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빛' 김무영 감독 -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의미가 생겨나는 '밤'과 '빛'처럼

인터뷰ㅣ'밤빛' 김무영 감독

유수미 | 기사승인 2021/03/31

'밤빛' 김무영 감독 -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의미가 생겨나는 '밤'과 '빛'처럼

인터뷰ㅣ'밤빛' 김무영 감독

유수미 | 입력 : 2021/03/31 [10:00]

 

▲ 김무영 감독 사진  © 씨네소파

      

[씨네리와인드|유수미 객원기자] <밤빛>을 연출한 김무영 감독과 씨네리와인드가 만났다. <밤빛>은 짧지만 긴 여정을 통해 서로 간의 결핍을 채워가는 두 사람의 모습, 그리고 산속의 아름다운 풍경과 생생하고 또렷한 환경음을 담아내었다. 영화를 통해 ‘관계’에 집중할 수 있을뿐더러,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기에 김무영 감독이 직접 전하는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김무영 감독은 영화 <콘크리트>, <랜드 위드아웃 피플>, <낮과 밤> 이후 장편 <밤빛>으로 돌아와 자연을 배경으로 압도적인 미장센을 보여주었다. <밤빛>은 단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아버지와 아들의 2박 3일간의 동행을 그려내고 있으며, '첫 만남'과 '헤어짐'의 순간을 담아낸 영화이다. 인적이 드문 산 속에서의 동행은 두 사람의 인연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김무영 감독은 영화 <밤빛>에 대해 헤어진 이들과 헤어질 이들에 대한 그리움을 그린 작품이라고 이야기했다. 어떤 관계가 항상 완성되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떨어져 있더라도 서로 공유하는 감정, 그리고 서로가 함께하면서 미묘한 변화를 겪게 되는 과정을 그려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 영화 '밤빛' 스틸컷  © 씨네소파

 

Q. 영화를 구상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친한 친구와 운해가 끼어 있는 산에 간 적이 있다. 예전부터 산을 배경으로 무언가를 창작해보고 싶기도 했고, 산의 운해를 보고 그 마음이 강해져서 자연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되었다. 방태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밤빛>의 원형이 되는 이야기를 만들었다.

 

Q. ‘산’을 특별히 강조한 이유가 있다면.

 

‘산’이라는 공간은 저에게 있어서 모호한 공간이다. 어떤 식으로든 정의 내릴 수 없기에 비언어적인 공간을 영화에서 경험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방태산을 배경으로 시나리오를 써서 처음부터 영화 배경을 방태산으로 정했다. 방태산 곳곳에는 원시림이 있는데 그러한 장소들이 영화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다.

 

Q. 촬영, 사운드 콘셉트에 관해 말씀 부탁드린다.

 

촬영은 롱 쇼트와 인물의 움직임, 동선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러한 부분이 영화 속 장소가 가지고 있는 특징을 잘 보존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여겼다. 인물과 서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자연 속 공간을 풍성하게 담아내고자 했다. 자연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정서를 느낄 수 있었으면 싶었다. 사운드는 자연환경의 소리가 영화를 이끌어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환경음이 하나의 사운드스케이프로 영화 전체에 존재하고,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분들이 이러한 사운드스케이프를 섬세하게 느꼈으면 했다.

 

▲ 영화 '밤빛' 스틸컷  © 씨네소파

 

Q. <밤빛>을 제목으로 짓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

 

'밤'과 '빛'은 대비되는 단어지만, 함께 존재할 때 비로소 의미가 생겨난다는 생각이 들어서 <밤빛>을 제목으로 지었다. 영어 제목으로는 'night light'인데 단어의 반복도 재밌다는 생각에 <밤빛>으로 지어야겠다고 확신했다.

 

Q.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은.

 

희태와 민상이 함께 올라갔던 원시림이 인상 깊었다. 원시림에서 느껴지는 정서들이 호기심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두려움을 안겨다 주기도 해서 그러한 상반된 느낌이 좋았다. 2박 3일의 동행을 끝낸 후의 모습들도 인상 깊었는데, 희태는 조금의 용기가 생겼고, 민상은 나중에 아버지란 존재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억이 생겼다는 것이 머릿속에 남았다. 

 

Q. 송재룡 배우와 지대한 배우의 캐스팅 과정이 궁금하다.

 

송재룡 배우는 <미생>이라는 드라마를 보던 중, 연기 톤이 남달라서 오랜 기간 기억에 남았던 배우였다. 시나리오를 완성하고 난 후, 송재룡 배우라면 주인공의 감정을 잘 이해해 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직접 연락해서 캐스팅했다. 지대한 배우는 <마이 리틀 히어로>라는 영화를 보고 난 후 센터에 연락해서 캐스팅했다. 형식적으로 연기하지 않고 자연스럽고 차분하게 연기하는 지대한 배우의 모습이 좋았다. 배우들이 스스로 현장을 만들어나가길 원해서 촬영 전에 배우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었고, 인물에 대해 배우 스스로가 납득한 상황에서 촬영에 들어갔다.

 

▲ 영화 '밤빛' 스틸컷  © 씨네소파

 

Q. 열린 결말이지만 그 뒷이야기가 궁금했는데, 감독님의 의견을 듣고 싶다.

 

시나리오에서는 희태는 죽고, 민상은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끝이 난다. 하지만 편집 과정에서 꼭 그렇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누군가에겐 희태도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민상도 자신의 일상을 살아간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 말이다. 마지막에 민상이 올라간 산은 희태와 함께 올라간 산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어딘지 알 수 없는 그 산에서 민상은 희태와의 기억을 마주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Q. 차기작이 무엇인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린다.

 

아카이브 영상을 사용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고 있고, 40% 정도 완성되었다. 시나리오도 함께 쓰고 있는데 트리트먼트 단계까지 완성하였고 올해 안으로 초고를 완성하려고 한다. 영화 <밤빛> 촬영을 진행하면서 완성된 영화를 보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는데, 저에게 있어서 간절함이 큰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관객들 각자만의 감상을 최대한 존중하고 싶고, 영화가 정서적인 체험이 되었으면 한다.

 

 

유수미 객원기자| sumisumisumi123@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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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1.03.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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