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요현상' 고두현 감독 - 자신만의 기준으로 자신만의 삶 만들어가길

인터뷰ㅣ'요요현상' 고두현 감독

유수미 | 기사승인 2021/02/08

'요요현상' 고두현 감독 - 자신만의 기준으로 자신만의 삶 만들어가길

인터뷰ㅣ'요요현상' 고두현 감독

유수미 | 입력 : 2021/02/08 [10:30]

 

▲ 고두현 감독 사진  © 씨네소파

 

[씨네리와인드|유수미 객원기자] 요요현상」을 연출한 고두현 감독이 씨네리와인드와 만났다. 꿈과 현실의 기로에 서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요요현상>을 보며 고두현 감독이 직접 전하는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고두현 감독은 다큐멘터리 영화 <옥상 위에 버마>, <목소리> 이후 8년간의 제작 과정을 거쳐 영화 <요요현상>으로 돌아와 자신의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게 됐다. <요요현상>은 5명의 요요 소년들이 어른이 되어가면서 겪게 되는 우여곡절 성장을 다룬 청춘 다큐멘터리이다. 영화는 5명의 청년들이 각자 다 다른 선택으로 자기만의 인생을 만들어나가는 것을 통해 ‘틀린 인생은 없다.’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고두현 감독은 '좋아하는 일'과 '생계유지를 위한 일' 사이의 갈림길에서 오랜 기간 고민을 하는 요요 소년들의 모습이 자신의 모습과 맞닿아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자신과 닮은 그들의 모습에 마음이 끌려서 다섯 친구들이 어떠한 방향으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나갈지 계속해서 지켜보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 '요요현상' 스틸컷  © 씨네소파

 
Q. 작품을 연출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동건이는 대학교 2학년 때 처음 만난 친구인데, 요요를 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게 저 역시도 신기한 취미 정도로 생각했다. 그러던 중 2011년 8월 요요현상 팀이 에든버러에서 공연을 하게 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운이 좋게도 마침 교환학생으로 네덜란드에 가있었다. 그래서 공연을 찍어줄 수 있냐는 동건이의 부탁을 받게 되었고 마지막 공연이라는 사연에 마음이 끌려서 카메라를 잡게 되었다. 축제도 즐길 겸 오랜만에 친구도 만났으면 좋겠다는 가벼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열과 성을 다해서 몇 달간 진지하게 공연을 준비해 온 그들의 모습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 이전까지 요요를 ‘다른 사람이 하는 특이한 취미’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다면, 그러한 인식이 조금씩 전환되었던 계기였다. 영화에서 동건이가 “할 수 있을 거라는 수준보다 더 잘 해버렸다.”라고 표현한 것처럼 에든버러에서의 공연 자체가 즐거웠고 흥미로웠다. 그래서 그들의 삶과 요요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고 싶어졌다. 그때 촬영한 분량을 그들과 함께 보고 공연 스케줄도 같이 맞추면서 다른 멤버들과도 금세 친해질 수 있었다. 나이도 비슷한 또래였고 유머 코드도 통하는 부분이 많아서 한국에 가서도 이 친구들이 사는 모습을 쭉 찍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

 

Q. ‘요요현상’을 제목으로 짓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요요현상의 멤버들은 요요를 계속해야 할지, 다른 길을 찾아야 할지 고민을 겪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체중이 늘었다 줄었다 하는 ‘요요현상’의 사례와 비슷해 보여 '요요현상'을 제목으로 짓게 되었다. 더불어 공연 팀의 이름이기도 하고 단어가 유머러스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에 들기도 했다. 요요를 단순한 장난감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하나의 현상으로 보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서 영화의 지향을 드러낼 수 있는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Q. 인상 깊었던 장면 혹은 대사가 있다면. 그 이유도 말씀 부탁드린다.

 

“여전히 요요 실력이 는다”는 동훈의 말이 흥미로웠다. 사람들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면 ‘어떤 일을 언제까지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자주 사로잡힌다. 자신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서 요요 대회에 나가는 동훈의 모습을 보며 고정관념이 깨지는 기분이 들어서 인상 깊었다. 하지만 자존감은 혼자 결심한다고 해서 충족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응원해 주고 박수쳐주는 동료의 시선이 있을 때 자존감이 채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동훈이 무대에서 레트로풍의 음악에 맞추어 예선전을 치르는 모습은 그 자체로 멋진 일이지만, 그것을 바라봐 주는 친구들의 따뜻한 시선이 있을 때 더욱 빛을 발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가장 인상 깊었던 대사와 대회 장면을 엔딩으로 삼았다.

  

▲ '요요현상' 스틸컷  © 씨네소파

 

Q. 촬영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비하인드 스토리는.

 

좋았던 점은 ‘요요’라는 작지만 아름다운 세계를 만났다는 것이다. 다섯 사람이 요요 덕후라면, 저는 요요 관람 덕후인 듯 싶다. 축구 경기에 출전하는 것을 즐기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밤을 새워서 그들을 응원하며 축구 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 친구들이 진지하게 연습하고 차분한 호흡으로 요요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에 매료가 되었던 것 같다. 다큐멘터리 제작을 통해서 서로의 삶을 깊게 들여다볼 수 있고 친구들과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어서 그 점이 좋았다.

