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랏말싸미' 상영금지 두고 합의 무산..법원이 판단한다

박예진 | 기사입력 2019/07/06 [00:18]

영화 '나랏말싸미' 상영금지 두고 합의 무산..법원이 판단한다

박예진 | 입력 : 2019/07/06 [00:18]

 

▲ 영화 '나랏말싸미' 포스터.     ©영화사 두둥

 

출판사 도서출판 나녹이 훈민정음 창제 당시를 배경으로 한 영화 '나랏말싸미'가 자신들이 발간한 도서를 동의 없이 각색했다며 영화제작사를 상대로 낸 상영금지 가처분 심문에서 '엔딩 크레딧'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출판사 측은 합의 의사를 밝혔지만, 제작사 측이 "법원 판단을 받겠다"고 해 합의는 무산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0부(부장판사 우라옥)는 5일 도서출판 나녹이 영화 '나랏말싸미' 제작사인 영화사 두둥과 투자·배급사 메가박스중앙 등을 상대로 "상영금지 가처분을 인용해달라"고 낸 가처분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서 원고 측 형난옥 나녹 대표는 "원작자는 1500매가 넘는 원고를 작성하고 15년 동안 1000권이 넘는 책을 보며 풍찬노숙해 '훈민정음의 길' 책을 만들었다"며 "저희가 원하는 크레딧과 최소한 본인들이 해준다고 한 것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인용해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피고 측 조철현 감독은 "원안이 되려면 다양한 요소가 필요하다. 오히려 원안 책은 따로 있다"고 반박했다. '훈민정음의 길' 책뿐 아니라 다양한 책을 연구해 영화화한 것이라는 취지다.

 

피고 측 오승현 영화사 '두둥' 대표도 "제가 너무 힘든 상황을 겪다 보니 출판사와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까지 들었다"며 "저희가 배우까지 떠나보내고 발인하는 아침에 이 소송이 접수됐다는 내용을 받았을 때는 '이건 악의적이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양측의 의견을 들은 재판부는 엔딩 크레딧에 '도서출판 나녹'이라고 넣는다면 소송을 취하할 지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원고 측 대리인은 "다 취하하고 해결할 의사는 있다"면서 "그 정도 표기면 원만히 합의해서 영화의 성공을 바라는 당사자들 간에 의사 표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피고 측 오 대표는 "극장에 상영되는 엔딩 크레딧을 지금 바꿀 수는 없다"며 "제가 많은 스태프와 배우들에 얼굴을 들지 못한다. 정확하게 판단을 받아야지 합의했다고 하면 뒤에서 무언가 왔다갔다 했다는 얘기를 들어 저희 영화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합의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앞서 나녹 측은 지난 2014년 자신들이 발간한 도서 '훈민정음의 길-혜각존자 신미평전'을 각색해서 만든 영화 '나랏말싸미'가 이 저작물에 대한 독점 출판권 및 영화화 권리를 보유하고 있는 출판사 동의 없이 영화화했다고 가처분 신청을 냈다.

 

[씨네리와인드 박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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