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기획③|2020년 올해의 한국영화 10편

기획ㅣ2020년을 빛낸 한국영화 10편을 만나다

김준모 | 기사승인 2020/12/24

연말기획③|2020년 올해의 한국영화 10편

기획ㅣ2020년을 빛낸 한국영화 10편을 만나다

김준모 | 입력 : 2020/12/24 [10:00]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2020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올해의 한국영화를 뽑아보고자 한다. 올해 한국영화계는 <기생충>의 전 세계적인 열풍과 아카데미와 칸영화제 작품상 수상으로 최고의 호황기를 맞을 것이라 생각했다. 허나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유례없는 침체기를 맞이해야 했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상업영화에 가려졌던 다양성영화가 비교적 빛을 볼 수 있는 환경이었지만,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할 만큼 끔찍한 한 해였다.

 

작품 선정 기준은 202011일부터 1223일까지 관람한 한국영화를 바탕으로 했다. 기자 개인이 뽑은 것이기 때문에 관람하지 않은 작품은 순위에 넣지 않았다. 씨네리와인드 전체의 의견보다는 개인의 평가로 생각해주길 바란다.

 

 

▲ '소리도 없이' 스틸컷  © (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소리도 없이

 

감독 : 홍의정 / 출연 : 유아인, 유재명, 문승아

 

소리도 없이 다가온 사유의 공포

 

객체의 삶을 살던 두 남자가 주체가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사유가 지닌 두려움과 공포를 보여준다. 사회적 약자로 생계를 위해 범죄에 가담했던 두 사람이 죄책감이란 감정을 알게 되면서 펼쳐지는 사건들은 철학적인 질문을 독특하게 관객들 앞에 내던진다. 블랙코미디에 중점을 둔 이야기는 지독한 유머와 풍자의 시선으로 씁쓸함을 남긴다. 마치 유인원을 보는 듯한 유아인의 연기가 압권이다.

 

 

▲ '이장' 스틸컷  © 인디스토리

 

이장

 

감독 : 정승오 / 출연 : 장리우, 이선희, 공민정, 윤금선아, 곽민규

 

유쾌함을 품은 가부장제 소동극

 

아버지의 묘가 이장하게 되면서 오랜만에 모인 네 자매와 막내 남동생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가부장제라는 무거운 주제를 말하면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는다. 개성 강한 네 자매와 무기력한 남동생이 절묘한 캐릭터 합을 이루며 가부장제에 억눌렀던 딸들의 서러움과 아들의 무게감, 그 사이에서 발현되는 우정을 소동극의 형태로 담아낸다. 가부장제가 지닌 굴레를 표현하기 위해 3대에 걸친 남성상을 한 공간에 표현한 점은 인상적인 연출이라 할 수 있다.

 

 

▲ '에듀케이션' 스틸컷  © 씨네소파

 

에듀케이션

 

감독 : 김덕중 / 출연 : 문혜인, 김준형

 

뼈아픈 청춘의 세상공부

 

낮은 온도로 진행되는 영화는 오락성이 부족하다. 그 부족함을 채우는 공감이 강하다면 오락적인 재미를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냉혹한 세상공부를 배우는 두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미래가 없는 청춘의 삶을 이야기한다. 문혜인과 김준형, 두 배우는 과장되지 않은 연기 속에 적재적소에 어울리는 감정을 배치하며 극적인 몰입을 더한다. 건조해서 더 슬프고 잔혹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 '찬실이는 복도 많지' 스틸컷  © 찬란

 

찬실이는 복도 많지

 

감독 : 김초희 / 출연 : 강말금

 

올해의 발견, 강말금

 

이 작품을 보고 나면 강말금이란 이름이 각인될 것이다. 방황하는 청춘을 다룬 영화는 많지만 중년을 다룬 작품은 드물다. 40대에 연애도, 일도 모두 막다른 골목에 몰린 찬실을 연기한 강말금은 사랑스런 매력으로 극 전체에 따뜻함을 불어넣는다. 현실에 판타지를 한 스푼 첨가하며 뭉클한 위로를 건넨다. 무엇보다 김영민이 연기한 장국영 캐릭터는 올해의 씬스틸러라 할 만큼 강렬하다.

