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의 관심사', 서로 다르지만 좋아하는 마음만은 똑같은

유수미 | 기사승인 2020/05/28 [11:22]

'초미의 관심사', 서로 다르지만 좋아하는 마음만은 똑같은

유수미 | 입력 : 2020/05/28 [11:22]

 

  © 그림 : 유수미

 

[씨네리와인드|유수미 객원기자] 나와 의견이 다른 친구가 있었다. 난 이게 좋다고 하면 그 친구는 이게 싫다고 하고, 내가 어디를 가자고 하면 그 친구는 다른 곳을 가자고 했다.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나와 달리 친구는 즉각 즉각 감정을 표현하는 친구였기에 나와 많이 달랐다. 그렇기에 티격태격 싸우기도 하고, 기분이 상해서 서로 말을 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친구는 나와 몇 년 동안 계속 인연을 이어왔다. 학창 시절 때부터 인연을 맺어온 만큼 의리를 지키고 싶었고, 내가 안 좋은 상황에 처해도 묵묵히 곁을 지켜주는 친구였기에 내 편이라고 여겨졌다.

 

그저 다르다고 생각했던 옛날과 달리, 나와 다름으로 인해 나만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다른 시각에서도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처음 만난 사람과의 사이에는 경계선이 분명해서 예의를 차리게 되지만, 오랜 인연일수록 경계선이 옅어지기에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다투는 사이가 꼭 부정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이렇듯 나의 이야기처럼, 서로 다르지만 다름을 이해하고 깨닫는 과정을 그려낸 영화가 바로 초미의 관심사. 겉으로는 티격태격하지만 모녀의 눈빛과 마음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로에 대한 진심을 느낄 수 있다. 아무리 다르다고 해도 같은 피가 흐르는 가족이니까 말이다.

 

▲ '초미의 관심사' 스틸컷  © 트리플픽쳐스

 

모녀는 자신들의 가겟세, 비상금을 들고 튄 막내 유리를 찾기 위해 이태원의 온 동네를 누빈다. 목표점은 동일하나 서로 다른 성격으로 인해 말다툼은 물론, 톰과 제리처럼 아웅다웅하며 신경전을 벌인다. 특히나 순덕이 무언가를 하려 할 때 툭하면 엄마가 막아서곤 하는데, 이로 인해 모녀 사이에는 큰 갈등이 빚어진다. 엄마의 거친 말과 세 보이는 포스, 순덕의 시크한 말투와 강렬한 인상 등으로 인해 두 여자의 충돌은 더욱 거세게 느껴진다. 엄마의 빨간색 의상, 순덕의 파란색 의상처럼 겉으로 보이는 모습에서도 둘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누구 배에서 나왔길래 이렇게 안 맞아!”라고 외치는 엄마와 우리가 오순도순 안부를 주고받는 사이는 아니잖아?”라고 맞받아치는 순덕. 자석의 N 극과 S 극처럼 두 모녀는 확연히 다르다. 하지만 엄마는 어린 나이였음에도 순덕을 낳아 키우기 위해 가수라는 꿈을 접었고, 순덕은 그런 엄마를 위해 엄마가 부르던 노래 구절을 따서 공연장에서 노래를 부른다.

 

하루 동안의 여정으로 인해 탈도 많았지만 그만큼 곁에 있음으로써 둘은 비로소 서로의 존재를 느끼게 된다. 엄마가 순덕의 집에 갑작스레 찾아갔던 것도, 거침없이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도 그만큼 경계선이 나눠지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마치 너와 나는 둘로 갈라진 사이가 아니라 하나로 존재하는 사이라고 여기고 있는 것처럼.

 

▲ '초미의 관심사' 스틸컷  © 트리플픽쳐스

 

이 곡의 원작자는 박초미입니다.”라고 이야기하며 엄마를 위해 노래를 부르는 순덕. 엄마는 순덕의 말을 듣고 공연장을 유유히 떠나 정처 없이 길을 걷는다. 그간 떨어져 있었을지라도, 아무리 서로 다르다고 해도 자신의 곁을 지켜주는 건 순덕이었음을 깨달았던 걸까. 그녀의 얼굴 속에 왠지 모를 웃음꽃이 피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마지막 장면, 순덕이 부르는 “Need Your Love"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데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엄마에 대한 사랑이 큼지막하게 드러나 비로소 큰 울림을 안겨다 준다. 어쩌면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속으로 쌓아둔 사랑이 표현될 때 더 큰 사랑의 의미를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핸드헬드 촬영기법, 이태원의 촬영지로 인해 영화는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느낌을 전달해 준다. 그렇기에 모녀를 보며 우리의 일상을 떠올리게 되고 공감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더불어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표정, 눈빛, 몸짓을 통해 모녀가 서로를 사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츤데레법 사랑일지라도 크나큰 따뜻함과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영화이다.

 

 

유수미 객원기자| sumisumisumi123@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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