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기름도둑’ 에드가 니토, “잔인한 현실, 주변의 모순 생각해 볼 기회 되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The Gasoline Thieves

오승재 | 기사입력 2019/07/05 [16:30]

[인터뷰] ‘기름도둑’ 에드가 니토, “잔인한 현실, 주변의 모순 생각해 볼 기회 되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The Gasoline Thieves

오승재 | 입력 : 2019/07/05 [16:30]

 

주인공 랄로 삶의 비극적 형태는 곧 자본주의 폐해 속 우리 삶의 은유이다"

 

 

▲ 에드가 니토 감독   © 에드가 니토 감독 제공

 

부천 판타스틱국제영화제 개막작 기름도둑의 에드가 니토 감독 인터뷰

 

  

올해 부천 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 '기름도둑'은 멕시코의 팽배한 극심한 양극화의 폐해를 효과적으로 다룬 영화이다. 정부의 부패로 인해 최저시급보다 높게 형성된 기름 값은 국민들의 삶의 원동력을 잃게 만들었다. 멕시코 국민은 기본적 권리인 안전마저 보장받지 못하고 부패 관료로부터 각종 불이익을 받는다. 그 결과 그들은 수많은 범죄에 노출되었다. 대다수의 빈민층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은 바로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훔치는 기름도둑이 되는 것이다. 그들의 과욕과 실수로 인해 생기는 송유관 폭발은 부가적 사회문제가 되었다.

 

기름도둑의 에드가 니토 감독은 기름도둑의 범죄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기름도둑이 생겨나게 된 근본적 원인을 고찰한다. 기름도둑은 기득권 세력의 자익추구로 인해 초래된 극심한 양극화의 산물이다. 부유층은 부의 불평등을 촉진하여 자신들의 배를 불림과 동시에 높은 사회적 지위를 얻는다. 반면 돈으로 계급을 나누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빈민층은 기회의 불평등이 일상이 되었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범죄를 저질러야만 하는 환경에 놓인다. 이로 인해 사회적으로 그들은 범죄자가 되며 사회의 악으로 고려된다. 영화 기름도둑은 이러한 모순적 상황을 순수한 주인공 랄로의 삶을 통해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더 나아가 전 세계에 팽배한 자본주의의 폐해를 생각해볼 계기를 제공한다.

 

 

▲ 에드가 니토 감독     ©오승재

 

 

2014년 이후 두 번째로 한국을 방문한 에드가 니토 감독은 바쁜 일정에도 인터뷰 요청에 흔쾌히 수락했다. 어둡고 무거운 영화주제 및 분위기와는 다르게 굉장히 유쾌하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그의 유쾌함 속에는 깊이 있는 논리가 자리 잡고 있었다.

 

 

2014년 영화 <멕시코 바바로> 이후 두 번째로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 참석하게 되었다.

 

정말 행복하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국과 한국 사람들에게 정말 좋은 인상을 받았다. 음식도 입맛에 맞다. 어제 복국을 먹었는데 처음에는 촉감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먹어보니 맛있더라. 올해는 부천뿐만 아니라 서울에도 갈 기회가 생겨 기쁘다. 내일 서울에 가볼 예정이다.

 

 

올해는 특별히 당신의 영화 <기름도둑>이 개막작으로 뽑혔다. 소감이 어떤가?

 

우선 부천국제영화페스티벌의 분위기가 정말 좋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즐기는 축제는 언제나 즐겁다. 이런 축제의 오프닝을 장식하게 되어 정말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기름도둑>은 당신의 첫 번째 장편 연출 작품인데, 이전 작품을 제작했던 것과 다른 점이 있는가?