 

 

▲ '남매의 여름밤' 스틸컷  © 그린나래미디어(주)

 

남매의 여름밤

 

감독 : 윤단비 / 출연 : 최정운, 양흥주, 박현영, 박승준

 

여름밤과 같은 노스탤지어

 

<우리들>, <벌새>를 잇는 노스탤지어 영화다. 이 영화들의 공통점은 유년시절 일상처럼 사소해 보이지만 누구나 품었을 아픔과 슬픔, 그리고 환희의 순간을 통해 공감을 자아낸다. 옥주와 동주 남매가 방학 동안 할아버지의 집에서 지내는 내용을 통해 가족 사이의 행복과 갈등을 잔잔하고도 깊게 담아낸다. 신예 윤단비 감독의 차기작을 기대하게 만들 만큼 마음을 휘어잡는 작품이다.

 

 

▲ '내가 죽던 날' 스틸컷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내가 죽던 날

 

감독 : 박지완 / 출연 : 김혜수, 이정은, 노정의

 

죽음 속에서 주체성과 연대를 말하는 힘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세 여성이 각자의 슬픔을 이겨내는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연대의 힘을 보여준다. 추리극의 구성으로 사건을 수사하면서 동질감을 느껴나가는 과정이 섬세한 감정선을 그린다. 그러면서 추리극 본연의 매력을 잊지 않는 구성을 선보인다. 포인트는 주체성이다. 여성들의 연대를 그린 이전의 여성서사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주체성을 강조하며 인상적인 메시지를 선사한다.

 

 

▲ '프랑스여자' 스틸컷  © (주)디스테이션

 

프랑스여자

 

감독 : 김희정 / 출연 : 김호정, 김지영, 김영민, 류아벨, 알렉산드르 구안세

 

나선형으로 조립되는 기억의 퍼즐

 

시간을 조립하는 영화는 그 과정이 나선형으로 흐를수록 흥미를 자극한다. 가장 먼 곳에서 감정의 핵심으로 다가서면 다가설수록 극적인 격화를 이끌어낸다. 프랑스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한 여성의 과거와, 그녀의 기억 속에 위치한 여인의 이야기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성을 선보인다. 과거와 현재 사이의 감정적인 연결성이 강해질수록 장면을 통해 이를 표현하는 과정이 인상적이다.

 

 

▲ '강철비2: 정상회담'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강철비2: 정상회담

 

감독 : 양우석 / 출연 : 정우성, 곽도원, 유연석, 앵거스 맥페이든

 

통일에 관한 화려하고도 진중한 담론

 

전작이 남과 북, 그리고 미국의 관계였다면 이번 후속편은 중국과 일본을 더하며 그 심도를 더한다. 전작의 주인공이었던 정우성과 곽도원이 역할을 바꾸면서 달라진 남북관계의 패러다임을 다룬다. 하이라이트는 핵잠수함에서 펼쳐지는 세 정상의 담론과 핵잠수함 액션 장면이다. 담론에는 진중함을 더했고, 액션에는 긴장감을 입혔다. 여기에 정말 통일을 원하느냐는 질문을 통해 주제의식을 강화한다.

 

 

▲ '나를 구하지 마세요' 스틸컷  © (주)리틀빅픽처스

 

나를 구하지 마세요

 

감독 : 정연경 / 출연 : 조서연, 최로운, 양소민, 선화, 이휘종, 이선희

 

추운 겨울 끝을 지나 다시 봄날이 올 때까지

 

한 사건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를 포장하거나 주제의식을 담아내는 기술이 높아진다. 세월호 이야기를 담아낸 이 작품은 상처를 품은 소녀와 소녀의 상처를 위로해주려는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어린아이들이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다소 오글거리는 부분이 있지만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방탄소년단과의 연관성은 색다른 묘미를 선사하는 지점이라 할 수 있다.

 

 

▲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스틸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감독 : 이종필 / 출연 : 고아성, 이솜, 박혜수

 

세상을 향해 도전하다

 

9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당시 말단 여직원을 고졸 출신으로 뽑았던 점과 서구사회에 대한 동경을 지녔던 90년대의 사회성을 통해 여성 사이의 연대라는 힘을 보여준다. 재능과 사명감은 투철하지만 대학을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말단에 위치한 여직원들이 뭉쳐 회사의 비리를 폭로하는 내용을 흥미롭게 담아낸다. 갈등이 비교적 단조롭게 진행된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세 명의 주인공 캐릭터의 강한 개성이 매력적이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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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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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0.12.2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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