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 소설 읽는 할머니들의 발칙한 데이트!!! <북클럽> ②

[프리뷰] 할머니도 섹스 코미디 할 수 있다! '북클럽' / 6월 20일 개봉

김재령 | 기사승인 2019/06/17 [13:00]

19금 소설 읽는 할머니들의 발칙한 데이트!!! <북클럽> ②

[프리뷰] 할머니도 섹스 코미디 할 수 있다! '북클럽' / 6월 20일 개봉

김재령 | 입력 : 2019/06/17 [13:00]

 

▲ '북클럽' 공식 포스터     ©(주) 영화사 진진

 

 영화 '북클럽'에서는 매력 넘치는 캐릭터들의 4인 4색 라이프 스타일이 돋보인다.

 호텔 CEO, 레스토랑 오너, 연방 판사, 두 딸의 엄마... 북클럽 멤버들은 직업도 가족 구성원도 다 제각각이다. 이들이 40년 동안 굳건한 우정을 유지할 수 있던 비결은 언제나 서로의 삶을 존중해주기 때문이다. 이들은 친구에게 고민이 생기면, 친구의 입장에서 서서 함께 해결책을 생각해준다. 결혼한 적이 없는 친구도 기혼 친구를 위해서 결혼 생활의 의미를 함께 정의해주기도 한다.

 영화는 북클럽 멤버들의 모습을 통해서 개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옳고 그름은 없으며, 어떠한 형태의 인생이든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북클럽 멤버들은 토론 도서로 지정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함께 읽는다. 하지만 개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이 다양한 만큼, 그들이 섹스를 좇는 과정과 그를 통해 얻는 바도 다 다르다.

 그렇다면 기사②에서는 '더이상 데이트에서 임신 걱정이 없는' 북클럽 멤버들의 발칙한 데이트에 따라가서 그녀들의 매력에 흠뻑 빠져 보자!

 

엄마, 섹스를 해서는 안 돼요!! 두 딸의 엄마인 '다이앤'

▲ '다이앤'은 비행기에서 로맨티스트 '미첼'과 만난다.     ©(주) 영화사 진진

 

 기사①에서는 기존의 섹스 코미디에서 '섹스'는 '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하는 통과 의식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영화 '첫사랑 훼방 작전'에서는 부모가 십 대 자녀들의 섹스를 막으려고 고군분투한다. 이는 부모가 단순히 자녀의 섹스를 원하지 않는 게 아니라, 품 안에 있던 자녀가 어른으로 성장하는 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더욱더 의미를 확장시켜서 해석하자면, 이들은 자신의 가족 구성원이 새로운 사랑을 만나서 가정에서 이탈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영화 '북클럽'은 기존의 섹스 코미디의 공식을 유쾌하게 비틀었다. 다이앤은 일 년 전에 남편과 사별하고 두 딸과 노후를 보낼 걸 계획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다이앤은 비행기에서 미첼을 만나서 사랑에 빠지고 그와의 섹스를 꿈꾸지만, 두 딸에게는 이를 숨기기에 급급하다. 이 영화에서는 자녀가 부모의 섹스를 부정적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다이앤의 경우에는 다른 북클럽 멤버들과 달리 직업적 커리어가 없다. 그녀는 자신의 꿈을 찾기도 전에 딸을 임신해서 그 이후에는 가정에만 전념했다. 다이앤에게 있어서 가정은 인생 그 자체이다. 그렇기에 다이앤은 자신이 속한 가정이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데 있어서 큰 용기가 필요했다.

 

▲ 두 딸의 엄마인 '다이안'     ©(주) 영화사 진진

 

 영화 후반부에서 다이앤의 두 딸은 엄마의 연애 사실을 알고 큰 충격에 빠진다. 다이앤이 그토록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이 되고 만 것이다. 하지만 다이앤은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용기를 내기로 한다.

 "난 더 배우고 싶어. 더 탐험하고 싶고, 그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다이앤의 진심 어린 고백을 들은 두 딸은 엄마의 새 출발을 응원해주기로 한다. 

 

 이 장면을 본 관객들은 두 딸과의 갈등이 너무나도 쉽게 풀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이앤에게는 지난 사십 년이 있었다. 이 기간 동안 다이앤은 가정을 돌보면서 두 딸과 끈끈한 유대를 쌓았다. 그렇기에 두 딸은 엄마의 선택을 믿고 그녀의 앞날을 응원하는 데에 있어서 한 치의 망설임이 없던 것이다.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데 있어서 '방해물'이었던 지난 사십 년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기 위한 '발판'으로 변한 순간이다.

 

엄근진한 판사였던 '섀론', 인생을 즐기기 시작하다!

▲ 전 남편과 그의 약혼녀를 만나는 '섀론'     ©(주) 영화사 진진

 

 언제나 근엄하고 진지한 연방 판사 섀론. 그녀는 여성 법조인이 드물었던 시절에 남성들과 경쟁해서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매사가 고지식한 그녀는 전 남편이 젊은 여성과 약혼한 것도, 아들이 갑작스럽게 약혼을 결정한 사실도 다 미덥지 못하다.