 

장편영화는 더 많은 시간을 프레임 속에 담아내야한다. 훨씬 더 많은 슛을 찍어야한다. 그래서 4주에 걸쳐 영화를 촬영해본 건 기름도둑이 처음이었다. 단편영화는 평균 7일정도 소요된다. <기름도둑> 이전에 5편의 작품을 제작했는데. 장기적 방법으로 제작하지 않았다영화 <멕시코 바바로>의 경우 나를 포함해 총 8명의 감독이 제작에 참여했다. 그래서 영화 전반적으로 나의 관점과 의도가 많이 묻어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기름도둑은 장기적 관점으로 모든 부분에 관여하고 제작해서 훨씬 더 많은 책임감을 가지고 연구하며 제작했다.

 

 

이 영화가 가진 힘은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이다. 멕시코 현실을 적나라하게 담아낸 당신의 영화를 보며 관객들은 멕시코의 양극화에 대해 알게 된다. 더 나아가 전 세게 국가의 빈부격차, 빈민문제를 바라봄에 있어 보다 더 넓은 시각을 통해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당신이 생각하기에 멕시코의 현 가장 큰 문제가 유가폭등 및 빈부격차 문제라고 생각하여 이 주제를 선택하게 되었나?

 

그렇다. 현재 멕시코는 비상식적으로 기름 값이 치솟고 있다. 6개월마다 석유 가격을 올리고 있다. 이는 정부 부패의 산물이다. 빈민층을 위한 제도 및 복지, 일자리는 존재하지 않으며 일자리를 구하더라도 너무나도 적은 급여를 받는다. 빈민층의 아이들은 정식 교육을 받지 못하고 범죄의 온상에 그대로 노출된다. 아이들은 범죄가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며 궁극적으로 자신의 삶이 황폐해짐을 알지 못한다. 단순히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범죄에 가담하게 된다. 이로 인해 휘발유 혹은 유사 석유를 암시장에 판매하는 와치꼬레로(Huachicolero)는 보편화되었다. 심지어 경찰도 카르텔과 유착하여 금전적 이익을 취한다. 공권력이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 문제를 바로 잡고 개선을 도모할 수 있겠나. 정부는 언론을 이용해 기름도둑 그 자체에만 포커스가 집중시키도록 하여 그들의 부정부패는 은폐한다.

 

 

그렇다면 멕시코 인들은 언론을 신뢰하기 힘들지 않나.

 

물론이다. 언론은 정부우호적 보도를 강조하는 한편 그들에게 불리한 부분은 숨긴다. 정부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언론을 이용한다. 작년 처음으로 좌파 정권이 들어섬에 있어서도 많은 언론의 방해가 있었다. 우리는 지속되는 정부와 언론의 유착에 지쳤다.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예언가라고 칭하고 있다. 영화 제작 후 실제로 멕시코시티에서 송유관 폭발사고로 13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베네수엘라에서도 정부의 무능으로 인해 극심한 양극화현상이 초래되고 있다. 영화완성 후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정말 슬펐다. 나는 현재 멕시코시티에 거주 중이다. 이번 폭발사고는 특히 마음이 아프고 와 닿았다. 하지만 우리 동네 사람들은 어느 정도 예측했던 상황이었다. 영화 속 송유관 폭발과 4개월 전의 폭발 모두 히스테리적 행태이다. 과거 정권은석유 산업을 정치 자금의 일환으로 고려하고 많은 부패와 부조리를 일삼았다. 치안의 부재, 범죄 조직과 결탁한 부패 관료로부터 받는 불이익은 일상이 되었다. 빈부격차는 더욱이 심해졌고 시민들은 안전, 복지 등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했다. 이후 멕시코 국민들은 개혁을 요구했고 마침내 작년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정말 우리에게 큰 진전이다.

