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자무쉬의 스타일로 담아낸 좀비물, B급 감성 돋보였지만

[프리뷰] 영화 '데드 돈 다이' / 7월 31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입력 2019/07/26 [20:28]

짐 자무쉬의 스타일로 담아낸 좀비물, B급 감성 돋보였지만

[프리뷰] 영화 '데드 돈 다이' / 7월 31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19/07/26 [20:28]

▲ <데드 돈 다이> 포스터.     © 유니버설 픽쳐스



짐 자무쉬는 인간의 고독과 소외를 담아낸 이야기와 특유의 스타일리쉬한 화면, 유머러스하면서 은유적인 대사로 매니아층을 확보한 감독이다. <천국보다 낯선>, <커피와 담배>, <다운 바이 로우>, <브로큰 플라워>는 물론 2017년 개봉한 <패터슨>까지 매니아층의 열혈한 환호를 받았다. 하지만 이 작품 <데드 돈 다이>는 반응이 심상치 않다. 칸영화제에서 혹평을 들은 건 물론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당시에도 좋은 평을 듣지 못하였다. 

  

짐 자무쉬와 좀비물의 결합은 큰 기대를 이끌어 냈다. 뱀파이어(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사무라이(고스트 독) 등 장르물의 특징을 자신만의 색깔로 만들어 내는 능력을 지닌 만큼 독특하면서 특유의 감성을 주는 작품을 탄생시킬 것이라 기대를 모았다. <데드 돈 다이>는 혹평 만큼 지루한 영화가 아니며 그렇다고 짐 자무쉬의 스타일 또는 장르물의 쾌감 중 하나를 기대할 수 있는 작품도 아니다. 

  

느리고 둔한 좀비들의 귀환

 

<데드 돈 다이>는 크게 세 가지 점에서 독특함과 아쉬움을 동시에 선사한다. 첫 번째는 세계관이다. 어느날 천 명이 채 안 되는 미국 조그마한 마을에 어느 순간부터 커다란 달이 유난히 낮게 뜬다. 지구의 자전축이 바뀌고 24시간 동안 해가 지지 않는다. 그리고 무덤이 파헤쳐져 있다. 이 이상 징후는 좀비가 등장하게 되는 배경이 된다. 등장한 좀비는 과거 조지 로메로 영화의 좀비들처럼 느리고 둔하다.  

 

▲ <데드 돈 다이> 스틸컷.     © 유니버설 픽쳐스



영화 < 28일 후 >의 개봉을 기점으로 좀비들은 빠른 스피드를 갖추게 됐다. 그 이유는 기존 좀비물이 지닌 느린 스피드와 둔한 행동이 더 이상 긴장감을 주기 힘들어서일 것이다. <데드 돈 다이>에서 굳이 지구의 자전축을 바꾸고 좀비를 느리게 만들었다면 그만한 거대담론이나 의미를 품고 있어야 할 법하다. 특히 짐 자무쉬 감독의 은유를 품은 시적인 대사는 그가 만들어낸 이 세계관을 거창하게 표현할 것이라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인물의 입을 빌려 직설적으로 말하는 촌스러운 내레이션과 다소 허무할 수 있는 좀비의 등장 이유는 독특한 설정과 과거로 회귀한 좀비 캐릭터를 생각했을 때 다소 아쉬움을 준다. 

  

두 번째는 캐릭터다. 화려한 캐스팅만큼 독특한 인물들이 등장하며 각각의 인물들은 뚜렷한 캐릭터성을 지니고 있다. 로니(아담 드라이버)-민디(클로에 세비니)-클리프(빌 머레이)로 이뤄진 세 명의 경찰은 적은 인구의 조용한 마을 분위기 때문에 매너리즘에 빠져 있다. 외부에서 온 장의사 젤다(틸다 스윈튼)는 장도(長刀)를 휘두르는 무술인이자 마을에 관심이 많은 독특함을 지니고 있고 어린 시절부터 숲에서 산 밥은 좀비의 위험에 빠진 마을을 밖에서 바라보며 관찰자의 위치를 취한다. 

