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정우가 매일 걸으면서 배운 것들

'걷는 사람, 하정우'로 보는 삶을 살아가는 세 가지 방법

김준모 | 기사입력 2019/06/26 [14:54]

배우 하정우가 매일 걸으면서 배운 것들

'걷는 사람, 하정우'로 보는 삶을 살아가는 세 가지 방법

김준모 | 입력 : 2019/06/26 [14:54]

살다 보면 참 쉬워 보이지만 막상 해보자니 어려운 일이 있기 마련이다. 그 중 하나가 자신에 대해 정의하는 것이다. '나는 누구일까'에 대해, 다른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스스로 자신에 대해 말해보라고 하면 쉽사리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보통 직업으로 나를 표현한다. 어떤 일을 하는 누구라고. 대한민국 최고의 남자배우 중 한 명으로 천만 영화에 세 편이나 출연한 배우 하정우는 본인을 '걷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 <걷는 사람, 하정우> 표지     © 문학동네



배우로서의 고민이나 영화에 관한 이야기만 풀어도 사람들이 흥미와 공감을 보일 그이지만 작가 하정우는 자신의 에세이집 <걷는 사람, 하정우>를 통해 조금 더 본질적인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바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이다. 시간이 있을 때면 하루 3만보를 걷는다는 연예계 대표 걷기주자인 그는 걷기를 통해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세 가지 자세에 대해 이야기한다.

 

첫 번째는 방향이다. 작가는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를 촬영할 당시를 이야기하며 방향의 중요성을 말한다. 당시 영화는 지방에서 촬영 중이었고 하정우 배우는 민머리를 유지하고 수염을 붙인 채 식사를 해야 했기 때문에 굉장히 피곤한 상태였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했지만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다. 이 점에 대해 작가는 최선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연 그 최선이 올바른 방향을 지향하고 있는지 따져봐야 된다는 점을 언급하였다.

 

때론 묵묵히 길을 걷는 게 최선이 아닐 수도 있다. 지름길 같은 요행을 바라라는 게 아니다. 발밑만 보고 갈 게 아니라 주변을 살펴보며 걸어 나가라는 것이다. 혹시 길을 잘못 들었을 수도, 더 편하거나 좋은 길로 갈 수 있는 순간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막다른 골목이나 낭떠러지로 목적지를 정할 수 없는 만큼 걷기에는 방향성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시간이다. 아마 하정우가 걷기가 취미이고 하루 3만보를 걸으며 하와이에 걷기 위해 간다는 말을 들으면 놀랄지도 모른다. 배우에 감독에 화가까지 세 가지 일을 해야 되기 때문에 바쁠 거 같은데 하루에 5시간 넘게 걷는다는 사실을 알면 말이다. 2012년 <577 프로젝트> 당시 서울부터 해남까지 577km를 걸어간 경험을 말하며 그는 목적지에 도착하면 쾌감이나 감동이 밀려올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극심한 피로뿐이었다고 한다. 쫑파티도 대충 분위기만 맞춰주다 집에 돌아온 그는 며칠을 잠만 잤다고 한다. 하지만 그날 이후 만나는 사람들에게 '얼굴이 좋아졌다', '더 활력이 넘쳐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알게 되었다고 한다. 성장은 과정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그 과정 이후가 성장의 시작이다. 걷기는 성장에 필요한 인내와 노력을 경험하는 시간이다. 이는 인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하정우가 <용서받지 못한 자>로 영화계에서 주목받기 전까지 약 10년의 세월을 무명으로 보냈다. 그는 아버지가 유명배우 김용건임에도 불구 그 사실을 숨긴 채 열심히 노력해 왔다. 그 시간은 지금의 하정우를 있게 만들어준 성장을 위한 노력의 시간이었다. 삶에 있어 당장의 노력은 성과로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이 시간 후 더욱 성장한 자신을 누군가 발견해 주는 순간 시간이란 자산은 빛을 낸다.

 

세 번째는 활력이다. 작가는 무명 기간에도 헬스장을 세 군데나 돌아다니고 끊임없이 걸어 다니며 운동을 했다. 이 운동은 자신을 활력 넘치는 사람으로 보이게 만들기 위한 과정이었다.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은 주변에서도 빛이 나며 환영받기 마련이다. 걷기는 이런 활력을 이끌어 낸다. 그는 매일 아침 1시간을 러닝머신 위에서 보낸다. 이 한 시간이 하루를 생기 차게 보낼 수 있는지, 아니면 무기력하게 만드는지를 결정한다.

 

그런 하정우도 침대에서 일어나기 귀찮고 하루 정도 걷기를 쉬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한다. 그럴 때면 '반드시 일어나야 돼'라는 강압적인 생각보다 '우리 이렇게 해 보지 않을래?'라는 청유로 몸을 조금씩 움직인다고 한다.

 

처음에는 발을, 그 다음에는 몸을, 다음에는 런닝 머신에 올라 한 걸음만 더, 한 걸음만 더 걷자고 자신을 설득한다고 한다. 이런 마음가짐은 남에게 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 내는 첫 걸음이다.

 

<걷는 사람, 하정우>는 걷는 걸 좋아하는 인간 하정우의 이야기를 통해 건강하고 활력 있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방법을, 이 하루하루가 뭉쳐 뚜렷한 방향과 목표를 지닌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평소 인터뷰에서 선보였던 유머러스한 입담이 담긴 문장들은 소소한 웃음을 주며 촬영 당시 있었던 에피소드들은 흥미를 유발한다. 여기에 배우로서, 감독으로서, 화가로서, 그리고 한 명의 인간으로서 조금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열심히 걷는(노력하는) 그의 모습은 깊은 공감과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다.

 

[씨네리와인드 김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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