 

 

▲ 영화 '기름도둑'  

 

하지만 현 정권이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과거 지배 세력의 힘은 결코 약해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만행과 부조리는 암암리에 계속되고 있다. 원유 값 폭등 및 양극화 완화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기름도둑만을 잡으려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물론 기름도둑으로 인해 비극적인 폭발사고도 벌어졌고 그들은 무거운 범법행위의 주체이다. 하지만 왜 기름도둑이 기승을 부리게 되었는지에 대해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 침체된 고용, 최저임금보다 몇 리터의 기름이 더욱 값어치 있는 상황에서 빈민층이 쉽게 돈을 벌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은 결국에는 기름을 훔치는 행위이다. 심지어 경찰도 카르텔과 유착하여 범죄를 방관 혹은 가담한다. 따라서송유관을 뚫고 기름을 훔쳐가는 도둑의 문제로만 국한하기보다 포괄적인 시선으로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며 기름 도둑과 유착세력을 퇴치하는 정책이 추진되었으면 한다.

 

 

주인공 랄로는 정말 순수하고 착한 소년이다. 그는 선의 기준에서는 부유한 자이다. 하지만 그에게 있어 절대적 가치는 돈이다. 그래서 짝사랑하는 상대 아나의 사랑을 돈으로 사려고 한다. 이는 돈으로 모든 행복과 욕망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논지가 팽배한 자본주의 사회를 함축하였다고 볼 수 있다. 주인공 랄로를 통해 관객들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나

 

당신이 말한 대로 랄로는 정말 순수한 캐릭터이다. 그는 무고한(innocent) 존재이다. 13세 소년 랄로는 아나를 사랑한다. 이는 본성으로부터 발현된 그의 섹슈얼리티이다. 이때 우리는 사랑하는 여성의 마음을 얻기 위한 방법을 사회에서 학습하고 찾는다. 랄로는 그녀에게 가장 원초적이고 순수하게 그녀에게 고백하지만 그녀와 그녀의 친구 룰로 일당은 그를 비웃는다. 이 과정에서 자본주의적 논리가 개입하고 랄로는 그녀에게 선물을 줘야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우리는 전체 파노라마를 보지 못한다. 단순히 제한적 정보와 상황 만으로만 판단한다. 랄로의 세계 즉, 돈으로 서열을 나누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랑을 얻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물질적 선물이다.

 

 

▲  짝사랑하는 아나의 마음을 얻기 위해 스마트폰을 선물하는 랄로

 

랄로는 사랑이 영혼의 교류를 통해 형성되며 호감을 바탕으로 합일이 되기 위한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결심임을 알 도리가 없다. 랄로는 알바를 하는 석유 가게 노인의 빚도 갚고 아나에게 선물할 스마트폰을 구입하기 위해 기름도둑일당 룰로와 손을 잡게 되고 결국 범죄의 주체가 된다. 값으로 매길 수 없는 요소들까지도 돈으로 구입하려고 하는 자본주의에서 돈보다 중요한 가치는 없다. 돈보다 훨씬 빛나는 가치가 있지만 우리는 자본주의 삶 속에서 이를 발견하기란 너무나도 어렵다. 랄로의 삶 속 곳곳엔 너무나도 많은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 물론 우리 작품은 허구이지만 이러한 잔인한 현실은 우리 곁에 있다. 주인공 랄로의 삶을 통해 자본주의의 폐해를 돌아보고 돈보다 더 중요한 가치에 대해 고민해볼 계기가 부여되었기를 바란다.

 

 

자본주의 사회의 도래로 초래된 문제는 멕시코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 문제이다. 대다수 사람들의 최우선가치는 돈이다. 그래서 랄로는 자본주의적 논리에 지배된 전 세계인의 은유적 인물이라고 생각된다. 사람들은 사랑을 정신적 교류가 아닌 돈 혹은 데이트 앱과 같은 진짜 사랑을 찾기 힘든 요소에 우리의 사랑을 의존하고 있다.


정말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데이팅 앱의 경우 그들만의 기준으로 우리를 서열화하고 적합하다고 여겨지는 대상과 매칭한다. 이 앱에서 높은 등급의 이성을 만나기 위해서는 많은 재산을 보유하거나 사회적으로 높은 평판을 지녀야한다. 우리는 이 가치에 종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랄로가 자신이 짝사랑하는 아나의 사랑을 얻기 위한 물품인 스마트폰도 자본주의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나?

