의 개편이 예고되고 있다.

 

여기에 시리즈의 감독으로 돌아온 브라이언 싱어가 아동 성추행 가해자라는 폭로가 나오면서 <엑스맨> 시리즈에서 하차하게 되었다. 이에 새로운 <엑스맨>은 시리즈의 각본가인 사이먼 킨버그에게 처음 메가폰을 쥐어주는 파격적이면서도 안정을 위한 선택을 하였다. 

   

여성 히어로와 여성 빌런 중심으로 한 <엑스맨 : 다크 피닉스>

 

▲ <엑스맨: 다크 피닉스> 스틸컷.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엑스맨 : 다크 피닉스>는 두 가지 측면에서 기대를 모았다. 첫 번째는 메인 히어로와 메인 빌런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이다. <캡틴 마블> <원더우먼> 등 여성 히어로를 내세운 작품들은 있었으나 여러 명의 히어로 중 메인 히어로에 여성, 메인 빌런 역시 여성을 내세운 작품은 드물었다.

 

두 번째는 시리즈의 역사를 함께 한 사이먼 킨버그 감독의 감독 데뷔라는 점이다. <엑스맨 ? 최후의 전쟁>부터 각본에 참여해 온 그는 엑스맨 시리즈가 지닌 정체성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런 만큼 첫 연출작임에도 그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영화는 <엑스맨> 세계관에서 가장 강력한 캐릭터 중 한 명인 진 그레이를 주인공으로 그녀의 심리를 중점적으로 그려낸다.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가족을 잃은 진 그레이(소피 터너)는 찰스 자비에(제임스 맥어보이)의 보살핌 아래 엑스맨 멤버 중 한 명으로 성장한다.

 

이후 구조작전 수행 중 사고를 당한 그녀는 엄청난 힘을 손에 넣게 되고 그 힘은 진 그레이 내면의 어둠을 자극한다. 불안하고 우울한 내면의 목소리에 눈을 뜨게 된 진 그레이는 최고의 동료에서 최악의 적으로 엑스맨 앞에 나타난다. 

   

'연결된 시리즈'라기보다 진 그레이 중심으로 한 '스핀오프'

 

▲ <엑스맨: 다크 피닉스> 스틸컷.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사이먼 킨버그 감독은 <엑스맨> 시리즈 안에서 진 그레이에 초점을 맞춰 '엑스맨'을 배경으로 활용한다. 시리즈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찰스 자비에와 에릭 랜셔(마이클 패스벤더)는 이전과 다르게 진 그레이를 중점으로 한 역할을 부여받는다. 찰스는 엑스맨과 인간의 공존을 꿈꾸지만 이를 위해 엑스맨을 히어로로 만들고자 엑스맨 멤버들을 이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에릭은 증오를 바탕으로 세상을 공포로 몰아넣었지만 결국 그 감정이 헛된 감정임을 알게 된다. 

  

악의 힘과 기운을 얻게 된 진 그레이는 찰스를 향해서는 애증을, 에릭을 향해서는 자신의 감정을 해소하고자 하는 해결책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이와 같은 진 그레이의 섬세한 감정은 여성 캐릭터들을 통해 더욱 강화된다. 진 그레이가 어린 시절 겪은 모성의 상실과 그녀에게 모성을 주는 레이븐(제니퍼 로렌스), 또 다른 모성의 존재가 되고자 하는 메인 빌런 버크(제시카 차스테인)까지 진 그레이의 감정은 여성 캐릭터들과의 만남을 통해 변화를 맞이한다. 

  

<엑스맨> 이전 작품들은 주로 내부의 갈등 혹은 메인 빌런의 등장으로 힘을 모아 적에게 맞서는 시리즈의 흐름을 보여주었다. 이와 달리 한 캐릭터를 중심으로 심리 드라마를 써 내려간다는 점에서 <엑스맨 : 다크 피닉스>는 독특한 매력을 선사한다. 이전에도 울버린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시리즈들이 있었으나 심리 드라마를 중점으로 히어로 무비의 색을 덧칠한 작품은 MCU 합류 전 시리즈의 마지막인 이 작품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이 작품은 <엑스맨> 시리즈를 연결하는 에피소드보다는 '다크 피닉스' 진 그레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스핀오프 격의 작품으로 보는 게 더 감상하기 편할 것이다. 그만큼 심리묘사에 많은 공을 들였으며 배우 소피 터너는 배역을 연기함에 있어서 감정적인 변화를 인상 깊게 선보인다. 이는 '엑스맨'이 지닌 본연의 색에 충실하다는 느낌을 준다. 

   

심리 드라마 더해진 초능력 액션 

 

 

극 중 '엑스맨'은 기존 히어로들과 달리 돌연변이로 인식되어 인간에게 배척당하며 공격 받는 히어로들이다. 그래서 그들의 마음에는 우울과 불안이 자리 잡고 있으며 스스로가 선인지 아니면 악인지에 대한 정체성 혼란에 사로잡힌다. 기존 시리즈들의 경우 이를 화려한 액션과 전투를 통해 시각적인 측면에 만족을 주며 표현한 반면 이번 작품의 경우 그 순서를 바꾸어 심리묘사를 중점에 두고 볼거리를 곁가지로 삼는다. 

  

하지만 히어로 무비가 지닌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는 화려한 액션과 블록버스터의 향연 역시 갖추고 있다. 진 그레이가 사고를 겪는 우주비행사 구출 작전은 퀵실버(에반 피터스), 스톰(알렉산드라 쉽), 사이클롭스(타이 쉐리던) 등 캐릭터들이 지닌 다양한 능력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여기에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기차 안에서의 액션 장면 같은 경우 엑스맨 각각의 능력이 극대화했다. 또한 에릭 랜셔의 염력이 지닌 위력을 스타일리시하게 표현해내며 히어로 무비가 지닌 매력을 살려낸다. 

  

진 그레이가 다크 피닉스가 되며 선보이는 화려한 액션 역시 인상적이다. 다크 피닉스가 지닌 붉은 색감을 앞세운 장면들은 시각적인 재미와 폭발력 넘치는 규모를 통해 할리우드 히어로 블록버스터의 장점을 살려낸다. <엑스맨 : 다크 피닉스>는 MCU 편입 전 시리즈의 마지막을 독특한 색감을 지닌 작품으로 만들어 냈다. <엑스맨> 시리즈 특유의 우울과 불안이 여성 히어로를 통해 심도 깊은 심리 드라마로 표현된다. 더불어 여러 '엑스맨'의 능력이 화려하게 발현되는 액션은 관객들에게 색다른 매력을 선사할 것이다.

 

[씨네리와인드 김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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