 

 "그레이가 하는 짓은 다 불법이야!"

 그런 섀론은 북클럽에서 토론 서적으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선정되었을 때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북클럽 멤버들이 섀론은 절대 이런 자극적인 섹스를 못할 거라고 단정짓자, 자존심이 상한 섀론은 데이트 상대를 찾는 사이트에 접속해서 섹스 상대를 무작위로 찾아 나선다. 이 과정에서 섀론은 얼굴에 팩을 한 사진을 실수로 프로필 사진으로 업로드하고 마는데, 이를 기점으로 고지식했던 그녀의 라이프 스타일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 성격에 변화를 겪은 '섀론'     ©(주) 영화사 진진

 

 섀론의 경우는 자극적인 섹스를 좇는 과정에서 사랑하는 상대가 아닌 새로운 자아를 발견한다. 그녀는 세상을 더욱더 자유로운 시선에서 바라보고, 자신의 욕망에 충실해지는 변화를 겪는다.

 

 영화 '북클럽'에서는 스타일리쉬한 리빙 아이템이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줄 뿐만 아니라 영화의 메시지를 강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섀론이 전 남편과 아들의 약혼을 축하해주는 자리에서도 소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섀론은 이 장면에서 자신도 전 남편과 아들처럼 새로운 사랑을 찾아서 행복해지겠다고 선언하는데, 이때 섀론의 뒤에 'This is art'라고 적힌 서핑 보드가 보인다. 일반적으로 서핑 보드는 예술 작품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 서핑 보드는 자신을 예술 작품, 즉 특별한 존재라고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소품을 보면서 관객은 앞으로 섀론 역시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며 특별한 인생을 살게 될 거라고 짐작할 수 있다.

 

섹스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주다, 레스토랑 오너 '캐롤'

▲ '섀론'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주) 영화사 진진

 

 자신의 가게를 여는 것과 꿈꾸던 남자와 결혼하는 것. 두 가지의 삶의 목표를 이루고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는 레스토랑 오너인 캐롤에게는 새로운 목표가 생긴다. 바로 6주 동안 관계가 없었던 남편과 자극적인 섹스를 하는 것!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읽고 자극을 받은 캐롤은 차고에서 남편에게 케이블 타이를 건네주면서 '그걸로 나를 묶을 거예요?'라고 말하며 그를 유혹해보기도 한다. 그녀의 울픈 시도들은 섹스 코미디의 재미를 더하면서 관객에게 웃음을 유발한다.

 

▲ 캐롤과 그녀의 남편     ©(주) 영화사 진진

 

 남편을 유혹하는 시도가 번번이 실패하자, 캐롤은 최후의 수단을 선택한다. 바로 남편의 맥주에 비아그라를 몰래 넣는 것! 하지만 남편의 성기는 엉뚱하게도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발기가 된다. 설상가상으로 남편은 불안정한 운전으로 인해서 경찰에게 잡히고 만다.

 

 "죄송합니다... 아내가 제 맥주에 비아그라를 넣어서..."

  "네... 좋은 밤 보내세요. 부인도요."

 

 영화는 상대의 동의 없이 몰래 약물을 먹여서 성관계를 유도하려는 상황에서 비롯된 해프닝을 통해 웃음을 유발하려고 있는데, 필자는 이 장면에서 적지 않게 눈살이 찌푸려졌다. 게다가 영화는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는 상황도 전혀 문제 삼지 않는다. (제발 그가 마신 맥주가 무알코올이었길 바란다)

 

 물론 캐롤 부부의 갈등을 표현하기 위해서 이는 분명히 필요한 장치였다. 집에 돌아간 캐롤 부부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하며, 부부는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 장면에서 사랑의 감정 없이 발기된 남편의 성기는 씁쓸한 분위기를 배가시킨다.

 필자는 이러한 제작진의 의도를 이해하고 있으며, 부적절한 유머 코드에 대해서 무조건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다만, 영화계에서 향후 섹스 코미디를 제작할 때는 이러한 불편한 요소 없이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해줬으면 한다.

 

▲ 언제나 서로를 지지하는 북클럽 4인방     ©(주) 영화사 진진

 

 사십 년 전의 선택으로 인해서 북클럽 4인방은 제각각 다른 인생을 살게 되었다. 그 선택은 분명히 그녀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지만, 그로 인해서 새로운 고민이 생겨나기도 했다.

 그들은 첫사랑 대신에 꿈을 선택한 이후로 진정한 사랑을 못 만나기도 하고, 가정에만 전념한 나머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때 두려움을 겪기도 하며, 직업적 특성 때문에 가치관이 고지식하게 변하기도 했으며, 남편과의 행복한 결혼 생활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 애를 쓰다가 반대로 갈등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그때마다 그녀들은 자신의 지난 인생을 부정하지 않고, 자신의 인생의 가치를 믿으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수없이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그러나 모든 선택이 완벽할 수 없고, 나중에 그 선택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게 되지 않을지 두려움에 빠지기도 한다. 그럴 때는 영화 '북클럽'을 보면서 자신을 믿고 새로운 선택을 할 용기를 얻어 보는 건 어떨까?

  

[씨네리와인드 김재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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