 

정확하다. 스마트폰을 선물로 주기 위해 기름도둑이 되고 결국 랄로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걷게 된다.

 

 

이 영화에서 기름도둑 랄로는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한다. 유가 폭등의 원인은 정부에 있으며 사회가 약속한 평등한 삶을 없다는 비관적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로빈후드와 같이 정의를 위해 악을 저지르는 의적이라고 여기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설정이 랄로가 생존을 위해 범죄를 합리화하는 이기심을 지적하는 것인가 아니면 랄로가 정부를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과 극심한 양극화를 만든 부유층을 비판하는 것인가?

 

사실 랄로는 범죄를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당신이 말한대로 많은 사람들이 그를 로빈후드와 비교한다. 유사한 맥락이 있다. 부조리한 상황 속에서 그들에 대해 비관적인 생각을 가지고 사회에 반하는 행동을 실천으로 옮긴다는 점은 비슷하다. 하지만 로빈후드는 정의를 위해 악을 행한다면 랄로는 생존을 위해 필연적으로 행하는 범죄이다. 누구보다 순수한 아이었던 랄로가 범죄를 상징하는 기름때로 점차 물드는 과정은 명백한 정부부패의 산물이다.

 

 

<기름도둑>은 굉장히 철학적으로도 많은 함의를 지니고 있다. 가난한 자는 기름을 훔쳐야만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사회적 관점에서 그들은 범죄자이고 부정적 시선을 받게 된다. 하지만 근본적 문제는 부유층이 부를 독점하는 빈부격차의 심화로 인해 초래된 문제이다. 착취의 주체는 사회적으로 좋은 평판과 부를 누리는 반면 부조리의 대상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다.

 

철학적으로 함의가 있다니 고맙다. (웃음) 나는 랄로가 기름을 훔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묘사해 멕시코의 현실을 직설적으로 담아내려고 노력했다. 현 멕시코는 드릴을 이용해 송유관에 밸브를 장착하여 조직적으로 기름 절도가 벌어진다. 이는 카르텔뿐만 아니라 하층민을 중심으로 일상화되었다. 고속도로 주변을 나가보면 10리터 통에 담긴 훔친 휘발유를 기존 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이때 사람들은 정말 순수한 랄로와 같은 인물이 왜 사회적으로 범죄자의 맥락에 놓였을까 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을 하지 않는다. 그저 기름을 훔친 범죄자로 낙인찍는다. 정작 기름 값 폭등을 초래한 정부와 부패한 기득권층은 사회적으로 높은 평판을 유지한 채 부를 누린다. 참으로 모순적인 상황이다. 나는 랄로가 왜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는지를 강조했다. 내 영화가 부디 현 사회에 큰 울림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당신은 우리 사회에 유의미한 메시지를 부여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이 현실을 자각하는 것으로 만족하나 아니면 사회운동 및 개혁의 시발점이 되길 원하나?

 

우리는 스토리텔러이다. 모두에게 영화를 통해 관객들에 스토리를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는 않는다. 나에게는 우리 사회를 둘러싸고 있는 요소를 전달해야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허구이지만 진실을 담아내고 관객이 스크린에 몰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한다. 특히 기름도둑은 서부영화와 갱스터 영화에 많은 영감을 받았다. 영화 속에서는 폭력적이고 잔인한 행태가 담겨있지만 그 속에는 뚜렷한 목적의식이 있다. 관객들이 나의 의도를 파악한다면 자연스레 사회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랄로는 미혼모인 어머니와 단 둘이 산다. 이 설정도 멕시코 슬럼의 문제를 반영한 것인가?

