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 두 번째 이야기', 공포영화로 봐야 할까?

장가영 | 기사입력 2019/09/23 [09:50]

'그것: 두 번째 이야기', 공포영화로 봐야 할까?

장가영 | 입력 : 2019/09/23 [09:50]

*주의! 이 글은 약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그것: 두 번째 이야기> 포스터     © 네이버 영화

 

 

흔히 공포소설가로 잘 알려진 스티븐 킹의 작품은 '두려움' 자체보다 '두려움과 직면한다는 것', 또는 '두려움에 직면한 사람'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치열한 서사와 구체적인 묘사가 동반되며 상당히 장편화 된 작품이 대다수다. , 스티븐 킹은 이야기를 날카롭게 벼려내어 순식간에 등골을 섬찟하게 만들기보다 드라마를 긴장감 있게, 또한 충실히 이끌어 가는데 능한 작가라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포영화로서의 특정 면모를 기대한 관객들은 어쩌면 스티븐 킹 원작의 영화 <그것> 시리즈를 보고 실망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공포’, 특히나 영상으로 접하는 공포의 정의가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이 클래식(?)한 영화를 공포물로 확정한다는 것은 흐름에 반하는 일인 듯도 하다. 그래서인지 <그것>(이하 <그것1>)의 장르는 공포로, <그것: 두 번째 이야기>(이하 <그것2>)의 장르는 스릴러로 분류되어 있다. <그것1>이 흥행하며 관객들이 던진 공포물보다 성장물 같았지만 재밌었다라는 평이 영향을 미친 듯 보인다.

 

 

▲ 어른이 된 루저클럽     © 네이버 영화


 

그렇다면, 전편을 차치하고 생각했을 때 ‘<그것2>무섭지 않아서 재미없었다라는 비판이 장르 착각으로 인한 오판일까?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지점은 분류된 장르는 절대적이지 않고, 대부분의 관객은 예고편이나 홍보 등으로 장르를 파악하는 데에 익숙하다는 것이다. 홍보로 인해 빛을 보지 못했던 작품들, 좋은 평을 받았음에도 홍보 때문에 비판받았던 작품들을 우리는 쉽게 떠올릴 수 있다. 따라서 <그것2>가 무섭지 않다는 비판은 관객이 기대했던 작품과 실제 관람한 작품과의 괴리에서 발생한 평가이므로 당연히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그것1>을 봤다면 2편의 색깔 또한 예상 가능했으리라는 변명은 말 그대로 변명밖에 안 된다.

 

피 튀기는 영상과 기괴한 피에로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것2>를 무섭게 느끼지 못했던 이유는 뭘까? 관객들이 공포에서 갈라져 나온 장르에 익숙해짐에 따른 것일 수도 있고 더 이상 식인 피에로를 무서워하지 않는 시대의 도래로 인한 것일 수도 있겠다. <그것2>는 이빨 가득한 피에로가 사람의 팔을 도려내 먹고, 쭈글쭈글한 할머니 귀신이 뒤를 쫓고, 잘린 머리에서 촉수 같은 거미발들이 나와 돌아다니는 영화다. 최근의 추세로 볼 때 공포보다 고어나 오컬트, B급 장르영화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차라리 팀 버튼의 <비틀쥬스>처럼 오컬트 코미디적인 부분을 전면적으로 부각했다면 <그것2>가 참신하다는 평을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공포에 지나치게 집착하여 도리어 웃음을 유발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고 말이다.

 

 

▲<그것>의 '그것', 페니와이즈     ©네이버 영화

 

 

또한 늑대인간, 프랑켄슈타인이 나오기만 해도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던 시대는 오래전 지났으며 현란한 특수효과로 표현해낸 징그럽고 무서운 귀신 얼굴도 수명이 다 해간다는 사실을 이 영화는 미처 생각지 못한 듯하다. 최근에 흥행한 공포영화만 봐도 다수가 점프 스케어 같은 1차원적 공포에서 벗어나 참신한 공포를 추구하는 면모를 보인다. 조던 필 감독의 <겟아웃>, <어스>, 아리 에스터 감독의 <유전>, <미드소마> 등이 그렇다사실 <그것2>에도 참신한 공포라고 할 만한 장면이 있었다. 영화 예고편으로 미리 풀렸던 베벌리와 할머니의 대화나 페니 와이즈의 얼굴을 클로즈업한 채 긴장감을 유발하던 장면 등. 하지만 <그것2>는 그러한 긴장감을 제대로 활용하여 다음 장면에서 관객들의 비명을 이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어이없는 웃음을 유발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결국 진지해야 할 장면에서 진지할 수 없었고, 해소감에서 오는 감동이나 경의를 느낄만한 장면에서도 웃음이 났다.

 

그런가 하면 서사적인 설득력도 부족했다. 3시간의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설명되지 않아 공감이 어려운 부분이 있었고, <그것1><그것2>에서의 회상을 통해 뿌려 놓은 떡밥을 잘 회수하는가 싶다가도 너무 오버하거나, 굳이 포함하지 않았어도 될 법한 디테일을 지루할 만큼 묘사하거나, 정작 궁금한 내용은 뛰어넘는 등 <그것1>을 통해 기대했던 이야기에 못 미치는 면이 분명 있었다. 특히 트라우마에 대해서는 조금 더 자연스럽고 섬세한 접근이 필요했을 듯한데, 작품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트라우마에 대한 루저 클럽의 직면과 해소가 다소 아쉽게 표현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클라이맥스를 지나 엔딩에 가까워지면서 <그것1>을 통해 느꼈던 아련함, 안도의 마음과 기대감보다 아쉬움과 씁쓸함이 더욱 컸던 것 같다.

 

 

▲ 루저클럽    ©네이버 영화

 

 

따라서 <그것2>는 상당히 어수선한 영화라는 것이 결론이다. 마냥 유치한 맛에 보기에는 진지하고, 성장물이라기에는 잔인하고, 공포라기에는 우습다. <그것1>보다 방향성이 불명확하고 전편에서 느꼈던 기대를 충족하기에도 부족한 영화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그 어수선함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아역과 성인 배우의 매력 및 엄청난 싱크로율, 그리웠던 클래식함, 잊고 있었기에 반가운 클리셰와 오마주, 그리고 이런저런 특징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다소 어이없이 찾아오는 재미 덕이 아닐까. 따라서 비판할 만한 지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궁금하다면 나는 장장 5시간의 이 시리즈를 일단 보라고 말하고 싶다. 앞서 언급한 아쉬운 부분들이 누군가에게는 매력으로 느껴질 수 있고, 그 매력이 생각 외로 상당할 수도 있으므로공포를 기대하고 관람한다면 필패일 테지만, 다른 매력(?)을 기대하고 관람한다면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씨네리와인드 장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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