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인 역사로 보는 공적인 역사, ‘에델과 어니스트’ [SICAF]

[SICAF 상영작]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함께 생각해보다

오유미 | 기사입력 2019/07/29 [12:38]

사적인 역사로 보는 공적인 역사, ‘에델과 어니스트’ [SICAF]

[SICAF 상영작]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함께 생각해보다

오유미 | 입력 : 2019/07/29 [12:38]



아시아를 대표하는 최대 규모의 국제 만화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SICAF(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Seoul International Cartoon & Animation Festival)가 7월 17일부터 21일까지 코엑스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23회를 맞은 SICAF2019의 주제는 ‘혁신적인 변화(Innovation Change)’로 미래적인 느낌의 만화, 애니메이션 환경을 영화와 전시를 통해 표현했다.

 

 영화제 초청부문 중 ‘SICAF 시선’은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함께 생각해보는 섹션이다. 팀 버튼, 미야자키 하야오 등 거장이 극찬한 <에델과 어니스트 Ethel & Ernest>가 올해 상영작으로 선정되었다. 로저 메인우드가 감독을 맡은 이 작품은 ‘눈사람 아저씨’로 잘 알려져 있는 세계적인 동화 작가 레이먼드 브릭스의 부모 에델과 어니스트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 영화 '에델과 어니스트' 스틸컷.     © SICAF



1920년대 런던을 배경으로 한 우유 배달부와 가정부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순간부터 40년간 두 연인의 삶을 통해 격변의 소용돌이를 거쳐 온 영국을 엿볼 수 있다. 풍족하지는 않지만 화목한 결혼생활은 평범하기 그지없다. 이 부부는 보통의 소시민처럼 열심히 일하고,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아 기른다. 그러나 ‘제 2차 세계대전’은 평화로웠던 삶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아름답게 가꿨던 정원은 폭격으로 인해 망가지고 흉물스러운 방공호가 자리를 차지한다. 시골로 대피시킨 아들을 그리워하며 부부는 하루하루 불안한 일상을 보낸다.

 

시간이 지나고 부부는 무사히 살아남아 승전을 축하하지만 옆집 부부는 전쟁으로 자식을 잃었다. 아름답고 따스한 그림 속에서 펼쳐지는 이 부부의 모습은 큰 위기는 빗겨가지만 잔잔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이 작품은 지극히 평범한 사적인 역사가 거대한 사건으로 구성된 공적인 역사를 비추는 시선이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영화는 한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의 인생에 가해지는 사건의 여파를 그 세대를 살지 않는 사람에게도 고스란히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동화같은 그림으로 현실을 부각하는 <에델과 어니스트>는 SICAF 시선 섹션의 의도와 같이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만든다. 이 영화와 함께 보기 좋은 작품으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바람이 불 때>가 있다. 레이먼드 브릭스는 여기서도 자신의 부모를 모델로 한 주인공을 내세웠다. 이 작품은 <에델과 어니스트>보다 훨씬 직접적으로 전쟁의 참상을 그려낸다. 특히 핵전쟁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메세지를 던지며, 애니메이션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그림이 섬뜩한 핵폭탄의 위력을 더욱 극적으로 표현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만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모든 이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축제로 시작한 SICAF는 시대와 호흡을 맞춰가며 기술적, 사회적 변화를 수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대를 뛰어넘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아시아 최대 만화·애니메이션 축제를 지향하는 SICAF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

 

* 본 글은 루나글로벌스타에도 게재되었습니다.

 

[씨네리와인드 오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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