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C 라이언 레이놀즈는 어떻게 보통의 히어로가 되었나

[프리뷰] '프리 가이' / 8월 11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1/08/06

NPC 라이언 레이놀즈는 어떻게 보통의 히어로가 되었나

[프리뷰] '프리 가이' / 8월 11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1/08/06 [10:00]

 

▲ '프리 가이'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짐 캐리 주연의 영화 <트루먼 쇼>는 한 남자의 인생이 생중계 되고 있었다는 충격적인 설정으로 지금까지 회자되는 작품이다. 평범한 직장인 트루먼은 어느 날 하늘에서 떨어진 조명을 계기로 자신의 마을이 세트장이며 주변 사람들은 모두 배우고 그는 리얼리티 쇼의 주인공임을 알게 된다. 작품은 이 설정을 통해 정체성과 실존의 문제를 따뜻하게 풀어낸다. <프리 가이>21세기 판 <트루먼 쇼>라 할 수 있는 영화로 온라인 세상을 그 무대로 한다.

 

은행원 가이는 매일 범죄가 들끓는 프리 시티에 살고 있지만 긍정적인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침 커피 한 잔에도 행복을 느끼는 그는 어느 날 길에서 한 여자를 보고 운명적인 사랑을 느낀다. 갖은 노력 끝에 다시 그녀를 만난 가이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프리 시티가 게임 속 세상이란 것이다. 프로그램 개발자인 밀리는 동료 키즈와 함께 게임 속 캐릭터가 성장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사업가 앙투안은 이들을 이용해 그 기술을 빼앗아 마치 ‘GTA’ 시리즈와 같은 게임을 제작한다. 프리 시티라는 가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유저는 캐릭터가 되어 온갖 범죄를 저지르며 재미를 느낀다. 키즈는 학자금 대출 등 돈 문제로 어쩔 수 없이 회사에 남지만 밀리는 분을 이기지 못하고 나오게 된다. 대신 앙투안이 그들 게임을 훔쳤다는 증거를 발견하기 위해 게임에 접속해 레벨업에 열중한다.

 

가이가 사랑에 빠진 그녀가 바로 밀리의 게임 속 캐릭터였던 것. 가이는 게임 속 밀리의 눈에 들기 위해 레벨업에 열중한다. 다만 그 방식에 차이가 있다. 범죄를 저지르며 레벨업을 하는 프리 시티 세계관 속에서 가이는 범죄를 막고 평화를 지키며 레벨업을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유명인에 등극하게 된다. 작품은 유명인이 된 가이를 통해 정체성의 문제를 말한다. 그 핵심적인 코드는 가이가 NPC라는 점이다.

 

NPC는 스토리를 설명하거나 배경이 되는 캐릭터를 말한다. 이전까지 밀리를 비롯한 모든 이들은 가이를 누군가 조종하는 유저 캐릭터로 여겼다. 심지어 가이 본인도 자신을 유저 캐릭터라 여겼다. 이 지점에서 영화는 계층을 지닌다. 유저 캐릭터는 소위 말하는 세상을 움직이는 특별한 존재들이다. 반면 이들에 의해 캐릭터가 좌우되는 가이와 같은 NPC는 자신이 특별하다 여기지만 결국 평범하게 살아가는 보통의 존재들이다.

 

▲ '프리 가이'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석원 작가의 에세이 보통의 존재는 어린 시절 특별한 존재라 여겼던 우리가 사실은 보통의 존재에 지나지 않았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에 대해 말하는 작품이다. 가이는 이름(GUY)처럼 평범한 존재로 만들어진 캐릭터다. 인기인이 되면서 자신이 특별한 존재라 여겼던 가이는 그 정체가 NPC라는 걸 알게 되자 실의에 빠진다. 자신이 보통의 존재라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영화는 보통의 존재도 특별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며 <트루먼 쇼>가 보여주고자 했던 정체성과 실존의 문제를 짜릿하면서도 따뜻하게 풀어낸다.

 

짜릿함은 GTA와 같은 프리 시티의 배경에서 온다. 카체이싱부터 총격전과 대규모 폭발이 밥 먹듯이 일어나는 프리 시티의 세계관은 화끈한 액션을 보여주는 원천이 된다. 사랑을 위해 히어로가 되어가는 가이의 모습은 점점 더 강한 적과 맞서 싸우는 모습으로 액션의 묘미를 보여준다. 여기에 코믹한 대사와 상황을 통해 큰 웃음을 선사하며 코미디에 능숙한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를 가이 역으로 캐스팅한 이유를 보여준다.

 

게임 속 세상을 통해 색다른 <트루먼 쇼>를 선보인 아이디어는 <박물관이 살아있다!>, <열두 명의 웬수들> 등 독특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순도 높은 오락성을 선보여 온 숀 레비 감독의 내공이 돋보인다. 다만 숀 레비 감독이기에 피터 위어 감독이 <트루먼 쇼>에서 보여준 정체성에 대한 심도 높은 이야기의 단계까지 향하지는 못한다. 관객으로 하여금 스스로를 되돌아 볼 여운을 남기는 결말을 택한 <트루먼 쇼>와 달리 <프리 가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가진 무기를 다 보여주려다 보니 철학적인 깊이에 빠질 시간을 주지 않는다.

 

마치 게임을 하는 듯 신나는 전개와 깔끔한 마무리를 선사하지만 영화가 지닌 주제가 사이버 공간을 배경으로 계층에 대한 풍자와 정체성의 문제를 다뤘다는 점에서 더 깊은 이야기를 할 여지가 있었음에도 그 단계에 도달하지 않은 점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자유를 말하지만 실상은 자본과 현대판 계층에 의해 자유롭지 못한 사회의 모습처럼, 이름만 프리 시티인 게임 속 세상에서 진정한 프리 가이가 되고자 하는 가이의 모습은 우리에게 해방과도 같은 쾌감을 안겨줄 것이다.

 

한줄평 : 게임 속 세상에서 펼쳐지는 21세기 판 '트루먼 쇼'

평점 

 

▲ '프리 가이'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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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2021.08.0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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