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빨리 현실을 알아버린 아이들, '플로리다 프로젝트'

10분 거리의 매직캐슬이 어찌 그리도 멀게만 느껴지는지

김수현 | 기사입력 2019/09/24 [09:25]

너무 빨리 현실을 알아버린 아이들, '플로리다 프로젝트'

10분 거리의 매직캐슬이 어찌 그리도 멀게만 느껴지는지

김수현 | 입력 : 2019/09/24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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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 베이커 감독이 2008년 에서 뉴욕 뒷골목 현실을 비판한 영화를 감독한 이후에 암담한 현실을 그린 영화를 내주길 줄곧 기다려왔었다. 그리고 미국 사회의 뒷면을 그린 또 다른 작품, '플로리다 프로젝트'가 세상에 나왔고, 우리가 때론 모른 척하던 현실을 두 눈에 마주하게끔 도와주었다.

 

 

                                        ▲ ©네이버영화     




 

-아이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리얼리즘




션 감독이 미국 사회의 이면을 고발하고자 했을 때, 그는 절대로 전형적인 방식을 사용하지 않았다. 청소년, 어른들이 깨달은 현실이 아이들의 눈을 통해 전개될 때, 더욱 비극적인 상황이 강조된다. 이미 삶을 포기해 버리고 싶을 정도로 고달픔을 깨달은 성인의 눈보다는, 확실히 천진난만하다고 생각했던 아이들이 비극을 마주했을 때 그들에게서 천진난만함은 찾을 수 없다. 그리고 그 모든 상황을 알면서도 살아가며 마음속에 억누르는 감정의 응어리는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가난에도 불구하고, 영화에서 다루는 주인공들은 가난 때문에 힘들다고 울거나, 분노하거나 자살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진 않는다. 오히려 더 자연스럽게 행동한다. 방세를 못 내서 관리인에게 압박을 받고, 잔돈을 구걸하며 아이스크림을 사 먹는 일이 그들에게는 매일그래왔던냥 일상적인 행동과 같아 이질적이게 느껴지지 않는다. 담백하고 담담한 묘사를 통해 여 태그들이 살아왔던 환경이 어떤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가난이 주는 비극이 발에 베인 굳은살처럼굳어진채 웬만한 고난에는 꺾이지 않는 모습에 마음속으로 울음이 차올랐다.

 

                          ▲     © 플로리다프로젝트 스틸컷




 

 

-주인공과 배경이 주는 풍자

 

우리가 알고 있는 플로리다는 내리쬐는 햇빛, 부유한 백인들이 한여름에 휴가를 즐기러 떠나며, 선글라스와 오픈카 이외의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장소이다. 적어도 내가 상상한 플로리다는 이렇다. 영화에서도 플로리다는 이렇게 묘사된다. 단 한 가지의 빗나간 예측만 제외하면 말이다. 강렬한 색감 의외관, 사랑스러운 아이들, 하지만 결코 만족스럽지 못한 생활.

 

지리적 위치가 주는 아이러니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무니와 무니의 친구들 그리고 엄마 핼리는 올랜도에 위치한 디즈니랜드 주변의 모텔 '매직캐슬'에 거주하고 있다. 꿈과 희망의 상징인 디즈니랜드를 벗어난 뒷골목의 한 모텔을 배경으로 했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모텔은 거주형태의 의미가 조금 다르다. 우리나라의 모텔이 편의시설과 임시거주처라면 미국의 모텔은 다세대주책이나 원룸들이 들어찬 공동생활공간이다. 특히, 무니와 핼리가 머무는 모텔 매직캐슬은 숙박시설 중 한 곳으로, 미국의 장기간 여행객들이 잠시 머물렀다가는 곳으로 보통 고속도로에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다. 

 

모텔의 이름도 너무나 아이러니하게, 디즈니랜드의 중심인 매직캐슬. 애초에 무니는 돈 때문에 자신이 디즈니랜드에 갈 수 없다는 현실을 알고 있다. 꿈꿀 수도 없기에 아예 갈 생각조차 하지 않고, 무니와 친구들은 모텔 주변에서 다른 놀거리를 찾는다. 그 흔한 시소나 그네조차 없기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은 오직 모텔과 모텔 주변뿐. 하지만 영화 후반부, 무니가 미국 아동복지단체의 손에 빠져나와 젠시와 함께 달려서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디즈니랜드다. 10분 아니, 그 보다 더 빨리 달려서 올 수 있는 장소인데, 이 아이들에게는 어째서 그렇게도 멀리있는 장소 마냥 느껴졌을까.

