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보다 무서운 현실의 좀비들, '위 아 리틀 좀비'

[프리뷰] '위 아 리틀 좀비' / 2월 05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2/05 [15:35]

게임보다 무서운 현실의 좀비들, '위 아 리틀 좀비'

[프리뷰] '위 아 리틀 좀비' / 2월 05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0/02/05 [15:35]

▲ '위 아 리틀 좀비' 포스터  © (주)얼리버드픽쳐스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죽음 이후 부활해 전염병처럼 인간을 공격하고 같은 존재로 만들어 버리는 좀비는 오늘 날 공포영화계의 트렌드라 할 만큼 대중화된 소재다. 이런 좀비를 소재로 한 귀엽지만 무거운 영화가 있다. <위 아 리틀 좀비>는 마치 좀비처럼 감정이 없는 네 명의 아이가 감정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던 중 밴드를 만든다는 독특한 설정을 보여준다.

 

히카리는 어느 날 뉴스에서 큰 교통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접한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그 사건을 보며 그는 끝내준다!’고 외친다. 분명 영안실에 누워있는 건 부모님인데 히카리는 눈물이 나지 않는데 장례절차는 지루하기만 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처럼 흥미로운 일이 펼쳐지기를 바란다.

 

그는 화장터에서 또 다른 세 명의 또래들을 만난다. 그 아이들의 공통점은 히카리와 같이 부모의 죽음으로 화장터에 왔다는 점, 어떠한 슬픔도 느끼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에 네 사람은 함께 감정을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한다. 이 모험은 게임을 좋아하는 히카리의 감성에 맞춰 마치 게임 퀘스트처럼 진행된다. 감정을 찾기 위해 각자가 생각하는 추억의 장소로 떠나며 슬픔을 느끼고자 한다.

 

▲ '위 아 리틀 좀비' 스틸컷  © (주)얼리버드픽쳐스



이 과정에서 영화는 두 가지 이유를 통해 왜 이 아이들이 감정을 잃어버린 좀비가 되었는지를 설명한다. 첫 번째는 그들의 가정이다. 히카리는 부모의 이혼 문제로 소외를 겪었고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다. 오직 게임만이 히카리의 유일한 친구이자 탈출구가 되어주었다. 이는 다른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다. 밴드에서 유일한 여성인 여자아이는 가정에서 겪는 외로움을 나이든 선생과의 만남으로 풀었고 선생은 가정에 불만을 품은 아이를 위해 부모를 죽이고 만다.

 

가정 내의 균열은 아이들에게 감정을 줄 수 없었고 감정을 익히지 못한 아이들은 리틀 좀비라는 밴드를 결성한다. 꿈도 미래도 나아갈 힘도 없는 그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내뱉는 이 밴드는 예상 외로 큰 성공을 거둔다. 부모들의 죽음을 노래하는 그들의 목소리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그 열광은 슬픔이나 동정 때문이 아니다. 부모를 잃은 네 명의 아이가 밴드를 이뤘다는 스토리에 대한 환호이다.

 

▲ '위 아 리틀 좀비' 스틸컷  © (주)얼리버드픽쳐스



과거 히카리의 반에서 반 아이들이 담임교사에 대한 수업을 거부했을 때 히카리는 혼자 교실에 있었다. 담임교사가 왕따를 당할 수 있다고 말하자 히카리는 어차피 왕따라 답한다. 이에 너는 너무 착해서 왕따를 당한다는 답이 돌아온다. 이 대답은 담임교사가 왕따를 알고 있었음에도 히카리를 방치하고 있었다는 말이 된다. 네 아이가 겪어온 어른들은 감정에 메마른 이들이었다.

 

그들은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지 않았고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는 리틀 좀비를 바라보는 대중과 그들의 매니저 역시 마찬가지다. 매니저는 투어의 마지막 장소로 히카리의 부모가 죽은 고속도로를 잡는다. 잔인하다는 여자친구의 말에 그 아이와 부모를 위한 추모의 순간이라 말하는 그의 모습은 돈을 위해서는 어떠한 인간됨도 버릴 수 있다는 자세가 담겨 있다.

 

▲ '위 아 리틀 좀비' 스틸컷  © (주)얼리버드픽쳐스



대중들은 히카리의 부모가 죽은 고속버스를 몰던 기사를 찾기에 열중하고 그를 집중 공격한다. 인터넷 조리돌림의 현장에서는 죽음에 대한 추모보다 그 죽음을 이용한 범인 찾기와 이를 흥밋거리로 여기며 즐기는 저열한 행태를 보인다. 타인을 생각하는 사랑과 동정의 마음이 없는 이런 좀비들의 세상에서 태어나는 건 리틀 좀비들이다. 학교에서 회사에서 그리고 사회에서 감정을 감추다 못해 지워버린 이들은 좀비가 되어 좀비를 낳는다.

 

<위 아 리틀 좀비>는 게임 같은 구성을 통해 영화 자체에 감정적인 몰입을 시도하는 걸 방해한다. 이를 통해 감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효과를 가져 온다. 현대사회의 새로운 화두 중 하나는 아이들이다. 가정과 사회가 지닌 소외와 무관심, 이기심을 아이들은 마치 거울처럼 배우고 따른다. 어쩌면 진정으로 무서운 좀비란 게임이나 영화가 아닌 사회에 존재하는 어른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이 작품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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