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보단 진심을 느낄 수 있도록

Review|’러빙 빈센트’(2017)

조유나 | 기사승인 2021/05/17

진실보단 진심을 느낄 수 있도록

Review|’러빙 빈센트’(2017)

조유나 | 입력 : 2021/05/17 [10:00]

▲ '러빙 빈센트' 포스터.  © 판씨네마(주)

 

[씨네리와인드|조유나 리뷰어] 107명의 아티스트가 10년에 걸쳐 완성한 세계 최초 유화 애니메이션인 <러빙 빈센트>(2017)는 빈센트 반 고흐의 걸작을 토대로 영화를 완성시켜 큰 흥행에 성공했다하지만 흥행은 단순히 영화의 시각적 아름다움 덕분만이 아니다빈센트의 죽음을 추적하는 미스터리한 분위기 속 끊임없이 불어나는 의문과편지와 사람들의 말을 통해 알 수 있는 평생 동안 순수한 사랑과 평화를 갈망했던 빈센트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러빙 빈센트' 스틸컷.  © 판씨네마(주)

 

영화는 빈센트의 죽음 이후 1년을 배경으로 한다빈센트를 주연으로 내세워 그의 깊은 내면을 탐구하는 다른 영화와 달리 <러빙빈센트>는 죽음 이후의 시공간을 대표적인 타임라인으로 잡는다그로 인해 빈센트의 이야기는 타인의 시선을 통해서만 전달되고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이 내레이션으로 깔리는 것이 빈센트의 목소리의 전부이다결과적으로 빈센트 반 고흐라는 인물의 정확한 성격과 내면죽음은 타인의 말을 통해 짐작하고 의심하며 유추해낼 수밖에 없다빈센트보다 그의 죽음의 이유와 삶을 탐구하는 아르망이 이야기를 전개하지만 빈센트 반 고흐와 관련된 사건을 중심으로 세워 관객으로 하여금 아르망과 함께 죽음과 그 이면에 있는 삶을 살피도록 만든다. 이와 같은 과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데는 ‘빈센트의 죽음이라는 중심 소재가 작용함도 물론 포함되지만그의 화풍을 재현해낸 영상과 중간에 삽입되는 과거 빈센트와 사람들의 교류와 편지 등도 한몫을 했다.

 

▲ '러빙 빈센트' 스틸컷.  © 판씨네마(주)

 

영화는 아버지의 부탁으로 테오에게 편지를 전해주러 간 아르망의 모습으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하지만 테오 마저 빈센트가 죽은 뒤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전해 들어 방황하던 찰나 빈센트의 물감 재료상을 만난다. 그에게서 빈센트가 자살하기 전 6주의 시간과 장례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아르망은 새로운 목표가 생긴다. 목표는 편지의 새 수령인인 가셰 박사를 만나 편지를 전하고 빈센트의 죽음의 의문을 파헤치는 것이었고 이를 위해 오베르로 향한다그곳에서 오르망이 빈센트가 살아생전 교류했던 사람들을 만나 그들을 통해 알게 되는 의심과 의문이 섞인 감상이 영화가 빈센트를 설명하는 전부이다빈센트를 악마라고 표현하던 가정부 루이스 슈발리에착하고 친절한 사람이라고 말하던 여관 주인의 딸 아들린 라부조용하고 외로워 보였다고 이야기하던 낚시꾼모르는 척을 하다 진심을 털어놓는 가셰 박사의 딸 마르그리트 가셰 등, 사람마다 빈센트를 설명하는 단어는 제각각이다어딘가 앞뒤가 맞지 않는 진술과 하나 둘 풀리는 진실그리고 점차 밝혀지는 그의 따뜻함과 여전히 밝혀지지 않는 사건의 진상을 어지럽게 놓아둔 영화는 빈센트에 대한 해석을 관객에게 맡긴다.

 

▲ '러빙 빈센트' 스틸컷  © 판씨네마(주)

 

기존에 빈센트 반 고흐의 생을 다뤘던 영화와 다르게 <러빙 빈센트>는 빈센트의 사후의 시간을 토대로 전개된다현재의 우리가 알 수 없는 과거 고인의 개인적인 삶과 내면을 짐작하고 유추하며 탐구하는 것이 아닌알 수 없는 것은 알 수 없는 대로 두어 억지를 부리지 않고 진실만을 이야기하려 노력한다그 과정에서 영화의 등장인물은 빈센트에 대한 가지각색의 해석을 내놓고 그 해석을 통해 빈센트를 알고자 하는 아르망처럼 관객 또한 빈센트가 누구인가에 대한 각자의 결론을 짓는다영화 속 등장하는 대사인 당신은 그의 죽음에 대해 그렇게나 궁금해하면서 그의 삶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죠?”는 영화를 함축한다영화는 죽음을 추적하는 듯하지만 모순적으로 이는 빈센트라는 인물이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초점을 맞춰 인식하게 만든다그렇기에 알 수 없는 빈센트의 죽음과 삶에 대한 진실보다 그를 설명하는 주변인을 주목한다. 이 과정에서 빈센트의 진심이 담긴 그림과 편지를 꾸준히 노출시켜 사건의 진실에만 주의를 기울이던 생각의 꼬리가 짧은 인생을 살아간 빈센트 반 고흐가 과연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해서로 이어진다.

 

특이한 타임라인을 가진 영화는 확실하게 설명할 수 없는 죽음과 고인의 생각에 대한 진실은 묻어두고 빈센트가 그림을 통해 세상을 향해 건네려던 진심이 무엇인지를 느끼도록 한다이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그에게선 최대한 떨어졌지만 그 거리가 빈센트의 고뇌와 친절을 설명할 수 있었다괴로움에서 세상을 사랑하던 사람영화는 그런 사람을 보여준다고달픈 생에서도 꾸준히 사랑을 담으려 했던 빈센트의 진심을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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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나
씨네리와인드 객원취재부 기자단 5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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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1.05.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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