 

주인공과 주변 환경과의 관계가 주는 아이러니도 션 감독의 영화 내에서 꼭 등장하는 요소이다. 에서 우리는 특히 주인공들의 에피소드에 주목 해야한다. 영화가 플로리다의 여러 주변 환경들을 보여 주면서, "참 건물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비록 거리이지만,무니가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이라도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아이스크림 하나를 먹으면서잠시나마 행복감을 느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무니가 노는 방식을 더 집중적으로 살펴보니 무니의 너무 빨리 철든, 그리고 환경이 만든 무니의 아이답지 않은 면모를 보게 되었다.


                ▲     © 플로리다프로젝트 스틸컷



분명 기프트샵을 지나간다. 하지만 멈추지 않는다. 보통의 아이라면 “저 선물을 사달라고, 안 사주면 안 간다”고 떼를 쓰거나 창문에 달라붙어 있을 텐데, 무니는 아예 선물이 자신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사항인 마냥 무관심하게 지나간다. 동전 몇 푼만 달라고 구걸하는 모습도 마찬가지이다. 돈을 구걸하는 행위가 잘못된 행위임을 알지만 도덕심이 욕구를 이길 수는 없기에, 그리고 엄마가 아이스크림을 사줄 만한 돈이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자신의 욕구는 어린 나이에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할 사실은, 아이들의 놀이는 너무 위험했다. 정처 없이, 목적지 없이 떠돌아다닌다. 보호자? 그런 사람은 없다. 알코올 중독자가 성하니 있는 거리에서 아이들은 개의치 않고 돌아다닌다. 불과 10분 거리의 꿈과 환상의 세계에서는 단란한 가족들이 100달러를 지불하고 입장권을 사는데도 말이다.

 

 

-미사회가 주장하는 어머니의 역할에 대하여

 

엄마 핼리도 비참한 현실 속에 무니와 살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몸에 문신이 가득하고, 뚜렷한 직업과 목적의식 없는 젊은 나이의 엄마이지만, 무니와 둘이 살기 위해 돈을 번다. 정부의 보조금마저 끊기자, 방세와의 싸움은 주마다 계속되고 하자가 있는 향수를 무니를 데리고 나가 길거리에서 판다. 그러나 계속되는 지출에 꾸준한 수입은 없고, 결국 핼리는 매춘을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만다. 상황을 알게 된 미국 아동복지시설에서는 무니를 정상적이고 안정적인 가정으로 보내기 위해 핼리와 떼어놓는다. 사랑하는 딸과 함께 있기 위해 자신의 몸을 기꺼이 버렸는데, 정부에서는 가장 소중한 것을 뺏어 갔다.   

 

 감독은 미국의 복지 제도에 대해서도 비판하고자 했을 것이다. 이전에 청소년 문학  ILLUSTRATED MUM(재클린 윌슨 지음)을 읽은 적이 있다. 이 문학에서도 똑같이 문신을 하고 직업이 없는 젊은 엄마와 위태로운 가정 안에 놓여진 두 딸의 상황을 묘사해 주는데,  참으로 영화와 비슷한 현실에 처해있다고 생각했다. 책의 결말에서도, 엄마  Marigold가 경제적정신적으로 엄마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복지 센터에서 아이들을 위탁 가정으로 보낸다.   Star  Dolphin은 엄마를 그리워하며 찾아 간다.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이다



▲     © 네이버북스




배고파도, 가난한 현실에 힘들어도 눈물 보이지 않던 무니는 엄마와의 헤어짐에서 결국 눈물을 보인다. 무니와 핼리는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인 것이다.

 

 

미국 사회 가정의 하는 어머니의 역할은 무엇인가? 문신이 없어 야하고 직업이 있어야 하는가? 경제적으로 여유 있어야 하고 아이들이 온실 속 꽃처럼 자랄 수 있게 돌보아야 하는가?

 

그냥 아이들에 대한 ‘사랑’만 있으면 어때, 라고 반문하고 싶다.



                               ▲     © 플로리다프로젝트 스틸컷




 

무지개 끝에는 보물이 있대!” 

 

 아이들은 이미 보물이 없는 걸 알지만, 그들이 앞으로 꿀 꿈과 환상을 지켜주고 싶기에




[씨네리와인드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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