 

힘들었던 점은 다섯 사람을 주인공으로 삼아서 찍다 보니 스케줄을 잡는 게 조금 어려웠다. 저 역시 개인 스케줄이 있고 학교를 다니다 보니 시간이 부족했다. 그러다 보니 뒤늦게 어떤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그것을 왜 못 찍었을까?’하고 후회한 적도 있었다. 그 외에, 서로 간의 갈등이 유발하지 않게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했다. 한 사람에게 들었던 말을 다른 사람에게 잘못 전하면 상처가 될 수도 있으니까 그 부분을 조심하고자 최선을 다했다.

 

Q. 감독님께 있어서 요요는 무엇인지 여쭙고 싶다. 감독님만의 요요와 함께 나아가고 싶은 방향이 있다면. 

 

저에게 있어서 요요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드는 일이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언제나 즐거운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렵고 힘들 때도 많지만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서 그 이야기가 좋은 반응을 얻었을 때 보상받는 기분이 들고, 필요한 이야기를 세상에 전할 때 만족감을 얻기에 그 점으로 인해 영화 작업을 쭉 해나가는듯싶다. 앞으로도 좋은 사람들과 교류하여 꾸준히 좋은 영향력을 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고 싶다.

 

Q. 실제로 접한 요요현상 팀의 퍼포먼스는 어땠나. 관중석의 분위기도 어땠는지 이야기를 듣고 싶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요요를 추억 속의 작은 장난감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요요 공연팀이 펼치는 요요는 여러 종류의 요요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관객들에게 많은 놀라움을 선사했다. 다큐멘터리에 담긴 것보다 요요현상 팀의 공연들은 실제로 보면 더 풍성하고 멋진 공연이다. 에든버러에서의 공연도 공연 자체보다는 짧은 컷 위주의 편집으로 흥겨운 분위기를 전달하는데 집중했지만, 실제로는 그 자체의 특별한 서사가 있는 공연이다. 카펫만 깔던 동건이가 나머지 멤버들의 구박에도 불구하고 솔로 공연을 하는 내용으로, 찰리 채플린 영화 같은 재미가 있는 공연이었다. 넌버벌 퍼포먼스로 전달하는 부분에 있어서 뛰어난 공연이었고 많은 외국인 관객들도 그 이야기에 공감하는 표정을 지었다.

 

Q. 청년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와닿았던 것과 관객들에게 전달되었으면 하는 이야기가 있다면.
 
저 역시 요요현상 멤버들과 비슷한 나이의 또래이기도 했고, 좋아하는 것을 일로 해서 자아실현을 하겠다는 삶의 지향을 가지고 있었다. 다섯 사람이 요요를 두고 꿈과 현실의 기로에서 선택의 고민을 하는 것이 남의 고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20대 때 막연히 좋아하는 것을 일로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는데, 영화를 찍으면서 여러 사람들의 행보를 보며 좀 더 유연하게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정답이 있지는 않겠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과 생계유지를 위한 일의 관계는 늘 유동적이고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맞추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좋아하는 것을 일로 하지 않으면 실패한 것처럼 묘사가 되기도 하는데, 영화 <요요현상>을 통해 하나의 삶이 정답이 아니라 삶의 방향은 여러 갈래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 '요요현상' 스틸컷  © 씨네소파

 

Q. 꿈과 현실의 기로에서 선택의 갈등을 겪는 대상들은 주로 20-30세대의 청년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로 인해 <요요현상>은 청년들을 위한 영화라는 생각이 드는데,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 사회는 하나의 주류적 삶의 경로를 획일화해서 정답처럼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강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자신의 기준으로 나만의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고, 주류적 삶의 경로를 따라가지 않아도 실패한 삶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Q. 그동안 <옥상 위에 버마>, <목소리>, <요요현상>까지 쭉 다큐멘터리 작업을 해오셨는데, 어떤 점이 끌려서 다큐멘터리 작업을 해오시게 된 것인지 궁금하다.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드는 일의 매력은 영화를 찍으면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옥상 위에 버마>와 <목소리>를 찍으면서 한국 사회의 이주노동자들의 삶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요요현상>을 찍으며 동시대 청년들이 가지는 일에 대한 고민에 공감할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봄으로써 제 스스로의 인식이 바뀐 것처럼 관객분들도 <요요현상>을 보며 자신, 혹은 주변의 삶에 대한 인식이 조금이나마 달라지기를 바란다.

 

Q. 준비 중인 차기작이 있다면 무엇인지 말씀 부탁드린다.

 

<요요현상>과 비슷한 맥락에서 사람들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싶었다. 지금 제작 중인 영화는 <안경, 안경들>이라는 영화인데, 대학생 때 한 사람의 죽음으로 인하여 달라지는 각자의 선택과 삶을 다루는 다큐멘터리이다. 영화는 한 사람의 죽음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았기에 침묵할 수 없었던 친구들의 이야기로, 한 사람의 죽음 이후 친구들의 선택이 지금의 삶에 어떤 영향으로 남아 있는가를 탐구하는 내용이다. 2022년 완성을 목표로 제작 중에 있다.

 

INTERVIEW 유수미

PHOTOGRAPH 씨네소파

 

 

유수미 객원기자| sumisumisumi123@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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