 

그렇다. 멕시코 슬럼의 대다수 가정은 미혼모 가정이다. 미혼모 여성이 가정의 가장이 되어 가정을 부양해야만 하는데, 슬럼가에서 뚜렷한 직업을 갖는 것도 어려울뿐더러 많은 수익을 내기란 더더욱 불가능하다. 게다가 슬럼가에 고립되어있는 빈민층은 기회가 제한되므로 가난을 탈피하기란 정말 어렵다. , 불가피한 슬럼 가정의 해체로 슬럼가의 아이들은 수많은 범죄를 저지르는 환경에 노출된다. 랄로는 전형적인 슬럼가의 아이이다. 랄로는 착한 성품을 가지고 있음에도 결국 기름도둑이 된 이유이다.

 

 

<기름도둑>은 카르텔과 경찰의 공권력 유착, 정부의 무능 등 굉장히 다루기 어렵고 어두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는 사회고발의 일환으로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주제를 영화로 만드는 데에 부담감이나 위험은 없었나?

 

나는 영화감독으로서 문제의식을 가지고 사회현상을 냉철히 바라보고 부조리한 상황을 영화로 녹여내 문제를 공론화해야한다. 물론 예전이었다면 정부 혹은 외부적 요소에 의해 위협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사회이다. 나에게는 잔혹한 그들의 운명을 다룰 권리가 있다. 영화는 접근성이 높은 콘텐츠이므로 사회가 변화할 수 있는 데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영화의 분위기를 형성하고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특별히 더욱 신경 쓴 부분이 있나?

 

멕시코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피부로 느낀 양극화 문제와 빈민층의 문제를 정형화된 형식으로 담아내고 싶었다. 관객들은 멕시코에 살지 않는 이상 멕시코의 상황을 알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특별히 멕시코에 관심을 가지고 검색하거나 공부하지 않는 이상은 말이다. 대부분의 관객은 영화를 통해 멕시코를 접한다. 그래서 카메라 움직임을 절제하며 치밀하게 미장센을 구성했다.  

 

 ▲ 에드가 니토 감독 지휘 하에 촬영 중인 기름감독 팀    © 에드가 니토 감독 제공

 

음악의 경우도 어떤 장르 혹은 음악이 영화에 삽입되면 효과적일까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했는데, 올드한 사이코 영화에 많이 사용되는 포크락에 많은 영감을 받았다. 처절하고 사이코적인 상황에서 강렬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것보다 완전히 상반되는 포크락 사운드를 통해 모순적 공포를 극대화한다. <기름도둑>의 풍미를 더하기에 이러한 요소가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주인공 랄로 역에 반다 에두아르도를 캐스팅한 이유가 있나?

 

이 영화가 에두아르도에게 첫 연기도전이었다. 에두아르도는 그의 아버지와 학교 벽에 페인트를 칠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둘은 학교 메인터넌스였는데 우연히 그를 보고 이미 랄로가 가져야할 요소를 모두 갖췄다는 느낌을 받았다. 에두아르도에게 잠깐만 와보라고 했다. 그리고 다짜고짜 너와 함께 영화를 찍고 싶다고 얘기했다. 그는 제안을 수락했고 우리는 진정한 랄로를 찾았다는 생각에 정말 기뻤다. 하지만 에두아르도는 카메라 앞에서 연기한다는 게 엄청 생소했을 것이다. 그래서 2~3주 동안 실용적인 연기 트레이닝을 했다, 그가 랄로를 체화할 수 있도록 우리는 그를 에두아르도가 아닌 랄로라고 부르기도 했다. (웃음) 그는 빠르게 랄로라는 인물에 적응했고 전문적인 연기를 해냈다. 에두아르도에게 정말 고맙다.

 

 

그렇다면 궁극적으로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가?

 

빈민가의 아이들은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많은 범죄에 노출된다. 그들은 범죄라는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고 결국 삶은 비극으로 치닫게 된다. 이는 멕시코 슬럼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느 사회나 어두운 면이 있고 유사한 문제는 반복되고 있다. 빈민층 아이들이 범죄의 그늘 속 범죄를 택하는 관행이 지극히 잘못된 행동임을 알려주고 싶었다.

