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함을 집어삼킨 근대적 욕망 걸작 ‘행복한 라짜로’

[프리뷰] 영화 '행복한 라짜로'

오승재 | 기사입력 2019/06/12 [12:45]

선함을 집어삼킨 근대적 욕망 걸작 ‘행복한 라짜로’

[프리뷰] 영화 '행복한 라짜로'

오승재 | 입력 : 2019/06/12 [12:45]

어렸을 때부터 우리는 착하게 살아라는 가르침을 받고 자란다. 과연 이 미덕의 가치가 현대 자본주의사회에서도 유효할까? 영화 행복한 라짜로는 욕망에 지배된 자들이 모든 자본을 독점하고 착하게 현실을 순응하는 자들은 무임금으로 인적자원을 착취당하는 모순, 양극화를 매우 효과적으로 다룬 영화이다. 더 나아가 귀족 계급으로부터의 착취가 자본주의 시스템 착취로 전유되며 현대사회 문제점을 냉철히 비판한다.

 

▲ 행복한 라짜로     © 슈아픽쳐스


시간이 멈춘듯한 아름다운 이탈리아 남부 작은 시골마을 인비올라타에는 주요산업인 담뱃잎 산업을 총괄하는 후작 부인(니콜레타 브라시)의 독재체계가 갖춰졌다. 독재체재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미덕이 아닌 탐욕이다. 대다수의 주민들은 노동력을 무임금으로 착취당하고, 노동의 가치를 통해 창출된 수익은 후작 부인이 독점하고 있다.

 

▲ 독재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어린아이를 교육하는 후작부인     © 슈아픽쳐스

 

후작 부인은 주민들을 자신의 체계에 가두기 위해 상호주관적 세계를 형성한다. 후작부인은 본인의 비리가 드러날까 염려하며 경찰이라는 기표에 늑대의 기의를 부여해 마치 착취의 대상인 주민들이 경찰에게 위협을 당할 수 있다는 왜곡된 교육을 행한다. 더 나아가 마을주변에는 무서운 늑대들이 도사리고 있어 밖에 나갈 시 신변에 위협을 당할 수 있다며 철저하게 외부유출을 차단한다. 그리고 독재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어린아이들을 앉혀놓고 노동을 열심히 하면 신의 은총을 받는다는 인위적 교육을 부여한다.

 

마을의 성실한 청년인 라짜로(아드리아노 타르디올로)는 누구보다 훌륭한 미덕을 가지고 마을일에 최선을 다하며 마을 사람들을 돕는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선한 라짜로가 계급 상으로 가장 낮은 부류에 속한다는 점이다. 이웃들은 라짜로에게 많은 업무를 부담하며 갖은 잡무를 라짜로에게 시킨다. 라짜로는 묵묵히 그들의 일을 도우며 순박한 삶을 영위한다. , 욕망에 찌들어 많은 도덕적 결함을 가진 후담 부인은 부를 독점하는 반면 최고의 미덕을 갖춘 라짜로는 마을에서 가장 많은 일을 부여받으며 가난한 삶을 영위하는 모순적 구조를 보인다.

 

▲ 밴크레디(좌측)과 라짜로(우측)     © 슈아픽쳐스

 

이때 후작 부인의 아들 탄크레디(루카 치코바니)는 평온한 연못 위에 변화의 물결을 퍼뜨리는 조약돌이 되어, 독재체계에 금이 가게 된다. 요양을 위해 마을을 찾아온 외부자극 탄크레티는 부모의 모든 비리를 인지하고 있었고 모순적 행태에 대해 따져 묻는다. 하지만 부모는 이웃들을 개돼지라고 칭하며, 자유의 부여는 혁명의 불씨가 될 수 있으므로 철저히 자유를 억압하기 바빴다. 이때 탄크레디는 순박한 라짜로를 만나게 되고 같이 산에 올라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그 둘은 끈끈한 우정을 쌓는다. 일을 위해 살았던 라짜로에게 부유하고 만사가 여유로운 탄크레디는 긍정적 자극이 되었다. 탄크레디는 독재의 산물인 마을을 빠져나오기 위해 자신을 누군가가 납치했다는 자작극 계획을 라짜로에게 공유하고 공모한다. 둘의 연결고리가 더욱이 견고해지는 순간이다. 그 다음날 고열을 앓게 된 라짜로는 산에서 생활하고 있는 탄크레디에게 가지 못하게 되고, 탄크레디는 마을 탈출을 위해 동생에게 전화하여 납치되었음을 알리고 동생은 경찰에 신고하기에 이른다. 이로 인해 경찰은 마을 속 후담부인의 횡포를 인지하게 되고 결국 대 사기극은 전국에 알려지게 된다. 이웃들은 억압의 체계에서 탈출하게 되고 도시로 이주하며 뿔뿔히 흩어지게 된다.

 

후담 부인의 억압으로 인해 받지 못한 의무교육과 전문기술습득 그리고 잘못된 행동양식을 가지고 도시로 향하는 마을주민들은 그토록 바라던 암흑기를 탈출할 수 있을까? 71회 칸 국제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하고 이탈리아 영화사에 길이남는 걸작으로 평가받는 행복한 라짜로는 오는 620일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씨네리와인드 오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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