  

마을 마트의 주인이자 좀비 매니아인 바비(스티브 부세미)와 철물점 주인 행크(대니 글로버)는 미리 좀비의 위험을 감지하고 대비하는 독특함을 선보인다. 조를 비롯한 두 명의 외지인은 좀비에 대한 위험이 드러난 때에 마을을 찾아왔다는 점에서 묘한 긴장감을 풍긴다. 여기에 성질 더러운 농장주인 프랭크와 세 명의 소년원 아이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시나리오의 전개에 따라 어떤 움직임과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으게 만든다.

 

독특한 설정의 좀비로 코믹함 더했지만... 

 

▲ <데드 돈 다이> 스틸컷.     © 유니버설 픽쳐스



영화의 전반부를 이들 인물의 소개와 캐릭터의 특성을 보여주는 데 소비한 건 물론 조그마한 마을은 이런 캐릭터들의 활약을 조명하기 좋은 장소이다. 이런 캐릭터들은 영화가 지닌 B급 감성에 맞춰 활약을 선보인다. 세 명 경찰의 코믹한 좀비 사냥과 젤다의 화려한 무술실력, 좀비를 막기 위해 분투를 벌이는 바비와 행크의 모습은 재미와 긴장감을 선사한다. 하지만 이들 캐릭터가 하나로 뭉쳐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재미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단편적인 사건들만 여러 인물들이 보여주는 건 물론 몇몇 인물들은 지나치게 허무하게 소비되며 아쉬움을 남긴다. 특히 전개에 따라 인물들이 뭉쳐 저항을 하거나 각 인물들이 자신들의 특성에 맞춰 좀비의 공격에서 탈출 또는 대항하는 장면이 도드라지지 않는다. 이런 점은 캐릭터와 캐릭터들이 선보일 전개에 대한 기대감을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다소 아쉽다. 

  

세 번째는 B급 감성이다. 짐 자무쉬의 유머감각은 이 영화의 B급 정서와 맞물려 더 큰 힘을 낸다. 매너리즘에 빠진 경찰들이 어설프고 감정 없이 수사를 하는 모습이나 이미 좀비의 존재를 알고 이를 막기 위해 준비하는 모습, 좀비들이 생전에 그랬듯이 커피를 찾아다니거나 와이파이를 찾아다닌다는 독특한 설정은 느린 좀비를 택했음에도 지루함을 주지 않는 코믹함으로 재미를 더한다. 특히 두 좀비가 카페를 습격해 주인과 종업원을 공격한 후 커피를 찾는 장면이나 프랭크가 좀비들에게 공격당하는 모습을 보며 좋아하는 밥의 모습은 자칫 잔인하거나 끔찍할 수 있음에도 B급 정서를 통해 웃음코드로 다가온다. 

 

▲ <데드 돈 다이> 스틸컷.     © 유니버설 픽쳐스



이런 B급 감성은 짐 자무쉬 특유의 색채와 웃음코드를 좀비 장르에서 자연스럽게 살려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동시에 지나치게 남용되면서 아쉬움을 주기도 한다. B급 감성의 가장 큰 장점은 독특함에 있다. 개연성을 뒤로한 채 독특한 전개를 보여줄 수 있기에 예상치 못한 재미나 쾌감을 선사한다. 헌데 이 독특함 역시 관객의 기대 안에 있어야지, 이를 넘어가거나 기대치에 도달하지 못하면 개연성만 약한 작품으로 남게 된다. 

  

아쉽게도 <데드 돈 다이>에는 그런 순간들이 있으며 이는 B급 감성을 성공적으로 담아냈음에도 이를 통해 원하는 쾌감까지 다가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준다. <데드 돈 다이>는 짐 자무쉬 특유의 스타일을 통해 좀비물을 풀어내는 데는 성공하지만 이를 엮어내며 예기치 못한 재미 또는 짐 자무쉬 만의 철학을 은유적으로 표현해내는 데는 실패한다. 하지만 느린 좀비의 부활과 이를 풀어내는 독특한 감독만의 스타일과 B급 감성의 재미는 색다른 매력을 선사하는 영화라 할 수 있다.

 

[씨네리와인드 김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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