 

 

다음 영화를 준비하고 있나?

 

그렇다. 현재 시나리오 작업 중이다. 내년 상반기 마무리를 목표로 열심히 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내용인지 귀띔해주면 고맙겠다. (웃음)

 

물론 해줄 수 있다, (웃음) 이번에도 사회고발 영화이다. 공권력이 무너지고 정부에 대한 신뢰가 바닥난 상황에서 아이를 실종한 한 엄마가 경찰을 믿지 못하고 직접 아이를 찾게 되는 이야기이다. 부패한 현 사회의 시스템을 적나라하게 비판하여 멕시코의 현실을 관객들에게 알림과 동시에 인식의 개선을 도모해보려 한다.

 

 

당신은 이미 평단의 호평을 받고 있다. 차후 관객들에게 어떤 감독으로 기억되고 싶나?

 

오늘 질문 중 가장 어려운 질문이다. (웃음)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 감독과 같이 현 사회에 어두운 면을 조명함과 동시에 도전정신을 가진 감독이 되고 싶다. 그는 아메리칸 드림의 실체와 허구성을 끊임없이 지적하며 자본에 귀속되는 미국사회와 그들의 탐욕으로 인해 초래되는 이민자들에 대한 차별과 낮은 사회적 지위를 누구보다 냉철하고 독창적으로 표현했다. 모든 작품을 관통하는 뚜렷한 주제의식과 끊임없는 실험정신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김기덕, 박찬욱 감독의 작품도 좋아한다.

 

 

<기름도둑>으로 한국관객에 어떠한 인상을 남기고 싶나?

 

내 영화가 한국 관객에게 어떠한 느낌으로 다가올지 궁금하다. 사실 나는 한국 사회가 어떻게 작동하는 지 잘 모른다. (웃음) 왜냐하면 내가 한국문화를 가까이 접할 수 있는 방법은 한국 영화를 보는 것뿐이었다. 여태까지 본 한국영화는 열정적이고 폭력적이었다, (웃음) 그 속에 목적의식이 뚜렷하게 중심을 잡고 있었고 이러한 한국 영화들을 사랑한다. 정말 한국 사회가 멋지다고 생각한다.

 

▲ 인터뷰 중인 에드가 니토 감독     © 오승재

 

그리고 정말 큰 부천판타스틱 페스티벌에 참석하게 되어 기쁘다.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페스티벌이 매개체가 되어 많은 한국 사람들이 축제를 즐기며 자연스레 내 영화를 접하고 있다. 그리고 GV 행사에서 영화가 끝나고 Q&A를 진행했는데, 많은 한국 관객들이 내 영화를 공감해주고 비판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놀랐다. 부천 영화제 문화에 정말 많은 감명을 받았다. 관객들이 축제를 즐기면서 내 영화 속 멕시코의 잔인한 현실 그리고 우리 주변의 모순에 생각해 볼 계기가 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한국에 오게 되어 정말 영광이다. 여기에 와서 정말 놀랍고 센세이셔널한 관객들을 만나게 되었고, 언어와 문화가 다름에도 그들과 영화를 매개로 교류, 공감하며 국경 없는 사회가 되어 감을 느꼈다. 해당 감동과 감흥은 차후 영화 제작에 있어서도 긍정적 자극이 될 것이다. 한국에 온 기름도둑팀은 나를 포함해 5명이 오게 되었는데 그들도 한국을 정말 좋아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나는 그저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한국어로)’ 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트라이베카영화제 (Tribeca Film Festival) 극영화 부분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한 에드가 니토 감독의  '기름도둑'7/6 15:30 부천 CGV 소풍 3관에서 마지막 상영을 앞두고 있다. 상영 후 에드가 니토 감독을 포함한 기름감독 팀 5명에게 질문할 수 있는 Q&A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씨네리와인드 오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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