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영화의 집결, ‘판타스틱 단편 걸작선 11’ [BIFAN]

장편과는 또 다른 영화적 쾌감을 선사하는 단편 영화들

김두원 | 기사입력 2019/06/30 [12:58]

장르 영화의 집결, ‘판타스틱 단편 걸작선 11’ [BIFAN]

장편과는 또 다른 영화적 쾌감을 선사하는 단편 영화들

김두원 | 입력 : 2019/06/30 [12:58]

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27일 개막한 가운데, 영화제의 또다른 묘미라 할 수 있는 단편 걸작선 역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부천 초이스: 단편>부터 시작해 <코리안 판타스틱:단편> 그리고 18개의 <판타스틱 단편 걸작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단편 영화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장편 영화와는 또 다른 영화적 상상력과 쾌감을 선사하는 판타스틱 단편 걸작선은 국내 단편 36편과 해외단편 44편 그리고 한국 독립애니메이션의 현재를 보여주는 14편의 애니메이션으로 구성되었다. 짧게는 2~3분 길게는 30분 정도에 이르는 단편 영화는 짧은 러닝타임 내에서 장편보다 속도감 있고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력을 지녔다. 필자는 다양한 걸작선 중 <아홉번째 걸음>,<또 다른 세계>,<비밀실험1,2>,<림보>,<메이드 인 재팬>이 묶인 판타스틱 단편 걸작선 11을 상영하였다.

 

▲ 영화 '아홉번째 걸음'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아홉번째 걸음>은 늦은 밤, 어두운 복도를 지나 화장실을 가기 무서워 하는 사울아빠의 이야기이다. 복도라는 일직선상의 공간과 어둠이라는 소재 등 공포 영화에서 활용하는 1차원적인 요소들만을 활용하였지만 긴박함 넘치는 스릴러물을 탄생시켰다. 그 과정에서 아이와 부모의 심리까지 잘 녹여내어 러닝타임인 8분을 꽉 채웠다. 특히 상영 이후 GV를 통한 감독의 설명을 빌리자면 아홉(9)이라는 숫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어른의 걸음과 아이의 걸음 보폭이 다르다는 점, 완성(10)에 근접한 숫자 '9'이지만 결국엔 도달하지 못했다는 점 등의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고 한다. 짧은 러닝타임 속에서 많은 상징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5편의 단편 중 가장 인상 깊게 본 작품이기도 하다.

 

▲ 영화 '또 다른 세계' 스틸컷     © 네이버 영화

 

 

<또 다른 세계>는 귀신들이 혼령을 환생의 길로 인도하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이다. 그 중 환생보다 이승에서 헤어졌던 동생을 만나길 원하는 소녀와의 만남과 소녀를 위해 환상적인 길을 보여주는 귀신의 이야기를 그린다. 소녀와 동생의 슬픈 이야기는 다소 침착한 색감으로, 그리고 환생의 공간은 다채로운 색감으로 그리는 등 색채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동양적인 세계관과 가족적인 가치를 환상적인 비주얼로 구현해 낸 작품이다.

 

▲ 영화 '비밀실험2' 스틸컷     © BIFAN

 

 

<비밀실험 1,2>3분의 러닝타임의 초단편 영화이다. 한 남자가 길을 걷던 중 납치를 당하고 의문의 비밀실험 대상이 된다. 영화의 내용이나 구성은 호불호가 있을 듯 싶은데, 극장의 반응 역시 그러하였다. 일부 관객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의문부호를 지울 수 없는 모습이었으나, 반면 일부 관객들은 포복절도를 하기도 하였다. 이런 모습 역시 장르영화의 매력이라고 생각이 된다. 관객들 본인의 호불호 여부를 떠나 3분여의 짧은 단편인 만큼 한 번 접해보는 것도 영화적으로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영화 '림보' 스틸컷     © BIFAN

 

<림보>는 조용한 시골 마을의 중년 남성 호세의 광기와 분열을 담은 영화이다. 다섯 작품 중 가장 잔인성을 띤 장르 영화였다. 남성 주인공의 광기와 정신 분열을 그리고자 하였기 때문인지 영화 자체의 구성도 관객의 혼을 쏙 빼놓으며 영화를 다 보았을 때 공허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영화 주제의 깔끔한 전달보다도 관객을 남성 주인공의 현재 상황과 유사한 정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도록 영화를 구성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 영화 '메이드 인 재팬' 스틸컷     © BIFAN

 

 

<메이드 인 재팬> 살인사건 용의자에 대한 거짓 정보를 미디어에 팔며 돈을 버는 쿄이치와 그의 친구들의 이야기이다.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 점점 더 자극적인 거짓말을 양산해내고 영화는 이런 행위에 따른 결과를 그린다. 다섯 작품 중 유일한 일본 작품으로 일본 영화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기도 했다. <메이드 인 재팬>30분 정도의 단편치고는 긴 러닝타임이었으나 속도감있는 대사와 빠른 화면 전환으로 지루함을 줄였다. 작품의 의미적으로는 사건의 진위 여부보다는 자극적인 소재를 추구하는 현대 사회 그리고 미디어에 대한 고찰을 해볼 수 있는 작품이다.

 

위에 소개한 단편 작품들 이외에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는 수많은 단편작품들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장편 영화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단편영화를 극장에서 상영하는 기회는 흔하지 않다. 이번 기회를 통해 부천에서 다양한 단편 장르 영화들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오는 77일까지 부천시청 일대에서 진행된다.

 

[씨네리와인드 김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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